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되는 화폐 이야기] 17. ‘노잼 도시’에서 ‘유잼 도시’로…대전 변신은 진행형
화폐박물관·성심당, 관광 자원의 재발견
콘텐츠와 스토리의 유기적 연결이 만든 시너지
![대전시가 개발한 관광캐릭터 ‘꿈씨패밀리’. [조폐공사 제공]](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9/21/dt/20250921103717757xofw.png)
한때 ‘볼거리 없는 도시’, ‘그냥 지나치는 곳’이라는 불명예스러운 수식어가 따라다녔던 대전이 최근 전국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단순히 과학도시, 교통의 중심지, 그리고 정부 청사가 있는 행정도시로만 인식되던 과거와는 달리, 이제 대전은 전국에서 찾아오는 필수 방문지로 완전히 탈바꿈했다. 이러한 극적인 변화의 중심에는 치밀하게 계획된 도시 마케팅 전략과 차별화된 문화관광 콘텐츠가 자리하고 있다.
변화의 핵심 동력은 1993년 대전엑스포의 마스코트였던 ‘꿈돌이’의 화려한 부활이다. 30여년 전 엑스포가 끝나면서 잊혀져 갔던 캐릭터가 현재 대전 관광의 핵심 브랜드로 재탄생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대전시와 대전관광공사의 체계적이고 전략적인 접근이 만들어낸 성과다.
단순한 마스코트 복원을 넘어 확장된 세계관을 구축한 것이 주효했다. 꿈돌이와 꿈순이를 중심으로 한 ‘꿈씨패밀리’는 4명의 자녀, 꿈돌이의 동생, 반려동물, 2명의 친구까지 포함하는 우주요정 가족으로 재탄생했다. 과학을 사랑하는 첫째 꿈빛이부터 이란성 쌍둥이 막내 꿈별이와 꿈달이까지, 각 캐릭터마다 고유한 개성과 스토리를 부여함으로써 MZ세대는 물론 가족 단위 관광객들의 감성을 자극하는데 성공했다.
이러한 캐릭터 지식재산권(IP) 전략의 경제적 파급효과는 실로 놀랍다. 꿈돌이 라면, 각종 굿즈, 체험형 콘텐츠까지 다양한 상품으로 확장되면서 연간 수십억원대의 경제 효과를 창출하고 있다. 특히 대전 중앙시장 인근에 조성된 꿈돌이 하우스는 단순한 포토존을 넘어 종합 관광 정보 센터 역할을 하며, 관광객들의 필수 방문 코스로 자리 잡았다.
대전의 문화관광 콘텐츠 중 가장 주목받는 것은 바로 ‘대전 0시 축제’다. 1970년대 대중가요 ‘대전 블루스’의 ‘잘 있거라 나는 간다. 대전발 0시 50분’이라는 가사에서 영감을 얻은 이 축제는 향수와 현대적 감각을 절묘하게 조합한 성공작이다.
지난달 8일부터 16일까지 9일간 진행된 축제는 ‘대전의 과거, 현재, 미래로 떠나는 시간 여행’이라는 명확한 콘셉트로 차별화를 꾀했다. 과거존의 레트로 기차마을에서는 향수를 자극하는 추억의 공간을, 현재존에서는 도심 속 문화예술 공연을 통해 현재의 활력을, 미래존에서는 과학기술 체험을 통해 미래의 가능성을 보여주며 세대를 아우르는 다층적 경험을 제공했다.
특히 꿈씨패밀리와 함께하는 포토존, 로컬 크리에이터들의 플리마켓, 시민들이 함께 부르는 대전 블루스 등의 참여형 프로그램은 관광객들에게 단순한 구경을 넘어선 특별한 추억을 선사했다. 이는 일회성 방문이 아닌 재방문을 유도하는 핵심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대전의 변신에는 기존 관광자원의 재발견과 업그레이드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1988년 개관한 화폐박물관은 그 대표적 사례다. 한국조폐공사가 운영하는 이곳은 우리나라 최초의 화폐 전문 전시관으로, ‘돈’이라는 친숙하면서도 흥미로운 소재를 통해 문화와 역사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국립중앙과학관 인근에 자리한 한국조폐공사 화폐박물관. 무료로 개방하고 있다. [조폐공사 제공]](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9/21/dt/20250921103719011xpsq.jpg)
원시시대 물품화폐부터 현대 화폐까지의 변천사를 한눈에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최근 리뉴얼된 위조방지홍보관에서는 오만원권 속 첨단 보안기술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네컷사진 촬영, 압인 북마크 만들기 등의 체험 프로그램과 화폐 부산물을 활용한 친환경 굿즈 판매는 교육적 가치와 엔터테인먼트를 동시에 제공하는 혁신적 아이디어다.
성심당 역시 대전 관광의 핵심 동력 중 하나다. 대전역사 내 매장은 주말마다 긴 대기줄로 유명하며, 대표적 시그니처인 튀김소보로빵은 전국적인 열풍을 일으키며 대전을 찾는 또 다른 이유가 되고 있다. 0시 축제 기간 중 진행된 ‘성심당 스탬프투어’는 관광객들의 소셜미디어(SNS) 인증샷을 유도하며 자연스러운 홍보 효과까지 창출했다.
대전 관광의 성공 요인은 개별 콘텐츠의 우수성뿐만 아니라 이들 간의 유기적 연결에 있다. 꿈씨패밀리를 중심으로 한 캐릭터 마케팅, 0시 축제로 대표되는 체험형 문화 콘텐츠, 화폐박물관과 성심당 같은 차별화된 관광자원들이 하나의 스토리로 엮이면서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고 있다.
특히 탄동천 벚꽃길, 화폐박물관, 국립중앙과학관, 엑스포과학공원 등 기존 관광자원과의 연계를 통해 단순한 일회성 방문이 아닌 체류형 관광을 적극 유도하고 있다. 이는 지역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극대화하는 전략적 접근이다.
이러한 변화의 결과, 대전은 과거의 ‘노잼’ 이미지를 완전히 탈피했다. 도시 브랜드 가치 상승, 지역경제 활성화, 시민 자긍심 증대라는 삼박자가 맞아떨어지면서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내고 있다. 관광객들의 입소문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고 있으며, 이는 다시 더 많은 방문객을 유치하는 동력이 되고 있다.
대전의 변신은 단순한 관광 마케팅을 넘어 도시 재생의 성공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기존 자원의 재해석과 현대적 감각의 조합, 체계적인 브랜딩 전략과 시민 참여형 콘텐츠의 개발 등은 다른 지역에서도 벤치마킹할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
가을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길목에서 대전이 새로운 매력으로 우리를 부르고 있다. 꿈씨패밀리와 함께하는 특별한 가을 탐방을 통해 일상의 무료함을 떨쳐내고, 끊임없이 진화하는 대전의 숨겨진 보석을 발견해 보자. 오늘도 대전은 새로운 이야기로 또 다른 변신을 준비 중이다.

강승구 기자 k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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