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4만 8000가구 고시원·판잣집… ‘최저주거기준’ 미달
도내 가구 3.5%는 주거환경 열악해
“최소면적 충족한 공공주택 공급해야”

경남지역 4만 8000여 가구가 '최저주거기준 미달 가구'로 나타났다. 최근 전세의 월세화 현상으로 취약계층 주거비용이 증가해 주거빈곤이 가속화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경남은 타 광역도보다 주거면적과 물리적인 시설 수준이 열악한 것으로 분석됐다.
|주택보급률 높지만 질적 기준은 낮아
경남 주택보급률(2023년 기준)은 109.1%로 전국 평균(102.5%)보다 높다. 경남은 전국 17개 광역시·도 가운데 6번째로 높고, 서울(93.6%)이 가장 낮다.
주택보급률은 일반 가구수에 대한 주택 수의 백분율로 산정해 주택 배분상태(자가보유율)나 거주상태(주거수준)를 보여주지 못한다. 주거 질적 측면은 '최저주거기준'으로 추정할 수 있다.
주거기본법에서 최저주거기준은 △가구 수 성별 최소 주거면적 △용도별 방 개수 △전용 부엌·화장실 등 필수설비 기준 △안전성·쾌적성 등 구조·성능·환경기준 등이다. 그런데 경남도는 최저주거기준 미달 가구 통계를 구축하지 않아 도민 주거복지 수요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렵다.
경남연구원은 국토교통부 주거실태조사(2022년)와 통계청 인구총조사 등 경남지역 2차 자료를 분석해 도내 최저주거기준 미달 가구 규모(시설·침실·면적기준)를 파악했다.

도시지역이 농촌지역보다 최저주거기준 미달 가구 비중이 높았다. 도시에서 최저주거기준 미달 가구는 도시지역 가구 수의 4%(3만 5350가구)를 차지했고, 농촌 내 최저주거기준 미달 가구는 농촌지역 가구 수의 2.5%(1만 3032가구)로 분석됐다. 경남지역 도시와 농촌 가구 수 간 비중은 6대 4이고, 최저주거기준 미달 가구는 7 대 3 수준이다.
성별로 따져보면 남성이 여성보다 주거환경이 열악한 곳에서 살았다. 남성 가구 수의 3.6%(3만 4433가구), 여성 가구 수의 2.9%(1만 3221가구)가 최저주거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도내 가구 수 남녀 성비가 7 대 3 정도로 남자 비율이 높은 만큼 최저주거기준 미달 가구 성비도 남녀가 7 대 3으로 나타났다.
주택 유형에서 도내 가구 53%·37%가 각 아파트·단독주택에 사는데, 최저주거기준 미달 가구는 고시원(49%)·단독주택(40%)이었다. 특히 고시원 가구 87%가 면적·시설 기준에서 최저주거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도시지역 청년, 주거 환경 열악
경남연구원은 이번 조사에서 주거정책 대상인 청년·노인·장애인을 구분해 최저주거기준 미달 가구를 분석했다.

장애인가구의 8%(1만 2697가구)도 최저주거기준 미달 가구로 추산된다. 경남연구원은 전국 장애인가구 최저주거기준 미달 가구 발생 비율(4.7%)을 고려할 때 도내 미달 가구는 약 3.3%포인트(p)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경남연구원은 도내 공공임대주택 공급 면적과 주거 취약계층이 원하는 최소규모 간 불일치 현상이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타 광역도보다 주거면적이 열악해서다. 도내에 공급하는 공공임대주택은 최저주거기준 미달 가구 면적 기준 이하(55㎡ 이하)가 공급 물량의 77.5%에 달했다. 이는 경제여건이 비슷한 부산(68.1%)과 비교해 약 10%p 높다.
경남연구원은 수요 측면에서 주거비 부담 완화, 공급 측면에서 통합공공임대주택 확대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양혜선 연구위원은 "최저주거기준을 충족하는 중소형 이상 규모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확대해야 한다"며 "또 경남은 1인 가구가 20만 원 정도 기준 임대료를 받고 있지만 실질임대료는 약 30만 원 정도로 지원금액 향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경남도는 지난해 저소득 취약계층 주거안정 사업으로 △7만 4000여 가구에 주거급여(사업비 1610억 원) △장애인 주택 137동(사업비 5억 2000만 원) 수선 △저소득층계층 72가구에 임대보증금(7억 2000만 원) 등을 지원했다.
/이미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