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밀라 요보비치의 빛난 열정 vs 지각에도 사과 없는 韓배우들

(부산=뉴스1) 고승아 기자 = 30주년을 맞아 26일까지 계속될 부산국제영화제(BIFF)는 전 세계 영화인과 관객들의 열기로 뜨겁다. 하지만 일부 스타들의 책임감 없는 모습은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제5원소',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로 유명한 할리우드 톱배우 밀라 요보비치는 지난 18일 열린 초청작 '프로텍터' 기자간담회에서 "제가 너무 말이 많다"면서도 "저분 질문도 다 받겠다"며 열정을 보였다. 예정된 시간인 50분을 훌쩍 넘겨 80분 가까이 이어진 기자회견은 취재진을 놀라게 하기 충분했다. 8년 만에 주연작을 들고 한국을 찾은 할리우드 배우의 진심과 책임감이 빛나는 순간이었다.
'판의 미로', '셰이프 오브 워터'의 세계적 거장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 역시 19일 진행된 자신의 새 연출작 '프랑켄슈타인' 기자회견에서 영화와 한국 문화에 대한 깊은 애정과 존중을 바탕으로 성의 있게 답변했다. 이에 앞서 18일 열린 관객과의 대화(GV)에서는 관객 380명에게 일일이 사인을 해주며 특별한 추억을 선사해 화제가 됐다.
작품에 대한 열정과 팬들을 향한 존중이 빛난 순간들이 있었던 반면, 일부 스타들의 무책임한 태도는 깊은 아쉬움을 남겼다.
배우 하정우, 공효진, 김동욱은 19일 열린 '윗집 사람들' 오픈토크에 15분이나 늦었지만, 사과 한마디 없어 비판을 자초했다. 영화의 콘셉트인지 선글라스를 쓰고 등장한 하정우, 공효진은 지각에 대한 언급을 일절 하지 않았다. 이어진 '결혼 피로연' 야외 무대인사에서도 주연 배우 윤여정이 13분을 지각했으나 역시 사과는 없었다. 사회자가 "교통 체증으로 인해 배우들의 도착이 지연됐다"고 해명했을 뿐이다.
주연 배우 윤여정의 발언 역시 깊은 아쉬움을 남겼다. '결혼 피로연'의 매력을 묻는 말에 "내 일은 연기고, 내 일을 했으면 끝난 것"이라며 "이 영화를 어떻게 봐달라고 하는 건 내 역할이 아니다, 세일즈 역할은 못 하겠다"라고 선을 그었다. 영화를 애타게 기다려온 관객들에게 어떻게 들렸을지 싶다.
모든 영화인은 관객들에게 자신의 영화를 봐달라고 말한다. 하지만 관객과의 시간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약속조차 지키지 않는 이들의 '영화 사랑'은 과연 진심일까. 관객과 작품에 대한 애정을 진심으로 드러낸 이들과 그렇지 않은 모습 사이에서 씁쓸함을 안긴다.
seung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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