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향, 클래식 본고장 독일 순회공연 대장정 첫발
직항 없어 인천·도하 거쳐 27시간 여정
악기 140여 대 50억 보험 들고 수송 작전
중형 악기용 좌석 17석 별도 구매하기도

부산시립교향악단이 클래식 음악의 본고장인 독일 순회공연을 위한 대장정의 첫발을 내디뎠다.
지난 19일 출국한 부산시향 공연단은 20일(이하 현지시간) 오후 베를린 브란덴부르크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부산시향은 오는 23일과 25일 각각 독일의 무직페스트 베를린(Musikfest Berlin)과 뮌헨 BR 무지카 비바(Musica viva) 축제에서 공연을 갖는다.
1997년 미국 4개 도시 순회공연에 이어 28년 만의 대규모 출정이다 보니 이번 독일 순회공연은 만만찮은 과정의 연속이었다.

주변 환경에 민감한 악기 수송에도 상당한 난관이 있었다. 바이올린과 플루트, 트럼펫 등 소형 악기는 단원들이 기내에서 직접 휴대했으며, 중형으로 분류되는 비올라·첼로·트롬본·튜바 등은 악기만을 위한 전용좌석 17석을 별도로 구매했다. 고가의 악기들을 분실·파손의 우려가 있는 위탁 수하물로 보낼 수 없기 때문이다.
덩치가 큰 타악기들은 특별히 준비한 케이스 2개에 넣어 화물칸으로 옮겼으며, 더블베이스와 하프 등 대형 악기들은 고공·장시간 비행에 따른 재질 손상을 우려해 가져가지 않고 현지에서 대여했다. 이번 순회공연을 위해 독일로 가져온 악기들에 대해 손해보험을 가입했는데, 140여 대에 달하는 악기들의 보험가액만 51억여 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숙소를 잡는 것도 쉽지 않았다. 하필 부산시향이 도착한 다음날인 21일 세계 3대 마라톤 대회 중 하나인 베를린 국제마라톤대회가 열리는 바람에 시내 호텔의 방들이 완전히 동났다. 어쩔 수 없이 공연단은 베를린 외곽에 있는 공항 근처 호텔에서 1박을 한 뒤 21일 오후에야 제대로 여장을 풀고 개인별로 연습과 악기 정비에 몰두할 수 있었다.
부산시향은 22일 오후 독일 순회공연 첫 번째 무대가 될 베를린 필하모니 메인 오디토리움에서 리허설을 갖고 본격적으로 연주 준비에 들어간다. 이번 순회공연 지휘를 맡은 홍석원 수석객원지휘자는 “만 하루가 넘는 장시간 비행이어서 단원들의 피로도가 너무 커서 도착 첫날은 쉬고 둘째 날부터 리허설을 갖기로 했다”며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컨디션이 최고 상태로 올라오면 국내에서 갈고 닦은 연주 기량을 유감 없이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시향은 이번 순회공연에서 재독 작곡가 박영희의 ‘소리’ ‘여인아, 왜 우느냐? 누구를 찾느냐?’ ‘높고 깊은 빛’ 등 현대 음악곡과 라벨의 왼손을 위한 피아노 협주곡, 메시앙의 명상적 교향곡 ‘승천’, 시벨리우스 교향곡 제7번 등을 연주한다.
무직 페스트 베를린에서는 폐막 공연으로, 뮌헨 BR 무지카 비바에서는 ‘Zu Gast aus Korea’(한국에서 온 손님)라는 특별 공연으로 각각 무대에 오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