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운환씨, ‘모래시계 홍준표 검사 기소 사건’ 33년 만에 재심 청구
국제호텔 오락실 1988년12월에 허가…돈 줬다는 1986년 호텔 존재 않아
22일 광주지법에 청구 호텔 폐쇄등기부등본 등 재심 증거물로 제출 예정

1990년대 기록적인 시청률로 화제를 모았던 TV드라마 '모래시계'에서 조직폭력배 두목의 실제 모델로 알려진 여운환(71)씨가 33년 만에 무죄를 주장하며 법원에 재심을 청구한다.
여씨가 재심 청구한 이 사건은 전 대구시장을 지냈던 당시 광주지검 강력부 홍준표 검사가 기소한 것으로, 홍 검사는 '모래시계 검사'로 불리며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여 씨는 법률대리인과 보도자료를 통해 "당시 판결이 잘못됐음을 입증할 수 있는 중대하고 새로운 증거를 발견했다"며 "법률대리인을 통해 22일 광주지법에 재심을 청구할 것"이라고 21일 밝혔다.
대법원은 지난 1992년 여 씨에 대해 국제PJ파의 '자금책 및 두목의 고문급 간부'로 활동했다는 점을 받아들여 징역 4년형을 확정했다. 다만 당시 홍준표 검사가 여 씨를 국제PJ파 우두머리로 기소한 점에 대해서는 증거 부족으로 무죄를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여 씨가 1986년 말 광주시 남구 백운동 국제호텔 오락실의 영업을 보호받는 대가로 국제PJ파에 자금을 지원했다고 판단했다. 여 씨는 이에 대해 "재판부가 유죄로 인정한 국제PJ에 자금 지원을 했다는 시점은 1986년 말"이라면서 "그러나 국제관광호텔은 1988년 12월에야 영업허가를 받았고, 1989년 1월에 소유권 보존 등기를 마쳤다"고 주장했다.
여 씨는 이어 "재판부가 돈을 준 것으로 판결한 1986년 말에는 호텔 오락실과 나이트 클럽 자체가 없던 상황"이라면서 "존재하지도 않는 사업장의 영업 보호를 대가로 폭력조직에 돈을 댔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즉 "영업 보호라는 조건 동기가 성립될 수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여운환 씨는 "지난 2017년에도 재심을 청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면서 "하지만 이번에 새롭게 찾아낸 등기부등본 및 영업허가 관련 자료가 형사소송법의 재심 청구 사유에 해당하기 때문에 다시 재심을 신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 씨는 이어 "재심을 통해 자신에게 덧씌워진 누명을 벗고 30년 전 잘못 된 판결로 인해 훼손된 명예와 사법 정의가 회복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밝혔다.
여씨의 법률대리인 조영희 변호사는 남도일보와 전화 통화에서 "당시 기소 및 판결기록을 보면 여 씨가 조직폭력인 국제PJ에 돈을 얼마나 건넸다는 사실 자체가 적시되지 않았다" 며 "전형적인 검찰의 실적 올리기용 수사 형태를 보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조 변호사는 이어 "여 씨는 1986년 무렵 제과점인 신라당을 운영하는 등 경제적인 여유가 있어서 굳이 호텔 오락실을 운영할 이유도 없었다고 한다"면서 "이 사건으로 30여 년 동안 조직폭력배 두목 또는 조직폭력이란 낙인이 찍혀 자녀까지 억울함을 당하고 있다는 게 여씨의 하소연이다"고 전했다.
/이건상 기자 lgs@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