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딸까지 건드렸다”…변태 성직자 때문에 사라진 단어가 미국서 부활? [사와닉값]
시작은 창대했으나, 종국엔 피로써 지워진 단어. 러시아 황제 ‘차르’다. 마지막 차르 니콜라이 2세가 성난 볼셰비키 조직원들이 갈겨댄 총알에 횡사했다. 그토록 아끼던 아내, 딸들, 아들과 함께였다. ‘차르’는 저주의 이름이었다.
니콜라이 2세가 즉위했을 때만 하더라도 황실의 위엄은 굳건해 보였다. 아들 알렉세이가 태어나면서 모든 게 달라졌다. 혈우병 환자로 태어나면서였다. 난다 긴다 하는 명의들이 치료에 매달렸으나, 허사였다. 어머니이자 황후 알렉산드라에게 비빌 언덕은 ‘주술’ 뿐이었다. 황태자의 죽음은 러시아의 죽음이었기 때문이었다. 영험하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요승 라스푸틴이 황궁에 발을 디뎠다. 제국이 늪에 빠지는 순간이었다.

황궁의 귀족 부인을 수시로 건드리고, 자신에 아부를 떠는 인사를 관직에 올렸다. 1차 세계대전으로 백성은 주린 배를 움켜잡는데, 황실은 라스푸틴에게 돈이며, 먹거리며, 귀한 물건을 갖다 바쳤다. 황실에서 누적된 불만이, 민중에까지 흐르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저잣거리에는 라스푸틴이 황후와 네 딸들까지 모두 건드린다는 소문이 돌았다.
러시아의 군주정은 아래로부터 끓어오르는 압을 견디지 못했다. ‘러시아 혁명’이었다. 차르와 황실 가족은 총에 맞아 죽었고, 시체가 불태워졌다. 차르의 종말이었다.


권력은 달과 같아서 차면 기운다. 카이사르는 막강한 권력으로 이 자연의 법칙에 저항하려 했다. 스스로를 ‘종신 독재관’으로 선포했다. 평생 최고권력자가 되겠다는 것이었다. 시민들이 직접 통치하는 ‘공화정’으로 운영되던 로마에서는 매우 이례적인 일. 카이사르를 향한 반감이 밀물처럼 차올랐다. 밀물이 카이사르의 목을 조였다. 그는 암살자들의 칼에 맞아 죽었다. 크게 믿었던 부하 부르투스도 살육에 동참했다. 시저가 남긴 마지막 말은 현재까지 여러 미디어에서 변용된다. “부르투스, 너 마저...”


러시아는 자신들을 ‘제3의 로마’라고 생각했다. 진짜 로마의 정신과 정통성이 러시아에 있다고 여겼다. 황제 칭호도 ‘카이사르’에서 따온 ‘차르’(Czar)로 정했다. 18세기 러시아는 표트르 대제로 흥했다. 국력이 엄청나게 커지자 ‘차르’라는 이름도 전 세계에 전파됐다. 1917년 러시아 혁명으로 마지막 차르 니콜라이 2세가 처형당했지만, 차르는 전 세계인의 머릿속에 각인됐다. 미국 행정부의 권력자들이 ‘차르’라고 불릴 정도로.
우리나라 노래 가사 중 ‘니노 막시무스 카이저 소제’에도 카이사르의 이름이 새겨져 있으니, 남의 나라 얘기만은 아닐지도 모르겠다. 2000년 전 고대 로마를 다스린 지도자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현대인의 지근 거리에서 역동성을 증명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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