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양자, KAIST 반도체, 서울대 뇌과학… 대학들 첨단장비 도입 경쟁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이달 초 한국과학기술원(KAIST·카이스트)에는 반도체 공정이나 소자 기술을 컴퓨터상에서 시뮬레이션할 수 있는 첨단 소프트웨어(TCAD)가 도입됐다.
최성율 반도체공학대학원장(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은 "교육 현장에서 구현하기 어려운 미세 공정을 학생들이 설계하고 분석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면서 "첨단장비 경험이 미래 반도체 리더로 성장하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우수 인재 유치하려는 대학들 생존 전략
학계·지역 협력 범위 넓히는 시너지 기대

이달 초 한국과학기술원(KAIST·카이스트)에는 반도체 공정이나 소자 기술을 컴퓨터상에서 시뮬레이션할 수 있는 첨단 소프트웨어(TCAD)가 도입됐다. 덕분에 연구실에서 개발한 반도체 신기술이 실제 산업 현장에서 잘 작동될지 확인해볼 수 있게 됐다. 칩의 미세회로 패턴을 구현하는 전자빔 리소그래피, 자성 특성을 정밀 측정하는 고자기장 측정 시스템도 설치됐다.
카이스트는 이처럼 소자부터 소재, 공정, 패키징 등 반도체 제조 전 과정을 아우르는 인프라를 반도체공학대학원에 구축하고 지난 8일 개소식을 열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도 쓰는 최신 장비들로 선별했다고 학교 측은 설명했다. 최성율 반도체공학대학원장(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은 "교육 현장에서 구현하기 어려운 미세 공정을 학생들이 설계하고 분석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면서 "첨단장비 경험이 미래 반도체 리더로 성장하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대학들이 경쟁적으로 첨단산업 관련 장비 도입을 확대하고 있다. 반도체, 양자, 뇌과학 등 성장 가능성이 큰 분야에 투자를 집중하는 흐름이 두드러진다. 이는 단순 인프라 구축을 넘어 첨단연구 분야를 선점하고 우수 인재를 유치하려는 대학들의 생존 전략으로 풀이된다.

카이스트가 반도체에 힘을 줬다면, 연세대는 양자 분야에서 발 빠르게 치고 나갔다. 지난해 11월 국내 최초로 127큐비트 양자컴퓨터를 도입해 양자 기반 계산 인프라를 구축했다. 이는 양자정보학과 대학원 신설, 글로벌 공동연구 체결 등으로 이어졌다. 정재호 연세대 양자사업단장(의대 외과학 교수)은 "비약적으로 향상된 연산 능력을 토대로 첨단 바이오 연구를 활성화할 계획"이라고 했다.
대학들의 장비 선점 움직임은 첨단연구 주도권 확보 목적이 크다. 서울대는 올해 2월 최첨단 자기공명영상(MRI) 장비를 포함한 통합 뇌과학 연구 인프라를 확보한 덕분에 뇌의 미세 연결망을 훨씬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게 됐다. 최희정 서울대 기초과학공동기기원장(생명과학부 교수)은 "국내에선 얻기 어려웠던 고정밀 데이터 제공이 가능해져 뇌과학 분야 국제학계에서도 위상을 높이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구 주도권은 결국 대학의 경쟁력과 직결된다. 학령 인구 감소와 의대 쏠림 현상이 두드러지는 가운데 우수 학생과 연구진을 끌어들이지 못하면 이공계 대학은 생존이 위태로워질 수밖에 없다. 첨단 장비를 확보해 연구 역량을 높이고 산업계와 교류를 늘려 우수 인재를 유치하는 게 시급하다. 과학기술정책 전문가인 김준모 건국대 행정학과 교수는 "고가 장비는 인재 유치와 공동 연구를 이끌어내는 촉매제 역할을 한다"고 분석했다.
대학들의 분야별 첨단장비 도입은 연구 효율을 높일 뿐 아니라 지역에 기여하는 측면도 크다. 인제대 김해캠퍼스는 올해 1월 심장 전기신호 측정 시스템을 도입해 지역 중소기업과 공유하고 있다. 한진 인제대 의대 생리학교실 교수는 "우리 장비가 인근 기업에서도 활용되면서 지역의 성장 기반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김해시는 의생명과 의료기기 분야를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김준모 교수는 "대학별 고가 장비를 공동 활용하며 학계와 지역의 협력 범위를 넓히는 시너지도 발휘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태연 기자 tykim@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李대통령 "외국군 없으면 자주국방 못한다? 굴종적 사고"
- 주식양도세 논란에 들썩인 '李 대통령 경제 평가'… 다음 변수는? | 한국일보
- 백악관 "전문가비자 1억4000만원, 신규 신청자만 내는 일회성 수수료" | 한국일보
- “여자 연습생 10명 중 8명은 월경을 안 한다”… K팝 시스템의 민낯 | 한국일보
- "라면 5개로 일주일 버텨" 주민센터 찾은 세 아이 엄마, 20년 뒤 공무원 동료로 돌아왔다 | 한국일
- [단독] 박철규 아나운서 "입사 2년 차 '아침마당' 최연소 MC, 행복해" (인터뷰②) | 한국일보
- "여성이 여성 미워하는 건 이해 간다" 李 발언에 이준석 "국격 추락" | 한국일보
- 김병만, 오늘(20일) 재혼식… 직접 밝힌 소회 "아내에게 고마워" | 한국일보
- 전자발찌 차고 휠체어 탄 김건희… 구속 후 병원서 첫 포착 | 한국일보
- 깃발 든 국힘 "한 번 나가면 못 돌아와"... '황교안 악몽' 반복되나 | 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