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윤석열 석방지휘’ 심우정 전 검찰총장 소환···‘즉시항고 왜 안 했나’ 집중조사

12·3 불법계엄 관련 내란·외환 사건을 수사하는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가 21일 심우정 전 검찰총장을 소환 조사했다. 심 전 총장은 지난 3월 법원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구속 취소 결정을 내렸을 때 즉시항고를 제기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고발됐다.
심 전 총장은 이날 오전 9시54분쯤 내란 특검 사무실이 있는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 청사에 출석했다. 심 전 총장은 총장직에서 퇴임한 지 82일 만에 피고발인 신분으로 검찰 포토라인에 서게 됐다. 그는 ‘윤 전 대통령 구속 취소 결정 관련 즉시항고 포기 과정에 대한 입장’과 ‘계엄 당시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에게 합동수사본부 검사 파견 지시를 받았는지’ 등을 묻는 취재진 질의에 답하지 않았다.
심 전 총장은 이날 별도 보안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되는 서울고검 1층 중앙현관을 통해 청사로 들어갔다. 특검 조사를 받으면서 이 문으로 출입한 인물은 대통령경호처의 경호를 받는 윤 전 대통령과 현직 국회의장인 우원식 의장, 한덕수 전 국무총리 등에 이어 심 전 총장이 네 번째다. 다른 전·현직 장관급 인사나 국회의원은 모두 출입 통제기를 거쳐야 하는 쪽문이나 지하 출입구를 이용했다. 특검은 쪽문이 닫힌 주말에 취재진이 몰려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우려에 대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과 시민단체 등은 심 전 총장을 직권남용·직무유기 등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했다. 심 전 총장이 지난 3월 윤 전 대통령 측이 제기한 구속 취소 청구를 법원이 받아들였을 당시 검찰 수장으로서 즉시항고를 할 수 있었지만 하지 않았다는 이유였다. 즉시항고는 법원의 결정·명령에 대해 불복하는 수단으로, 즉시항고를 제기하면 원재판의 집행이 정지된다.
당시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사건을 수사하던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는 즉시항고를 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지만 심 전 총장은 대검찰청 간부회의를 열고 즉시항고를 포기하기로 결정하고 윤 전 대통령의 석방을 지휘했다. 심 전 총장은 당시 “수사팀은 수사팀의 의견을 제출했고, 대검 부장 회의를 거쳐 모든 의견을 종합해 제가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공수처는 해당 고발 사건이 특검의 수사 대상이라고 보고 특검 출범 이후 사건을 특검에 넘겼다.
특검은 이날 심 전 총장에게 계엄 당시 박 전 장관이 합동수사본부에 검사 파견을 지시했는지도 캐물을 것으로 보인다. 박 전 장관은 계엄 선포 직후 열린 법무부 실·국장 회의에서 ‘합동수사본부 검사 파견 검토’, ‘출국금지팀 호출’ 등 지시를 내렸다는 의혹을 받는다. 박 전 장관은 이 회의 전후 심 전 총장과 세 차례 통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장관은 지난 1월 검찰 조사에서 “검찰을 잘 챙기라는 취지로 통화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법무부와 검찰의 수장이 계엄 선포 상황에서 연락을 거듭 주고받은 것을 두고 통상의 당부 이상의 내용이 오간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특검은 지난달 25일 심 전 총장과 검찰총장실 등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고, 지난 2일에는 심 전 총장을 출국 금지했다.
이창준 기자 jchang@kyunghyang.com,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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