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운환씨, ‘모래시계 홍준표 검사 기소 사건’ 33년 만에 재심 청구

이건상 기자 2025. 9. 21.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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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PJ에 돈댔다 혐의로 4년 징역…"표적·꿰맞추기 수사에 희생"
국제호텔 오락실 1988년12월에 허가…돈 줬다는 1986년 호텔 존재 않아
22일 광주지법에 청구 호텔 폐쇄등기부등본 등 재심 증거물로 제출 예정
'모래시계' 실제 모델 여운환(오른쪽)씨와 홍준표 당시 검사. TV조선 화면 캡처

1990년대 기록적인 시청률로 화제를 모았던 TV드라마 '모래시계'에서 조직폭력배 두목의 실제 모델로 알려진 여운환(71)씨가 33년 만에 무죄를 주장하며 법원에 재심을 청구한다.

여씨가 재심 청구한 이 사건은 전 대구시장을 지냈던 당시 광주지검 강력부 홍준표 검사가 기소한 것으로, 홍 검사는 '모래시계 검사'로 불리며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여 씨는 법률대리인과 보도자료를 통해 "당시 판결이 잘못됐음을 입증할 수 있는 중대하고 새로운 증거를 발견했다"며 "법률대리인을 통해 22일 광주지법에 재심을 청구할 것"이라고 21일 밝혔다.

대법원은 지난 1992년 여 씨에 대해 국제PJ파의 '자금책 및 두목의 고문급 간부'로 활동했다는 점을 받아들여 징역 4년형을 확정했다. 다만 당시 홍준표 검사가 여 씨를 국제PJ파 우두머리로 기소한 점에 대해서는 증거 부족으로 무죄를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여 씨가 1986년 말 광주시 남구 백운동 국제호텔 오락실의 영업을 보호받는 대가로 국제PJ파에 자금을 지원했다고 판단했다. 여 씨는 이에 대해 "재판부가 유죄로 인정한 국제PJ에 자금 지원을 했다는 시점은 1986년 말"이라면서 "그러나 국제관광호텔은 1988년 12월에야 영업허가를 받았고, 1989년 1월에 소유권 보존 등기를 마쳤다"고 주장했다.

여 씨는 이어 "재판부가 돈을 준 것으로 판결한 1986년 말에는 호텔 오락실과 나이트 클럽 자체가 없던 상황"이라면서 "존재하지도 않는 사업장의 영업 보호를 대가로 폭력조직에 돈을 댔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즉 "영업 보호라는 조건 동기가 성립될 수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여 씨는 재심을 청구하면서 관련 증거물로 ▶국제관광호텔 폐쇄등기부 증명서 ▶국제관광호텔 영업의 경력 사실증명원 ▶신라당 폐업사실 증명서 등을 제출할 예정이다. 그는 "당시 홍준표 검사의 표적 수사와 증거 꿰맞추기 등 무리한 수사로 처벌을 받은 피해자"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2017년 12월 국가인권위원회에 재심을 청구했던 여운환씨(오른쪽). YTN화면 캡처

여운환 씨는 "지난 2017년에도 재심을 청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면서 "하지만 이번에 새롭게 찾아낸 등기부등본 및 영업허가 관련 자료가 형사소송법의 재심 청구 사유에 해당하기 때문에 다시 재심을 신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 씨는 이어 "재심을 통해 자신에게 덧씌워진 누명을 벗고 30년 전 잘못 된 판결로 인해 훼손된 명예와 사법 정의가 회복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밝혔다.

여씨의 법률대리인 조영희 변호사는 남도일보와 전화 통화에서 "당시 기소 및 판결기록을 보면 여 씨가 조직폭력인 국제PJ에 돈을 얼마나 건넸다는 사실 자체가 적시되지 않았다" 며 "전형적인 검찰의 실적 올리기용 수사 형태를 보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조 변호사는 이어 "여 씨는 1986년 무렵 제과점인 신라당을 운영하는 등 경제적인 여유가 있어서 굳이 호텔 오락실을 운영할 이유도 없었다고 한다"면서 "이 사건으로 30여 년 동안 조직폭력배 두목 또는 조직폭력이란 낙인이 찍혀 자녀까지 억울함을 당하고 있다는 게 여씨의 하소연이다"고 전했다.
/이건상 기자 lgs@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