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쿠팡의 ‘방패’ vs 신세계·알리의 ‘칼’…이커머스 판도 가른다

박순원 2025. 9. 21.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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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마켓·알리 합작에 판도 변화
C커머스 공세 한층 거세질 듯
쿠팡선 인프라 통해 정면돌파
수도권의 한 물류 창고. ※ 기사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습니다. [연합뉴스 제공]


국내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시장 패권을 두고 '지키려는 자'와 '뺏으려는 자'의 치열한 싸움에 불이 붙었다.

생태계 기존 질서를 지키려는 '2강' 쿠팡과 네이버는 각자의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하고, 조건부 한중 합작법인 승인을 받고 쿠팡·네이버 아성 깨기에 나선 신세계·알리익스프레스는 한중 네트워크를 통해 시장을 뺏아 오겠다는 전략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가 최근 신세계그룹의 지마켓(G마켓·옥션)과 알리바바그룹의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 합작법인 설립을 조건부 승인함에 따라 전자상거래 패권 판도에 지각변동이 예고됐다.

당장 중국계 전자상거래(C커머스) 공세가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합작법인은 공정위 승인과 함께 곧바로 조직 구성과 이사회 개최, 사업 계획 수립 등을 위한 실무 작업에 돌입했다.

이번 합작으로 신세계는 알리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K-푸드·K-뷰티 중심의 역직구 시장 공략에 힘을 내고, 알리는 신세계를 등에 업고 국내 이커머스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재계 관계자는 "미국 정부의 관세 정책 강화로 미국으로 향하는 800달러 이하 소액 소포 면세 혜택이 폐지돼, C커머스 업체들이 불리한 상황에 놓였다"며 "이런 상황이 국내 이커머스 시장 경쟁을 더 심화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도전을 받게 된 쿠팡은 경쟁사 대비 우위에 있는 인프라와 자체 플랫폼을 활용해 중국계 C커머스의 저가 공세를 정면 돌파한다는 전략이다.

쿠팡은 이미 수조원을 투입해 전국 100여 개 지역에 물류 인프라를 갖춰둔 상태다. 쿠팡은 전국 물류 거점과 배송망에서 차별화를 확보한 만큼, 쿠팡 로켓배송의 빠른 배송력과 자체 앱 기반 사용자 락인(구독) 효과로 C커머스와의 차별화를 노리고 있다.

쿠팡은 지난 2분기 매출 11조9763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2093억원으로, 전년 대비 20% 넘게 증가했다. 다만 영업이익률이 1.7%에 불과하다는 점은 숙제로 꼽힌다.

쿠팡은 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한 '인공지능(AI) 클라우드 그래픽처리장치(GPU) 인프라 확보·구축·운용 지원' 사업에 도전하기도 했다. 최종 사업자로 선정되진 못했지만, 향후 AI 커머스 분야로의 확장 가능성을 남겼다는 점에서 상징적 의미가 크다고 평가된다.

쿠팡을 제쳐야 하는 동시에 신세계·알리의 도전을 물리쳐야 하는 네이버는 '반 쿠팡 연대'를 구성해 외연을 넓히고 있다. 네이버는 이달 초 컬리와 손잡고 새벽 배송 공동 서비스를 시작했다.

네이버는 협업을 통해 컬리의 신선식품 공급 역량과 새벽 배송 물류 인프라를 공유하고, 컬리는 네이버의 4000만 월간활성이용자(MAU)를 고객으로 흡수할 수 있게 됐다. 쿠팡에 비해 약한 배송 인프라를 보완하고, 사용자 리텐션이 높은 '단골 고객' 중심의 생태계를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윤숙 네이버 쇼핑사업부문장은 "그동안 네이버 커머스는 판매자 중심의 기술, 정책, 교육 등 친판매자 중심 전략으로 성장해왔다"며 "AI 커머스 시대에는 이를 친사용자 생태계로 확장해 '단골력'을 높이고, 이를 위해 빅브랜드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확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업계에선 승자 독식 구도가 굳어지면서 더 이상 가격 경쟁력만으로는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경쟁에서 밀려난 티몬, 위메프 등 중소업체들이 대규모 미정산 사태를 겪으며 시장에서 신뢰를 잃었고, 다른 중소 플랫폼의 생존도 더 어려워지고 있어서다.

명품 플랫폼 발란도 기업회생(법정관리) 절차를 밟고 있고, 11번가는 수년째 매각을 추진하고 있으나 인수 희망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커머스는 이미 자본력과 플랫폼 '락인'(lock-in) 효과가 지배하는 시장이 됐다"며 "각자의 강점을 중심으로 동맹을 맺는 형태의 경쟁 구도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순원 기자 ss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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