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빅히트 1호 가수' 이현 "부담감보단 착실히 내 음악 잘하려 노력"

김선우 기자 2025. 9. 21.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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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히트 1호 가수' 이현이 4년만에 새 음악으로 돌아왔다.

무려 4년만이다. 정작 본인도 인지하지 못할만큼 빠르게 시간이 흘렀다. 그간 MBC FM4U '친한친구 이현입니다' DJ 활동 등 바쁘게 살아왔지만, 가수 이현으로는 참 오랜만이다.

이현에게 가수로서의 공백기는 곧 고민의 시간이었다. '감성 보컬'의 대표주자 중 한명인 이현은 잘하던 걸 고수할지, 새로움에 도전해야할지 고민했다고. 장고 끝에 나온 결과물이 바로 16일 발매한 '앤드(A(E)ND)'다. 앨범명에서 느낄 수 있듯 끝이자 새로운 시작이다.

타이틀곡 '이쯤에서 널'을 비롯해 각기 다른 매력의 6곡이 실렸다. '이쯤에서 널'은 담담하게 이별을 노래한다. 앞서 에이트 '심장이 없어', 옴므 '밥만 잘 먹더라'와는 또 다른 감성 이별곡이다.

빅히트 뮤직에서 하이브가 되기까지. 역사를 함께한 '하이브의 정도전' 이현이다. 이현은 “이현은 항상 조금은 새로운 걸 하는 사람이란 인식이 생겼으면 좋겠다. 그렇게 기억되고 싶다. 아예 뻔한건 안하는 이미지이고 싶다. 그래서 하이브에 있는 게 도움이 된다”고 긍정했다.

-새 앨범을 소개해달라.
“오랜만에 나왔기 때문에 자전적인 이야기도 있고 팬들에 대한 이야기도 있다. 내가 할 수 있는 노력을 많이 기울였다. 지금 시대의 사랑이 무엇일까에 대해 고민을 했던 결과물이라고 생각한다.”

-오랜만에 컴백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공백기가 길어졌다는 걸) 라디오 하면서 알았다. 기사 보고 내 마지막 음원이 4년 전이었다는 걸 알게됐다. 그만큼 인지하지 못했던 것도 있다. 게으른 것도 있었다. 약간의 자신감 부족도 있었던 거 같다.”

-'자신감 부족'은 어떤 뜻일까.
“나에 대한 자신감 부족이라기보단 어떤 걸 해야할지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컸다. 장르적으로도 그렇고 이야기적으로도 그랬다. 내가 뭘 해야 가장 적합한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을 오래했다. 새로운 걸 해야하나 유행을 좇아야 하나 등의 고민이 깊었다.”

-어떻게 방향성을 잡았나.
“가이드를 여러 장르로 떴다. 락도 해보고 발라드도 해봤다. 지금도 예전의 목소리와 조금 다르다. 발성도 달라졌다. 그렇게 여러가지 시도해보다가 2000년대 알앤비로 정했다. 연습생 때부터 해왔던 것들이다. 막상 내 앨범에서 한 적이 없더라. 결국 고민의 끝은 내가 할 수 있는 것 안에서 골라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럼 도전이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잘하는 걸 하는 것도 어려운 도전이다. 나 혼자 만족하는 음악이 아니라 대중이 들었을 때 용납되는 음악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섬세한 조절이 필요했다.”

-'이쯤에서 널'이 타이틀곡인 이유는.
“직관적인 편이다. 내가 할 수 있는 범주 아닌데 조금 새롭다고 느껴지면 그게 와닿는다. 러프하게 되어있는 상황에서 들었는데 반발자국 벗어난, 혹은 앞서간 게 있겠다 싶었다. 들었을 때 '그래도 잘 살아내볼게'라는 가사로 끝난다. 그게 제일 먼저 떠올랐다. 멜로디가 주는 힘이 컸다.”

-자전적인 이야기라고 했는데, 본인에게 영광의 시절은 언제라고 생각하나.
“에이트 시절 아닐까. 그게 뭐라고 내가 놓지 못하고 있는 부분들이 있다. 그걸 놓아야 한다는 게 아니라 그거에 집착하는 거 같달까. 막상 정확하게 뭔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런 부분에 있어서 마치 꽃이 떨어지면 빛을 받고 하면 다시 꽃이 핀다는 메시지를 새 앨범과 수록곡에 담았다. 지금 이 꽃을 놓아줘야 새로운 꽃을 맞이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나온 노래다.”

-뮤직비디오에 더 힘을 실었을 수도 있는데 심플하다.
“회사에서는 드라마타이즈 형식을 얘기했다. 발라드와 드라마 타이즈는 내겐 너무 식상했다. 내가 썸네일에 뜨면 안 볼 거 같았다. 가사가 보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더 컸다. 그래서 그림적인 부분이 들어가야 곡에 대한 이해가 커질 듯 해서 심플하게 가는 게 좋겠다 싶었다. 굉장히 고민한 결과물이다.”

-음원으론 4년전, 음반은 거의 13년여만이다. 그 사이 하이브로 바뀌고 달라진 점이 있나.
“가장 크게 달라진 건 결정을 내 스스로 내려야 하는 게 많았다. 예전에는 (방)시혁이 형이 컨펌해 줬다면 '이젠 내 손을 떠나거라' 해서 직접 컨펌할 게 많았다. 이번엔 피독과 더 많은 이야기들을 나눴다.”

-목소리의 변화도 있다고 했는데 어떤 변화를 느꼈나.
“청자 입장에선 안바뀌었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기본적으로 절제하는 부분이 더 많아졌다. 톤 자체로도 예전에 썼던 톤보단 훨씬 가벼운 톤을 많이 사용하려고 했다. 발성적으로는 소리 자체를 한가지에서 약간의 변화만 있었다면 이번 앨범에선 꽤 다양한 발성들을 냈다. 음역대 자체도 달라진 부분이 있다. 발성 연습을 일년 정도 스스로 열심히 했다. 요즘 애들이 워낙 높다. 보컬리스트로서 커버를 한다거나 물어봤을 때 대답을 해주려면 구현을 할 수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오랜시간 연습한 결과물이다.”

-눈여겨보는 후배가 있다면.
“이무진. 톤도 특이하고 음악이 재밌다. 멜로디 쪼개고 비트 쪼개는 것도 그렇고. 이런 게 재밌다. 하는 이야기들도 재밌다. 신곡도 그렇고, 샘김도 좋아한다. 최유리도 좋아한다. 우리 라디오에 나온 적이 있는데 너무 좋다.”

-'빅히트 1호 가수'이자 '하이브의 정도전'으로 불린다. 대형 기획사에서 이런 타이틀이 붙을 때마다 어떻게 받아들이나.
“이 회사에 처음부터 있었고 선배로서 당연히 보여줘야 할 모습들, 지켜야 할 것은 있지만 선후배 관계라기보단 동료의 느낌이다. 그래서 딱히 부담감은 느끼고 있지 않다. 착하게 열심히 내 음악을 잘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사내에서 맡은 역할이 있나.
“운동상담을 많이 한다. 가끔씩 고민 이야기할 때도 있지만, 선배랍시고 이렇게 다가가는 건 그들도 부담스럽고 나도 어렵다. MBTI 'I(내향형)'다. 다행인 건 연차가 쌓일수록 후배들이 스스럼 없이 다가와준다. 고마움이 있다.”

-한 회사에 이렇게 오래 있는 게 어려운 게 없는데 어떤 점이 강점인가.
“처음에 선택했을 때 많은 선택지가 있었다. 그 중에서 시혁이 형을 선택한 건 나에 대한 비전이 있었다. 너의 이런 보컬이 좋고, 이건 별로고 그래서 너의 이런 점을 이렇게 채워서 이렇게 채우고 싶다는 게 명확한 사람이었다. 지금은 복지가 너무 좋다. 회사 안에서 다 할 수 있다. 병원도 있고 헬스장도 있고 헤메(헤어 메이크업)도 다 할 수 있다. 쉴 수도 있고 편하게 지낼 수 있고, 쉼터도 있다.”

-과거 인터뷰에서 하이브 방 한칸정도는 기여했다고 한적이 있는데 동일한 마음인가.
“솔직히 말하면 BTS(방탄소년단)가 다 했다고 생각한다. 우리 회사라는 걸 떠나서 BTS는 나중에 위인에 올라가도 될 정도라고 생각한다. K팝 컬처의 시작이 BTS라고 생각한다. 호주에서 살고 있는 친구가 예전에 백인한테 맞은 적이 있다. 그런데 지금은 위상이 달라졌다며 BTS에게 고맙다고 전해달라고 한 적이 있다. 작을 수 있지만 고마운 이야기다. 우리를 바라보는 인식의 변화가 생겼다. 너무 자랑스럽다.”

-방시혁이 약속한 비전, 그대로 됐다고 생각하나.
“스스로 아쉬운 부분은 너무 좋은 사람이 되고자 했던 거 같다. 아티스트라 하면 조금 비뚫어짐과 자신감, 이런 것들이 조금 더 있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주변에서 거만하다는 이야기는 들을 수 있겠지만, 처음부터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강박이 컸다. 그런 부분들이 아쉽긴한데, 음악적으로나 이런 부분에 있어선 그래도 70점 정도는 오지 않았나 싶다.”

-하이브에서 오래있었는데 이현이 가지는 상징성이 있다면.
“오래 됐다고 해서 그런 게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다. 오랜만이긴 해도 음악적으로 꾸준히 하고 있다는 거? 후배들이 나를 보며 부지런하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여전히 앞으로도 내 음악을 꾸준히 해야겠다는 생각은 있는데, 상징적인 거는 없다.”

-에이트나 옴므 활동 가능성도 있나.
“에이트는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내후년이 20주년이다. 안그래도 5월 정도에 일년에 한두번 정도 만난다. 자주 보면 별로라서. 5월 달에 만나서 조심스럽게, 본인들의 삶을 잘 살고 있으니 기간 길게 두고 맞춰서 앨범 내보면 어떨까 말했다. 그 앨범의 마지막은 공연이 됐으면 좋겠다 했는데 애들이 생각보다 '응 그래'라고 했다. 진척은 없는데 긍정적으로 염두해 두고 있다. 이번 활동들도 에이트 20주년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초석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음악에 대한 고민이 여전히 깊어 보인다. 보컬리스트로서의 치열함도 느껴진다. 요즘 하고 있는 음악적인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인가. 그 해답은 어떻게 찾아가는지 궁금하다.
“음악적인 고민이라면, 할 수 있는 한 다양한 걸 해보고 싶다는 게 첫 고민이다. 어떤 부분을 해야할지도 고민이다. 해답을 찾았다기보단 찾아가는 와중이다. 연습하지 않았던 장르를 흥얼거리려고 한다. 분명하게 녹아든다. 다양한 장르가 어색하지 않는 보컬이 되게 순간 순간 혹은 열심히 하고 있다.“

-앞으로의 음악 생활은 어떨거 같나.
“슬기롭게 하고 싶다. 앞으론 공백기가 너무 길어지지 않도록, 꾸준하게 얼굴 비출 수 있을 때 자주 여러가지 보여주고자 한다. 그래야 하는 듯 하다. 팬들에게 미안하다. 쑥스럽기도 하다.”

-대중에게 어떤 가수로 기억되고 싶나.
“사실 잘 모르겠다. 그 때 그 때마다 다르다. 지금 생각나는 건 이현은 항상 조금은 새로운 걸 하는 애라는 인식이 생기면 좋겠고 그렇게 기억됐으면 좋겠다. 아예 뻔한건 안한다고 생각됐으면 좋겠다. 그래서 하이브에 있는 게 도움이 된다.”

김선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sunwoo@jtbc.co.kr
사진=빅히트 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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