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 신(神)'에 기도까지... 미국 비자 수수료 인상에 인도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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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전문직 비자'로 불리는 H-1B 비자 수수료를 현행 1,000달러(약 140만 원)에서 10만 달러(약 1억4,000만 원)로 100배 인상하기로 하면서 인도 정부가 강한 우려를 드러냈다.
21일 타임스오브인디아 등에 따르면 인도 외교부는 성명을 통해 "미국 정부의 H-1B 비자 수수료 인상 계획을 인도 산업계를 포함한 모든 관련 기관이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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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 소지자의 71%는 'IT 강국' 인도 출신
상당수 일자리 잃고, 印 외화 수입도 타격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전문직 비자’로 불리는 H-1B 비자 수수료를 현행 1,000달러(약 140만 원)에서 10만 달러(약 1억4,000만 원)로 100배 인상하기로 하면서 인도 정부가 강한 우려를 드러냈다. 인도인 10명 중 7명이 이 비자를 통해 미국에서 일해온 만큼, 갑작스러운 정책 변경이 인도 경제와 가정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근심이 깔려 있다.
21일 타임스오브인디아 등에 따르면 인도 외교부는 성명을 통해 “미국 정부의 H-1B 비자 수수료 인상 계획을 인도 산업계를 포함한 모든 관련 기관이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이번 조치는 (비자 발급자) 가족에게 혼란을 일으키고 인도주의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미국 당국이 적절하게 해결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숙련 인재의 이동과 교류는 미국과 인도 모두의 부 창출에 크게 기여해 왔다”며 상호 이익을 고려한 재검토를 촉구했다.

이는 전날 백악관이 ”미국 근로자의 일자리를 대체하고 국가 안보를 약화시키는 남용을 막기 위해 H-1B 비자 신규 신청 시 10만 달러의 추가 납부금을 요구한다”고 발표한 데 따른 대응이다.
미국 정부의 조치는 ‘저렴한 인건비를 앞세운 외국 노동자들이 H-1B 비자를 이용해 미국에 정착하면서 미국인 일자리를 빼앗고 있다’는 강성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의 주장과 맞닿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관련 포고문에 서명하면서 쐐기를 박았다. 새 수수료 규정은 21일 0시 1분(현지시간)부터 발효됐다.
인도가 가장 먼저 반발한 것은 자국이 대표적인 글로벌 정보기술(IT)서비스 아웃소싱 국가이기 때문이다. H-1B 비자는 주로 과학·기술·공학·수학(STEM) 분야의 전문 직종에 적용된다. 연간 발급 건수가 8만5,000건으로 제한돼 있는데, 이 가운데 71%를 ‘IT 강국’ 인도 출신 기술자들이 차지했다.
상당수는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미국 빅테크로 진출한 상태다. 이번 수수료 인상으로 미국 진입 장벽이 급격히 높아질 경우 상당수가 일자리를 잃게 되고, 인도의 외화 수입에도 타격이 불가피한 까닭에 정부 차원에서 대응에 나선 것이다.

인도 IT업계 역시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현지 아웃소싱 기업 연합체인 인도소프트웨어산업연합회는 “H-1B 제도가 촉박한 기간에 급격히 바뀌면서 전 세계 기업과 전문가, 유학생에게 상당한 불확실성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정부의 강화된 비자 규제로 일부 인도인들이 ‘비자 신’에게 기도를 올리는 웃지 못할 풍경도 연출됐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인도 남부 텔랑가나주(州) 하이데라바드의 600년 된 칠쿠르 발라지 사원은 ‘비자 성지’로 불린다”며 “이곳에서 기도하면 미국 등 해외 정착에 필요한 비자가 잘 나온다는 입소문이 퍼져 있어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반(反)이민 정책 강화 분위기 속에서, 미국에서 새 기회를 찾으려는 인도인들이 기도로 불안을 달래고 있다는 해석이다.
하노이= 허경주 특파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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