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베네수엘라에 “죄수들 데려가라”···수위 높아지는 ‘음모론 외교’
마두로 유튜브 채널은 ‘돌연 삭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행정부를 향해 자국에 있는 베네수엘라 ‘죄수들’을 데려가라고 경고했다. 잇따라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마두로 정권을 궁지로 몰아 결국 물러나게 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에 “베네수엘라는 베네수엘라 ‘지도부’가 미국으로 강제 이송한 (미국 내) 죄수들과 정신병원 환자들을 즉시 전부 데려가라. 이 ‘괴물’들 때문에 수천 명이 심각한 피해를 입었고 목숨을 잃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당장 이들을 끌어내지 않으면 당신들이 치르는 대가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베네수엘라 죄수·정신질환자 미국 유입설’은 2022년 트로이 넬스 하원의원(공화·텍사스) 등 극우 인사들이 퍼트리기 시작한 낭설이다. 극우 인사들은 마두로 정부가 중범죄자들을 조기 석방하고 이들을 미국 남부 국경 쪽 이민자 행렬에 끼워 넣었다고 주장했다. 베네수엘라가 정신질환자들도 대거 이민을 보냈다는 소문도 더해졌다.
당시 CNN방송은 미 국토안보부와 국경수비대에 확인한 결과 이 같은 주장은 거짓임을 확인했다. 미국 언론들은 극우 인사들이 이민·치안 이슈를 강조하려 정치적 발언을 일삼고 있으며 이는 중남미 출신 이민자에게 ‘범죄자’ 낙인을 찍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베네수엘라 이민자 수십만 명에게 적용되는 임시보호지위(TPS) 제도도 없애려 하고 있다. TPS 제도는 내전이나 자연재해 등으로 인해 본국으로 안전하게 돌아갈 수 없는 이민자에게 임시 체류를 허락하는 정책이다. 연방순회항소법원은 국토안보부가 TPS를 없앨 권한이 없다는 판결을 냈고, 법무부는 대법원에 해당 판결을 철회해달라는 긴급 신청서를 전날 제출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베네수엘라인 이민 문제를 재점화하고 있는 동시에 군사적 압박 수위도 높여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군 관계자와 외교관, 분석가들은 마약 단속을 명분으로 카리브해에 미군을 배치한 트럼프 행정부의 속내는 마두로 대통령을 정권에서 물러나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사령관을 지낸 미 예비역 해군 제독 제임스 스타브리디스는 “베네수엘라 인근으로 보내진 대규모 군함과 F-35 전투기는 실제 마약 단속과 거의 관계가 없어 보인다. 작전상 과잉 대응”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자국 군함을 상대국 인근 해역으로 출격 시켜 유리한 협상을 끌어내는 과거 ‘포함외교’ 방식을 부활시킨 것으로 평가했다.
베네수엘라 국영 방송 텔레수르는 이날 미국에 본사를 둔 기업 유튜브가 마두로 대통령의 채널을 돌연 삭제했다고 밝혔다. 23만여 명이 구독하던 마두로 대통령의 공식 계정은 그의 연설 영상을 올려왔다. 텔레수르는 이 사건을 “미국의 하이브리드(혼합) 전쟁”이라고 해석했다.
유튜브 측은 마두로 대통령의 채널이 없어진 이유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 1기 집권 때부터 그와 앙숙 관계를 유지해온 마두로 대통령은 최근 미국에 대화를 요청했다.
로이터통신은 마두로 대통령이 지난 6일 “트럼프 대통령의 특사와 만나 직접적이고 솔직한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서한을 미국 측에 보냈다고 보도했다. 그는 콜롬비아에서 생산돼 미국으로 향하는 마약 중 70%를 베네수엘라 당국이 막고 있다면서 “양국 관계를 훼손해온 거짓을 함께 물리쳐야 한다. 양국 관계는 평화적이어야 한다”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보름 넘게 마두로 대통령의 서한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509160711001
https://www.khan.co.kr/article/202509142055005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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