영국·캐나다·오스트레일리아 잇따라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

영국과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가 유엔 총회를 하루 앞둔 21일 잇따라 팔레스타인을 독립국가로 인정한다고 선언했다.
캐나다는 이날 주요 7개국(G7)으로는 최초로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을 선언했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캐나다는 팔레스타인 국가를 인정하며, 팔레스타인 국가와 이스라엘 국가 모두의 평화로운 미래를 약속하는 데 있어 동반자로 협력할 것”이라는 성명을 냈다. 이어서 오스트레일리아 그리고 영국이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을 선언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중동의 참혹한 상황에 직면하여, 우리는 평화와 두 국가 해법의 가능성을 살리기 위해 행동한다”며 “영국은 공식적으로 팔레스타인 국가를 승인한다”고 말했다. 스타머 총리는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이 이스라엘이 주장하는 것처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보상을 주는 것이 아니라며, 하마스가 이스라엘 인질들을 석방하라고도 요구했다.
프랑스는 22일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을 선언한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20일 엑스에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수장 마흐무드 아바스와 방금 통화에서 22일 뉴욕에서 팔레스타인 국가를 인정한다는 뜻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뉴질랜드, 벨기에, 룩셈부르크, 포르투갈, 몰타 등도 유엔 총회 전후로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을 선언할 예정이다. 캐나다와 영국을 포함해 최소 9개국이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을 했거나 한다. 22일 미국 뉴욕 유엔 총회장에선 프랑스와 사우디아라비아의 주최로 팔레스타인 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두 국가 해법 이행을 주제로 한 국제회의가 열린다. 미국이 비자 발급을 거부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22일 특별 회의와 25일 일반 토의에 화상으로 연설할 예정이다.

이로써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승인한 곳은 유엔 193개 회원국 중 150개국이 넘었다.
이번 일은 그동안 이 문제에 유보적이었던 서방 주요 국가의 태도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물론, 서방 주요 국가의 독립국 승인만으로 팔레스타인이 실질적인 독립국이 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이들이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을 실행하는 이유는 이스라엘이 최근 가자지구 최대 도시인 가자시티 점령을 뼈대로 하는 ‘기드온의 전차 2’ 작전을 국제사회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강행하는 등 전쟁을 멈추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한국, 일본 등이 팔레스타인을 독립국가로 인정하지 않는 이유는 팔레스타인 독립국 자체를 반대해서가 아니라,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기 위해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간의 협상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영국과 프랑스도 이런 태도였으나 가자 전쟁으로 인한 참상 때문에 방향을 바꾼 것이다.
이들의 방향 전환에는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이 평화적으로 공존하는 ‘두 국가 해법’을 사라지게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도 작용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1993년 오슬로 협정으로 두 국가 해법에 합의했으나, 이후 논의는 진전되지 못했다.
오히려 오슬로 협정 이후 팔레스타인 독립국가의 주요 영토가 되어야 할 서안지구에서 국제사회가 불법이라고 규정하는 유대인 정착촌이 확장되어왔다. 현재는 서안지구 160개 정착촌에 약 70만명의 유대인이 살고 있다. 서안지구에 거주하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약 300만명이지만, 이들의 거주 지역은 전체의 40%에 미치지 못한다.
최근에는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건설을 사실상 불가능하게 만들 수 있는 조처도 추진되고 있다. 이스라엘은 지난달 요르단강 서안지구에 3400채의 유대인 정착촌 건설을 승인했다. 가디언은 “두 국가 해법이 ‘외교적 무화과잎(치부를 가리려는 미봉책)’이 되어,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삶을 바꾸는 실질적인 변화를 일으키지 않으려 지난 30년간 사용돼온 허황된 관념이라는 비판도 있다”고 전했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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