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물밀물] 전쟁 속 진실을 전하다…마거릿 히긴스

이문일 논설위원 2025. 9. 21.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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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문일 논설위원

퓰리처상(Pulitzer Prize)은 미국의 언론, 문학적 업적과 명예, 음악적 구성 등에서 가장 높은 기여자로 꼽히는 이에게 준다. 1917년 미국 언론인인 조셉 퓰리처 유언에 따라 50만 달러의 기금으로 만들어졌다. 컬럼비아 대학교 언론대학원 퓰리처상 선정위원회에 의해 관리된다. 해마다 21개 부문에서 수상을 한다. 그의 사후인 1917년 6월4일 첫 퓰리처상을 열었으며, 이후 매년 4월 수상자를 발표한다. 수상자는 인증서와 함께 미화 1만 달러를 받는다. 권위와 신뢰도가 높아 '미국 기자들의 노벨상'이라고 여겨진다. 언론인에게는 매우 큰 영광이 아닐 수 없다.

퓰리처상은 언론계에서 노벨상과 같은 위치로 통하긴 하지만, 전 세계인을 대상으로 하지는 않는다. 언론 부문은 미국 언론계에 종사하는 언론인에게만 준다. 예술 부문은 미국인이나 미국과 관련된 일을 삼는다. 다만, 2014년 공공보도 부문 수상자로 영국의 가디언지가 프리즘 폭로 사건을 보도한 업적으로 워싱턴포스트지와 함께 공동 결정되기도 했다. 현재까지 한인 재외동포나 한국 국적의 퓰리처상 수상자도 4명에 이른다.

이런 퓰리처상을 여성 최초로 받은 기자가 있다. 6·25 전쟁을 생생히 기록한 종군기자 마거릿 히긴스(1920~1966)이다. 종군기자는 군대를 따라 전쟁터에 나가 전투 상황을 보도하는 이를 일컫는다. 이들은 취재 도중 목숨을 걸어야 하는 위험을 무릅쓰기도 하며, 취재 중 사망하는 기자도 더러 있다. 이들의 기사는 역사의 중요한 자료로 기록되기 때문에 국제법상 의무병과 함께 종군기자에게는 발포를 금지한다.

인천시립박물관이 인천상륙작전 75주년을 맞아 히긴스를 조명하는 특별전 '불꽃 같은 삶'을 지난 12일부터 열고 있다. 오는 10월19일까지 이어진다. 전시는 상륙작전 현장을 직접 기록한 그의 발자취를 통해 전쟁과 언론의 의미를 되새기는 자리다. 히긴스는 6·25 전쟁 발발 이틀 만인 1950년 6월27일 한국에 가장 먼저 도착한 외국 특파원이었다. 9월15일 인천상륙작전 당시에는 미 해군 제지를 뚫고 함정을 타고 만석동 해안에 병사들과 더불어 상륙해 취재에 온 힘을 쏟았다.

그이는 당시 한국에 있던 유일한 외국인 여성 종군기자였다. 한국인들에게 인천상륙작전을 아주 생생하게 목격하고 전달한 증언자로 기억되고 있다. 히긴스는 생사의 갈림길에서도 타자기를 손에서 놓지 않았던 기자정신, 세계정세를 꿰뚫는 통찰력, 여성에 대한 편견을 넘는 용기를 잃지 않았다. 그이는 미국 언론계에서 '종군기자의 전설'로 불릴 만큼 훌륭한 언론인으로 평가를 받는다.

/이문일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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