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손발, 어류 지느러미에서 진화?…"특정기관 발달 유전자 회로 재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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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3억 6000만 년 전 어류의 조상들이 물을 벗어나 육지에 첫 발을 내디뎠다.
데니스 디볼 스위스 제네바대 생명과학과 교수 등 국제 공동연구팀이 육상 척추동물의 손발이 어류의 지느러미가 아닌 '총배설강' 발달에 쓰이던 유전자 회로가 진화과정에서 손발 발달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17일(현지시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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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3억 6000만 년 전 어류의 조상들이 물을 벗어나 육지에 첫 발을 내디뎠다. 이때 형성되기 시작한 육상 척추동물의 손발이 어류의 지느러미에서 직접 진화한 것인지 아니면 다른 방식으로 만들어진 것인지는 오랜 논쟁거리다.
데니스 디볼 스위스 제네바대 생명과학과 교수 등 국제 공동연구팀이 육상 척추동물의 손발이 어류의 지느러미가 아닌 '총배설강' 발달에 쓰이던 유전자 회로가 진화과정에서 손발 발달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17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총배설강은 소화, 배설, 생식 기능이 하나로 모여 몸 밖으로 연결되는 기관이다. 초기 어류뿐 아니라 양서류, 파충류, 조류 등 많은 척추동물에서 발견된다.
연구팀은 손가락 발달에 직접 관여하는 유전자 외에 이들의 발현과 활성화를 조절하는 유전체를 분석하고 '5DOM'이라는 특정 유전자 부위에 주목했다. 5DOM은 손발과 관련된 유전자들이 언제, 어디서 켜지는지를 조절하는 ‘스위치’ 역할을 한다.
제브라피시와 쥐 배아를 대상으로 5DOM을 제거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5DOM을 없앤 제브라피시의 지느러미 모양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하지만 총배설강 발달에 관여하는 유전자들의 작동 방식이 달라졌다. 쥐 배아 실험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연구팀은 "5DOM을 제거했을 때 지느러미 모양은 그대로였지만 총배설강 발달에 관여하는 유전자의 작동 방식이 달라졌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5DOM이 단순히 지느러미 모양을 만드는 유전자가 아니라 몸 끝부분에서 유전자들이 켜지고 꺼지는 신호를 조절하는 스위치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총배설강과 손발은 서로 관련이 없어 보이지만 둘 다 몸의 말단에 위치한다는 공통점 때문에 5DOM의 영향을 받는다. 손가락과 발가락도 몸 끝부분에서 발달하기 때문에 원래 총배설강 발달에 쓰이던 유전자 회로가 손과 발의 발달에도 재활용됐을 것이라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어류 조상의 총배설강이 육상 척추동물에서 손가락 발달로 재활용됐다는 분석이다.
디볼 교수는 "이번 연구는 진화가 완전히 새로운 유전자를 만드는 대신 기존에 있던 유전자와 회로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전략을 사용했음을 확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참고 자료>
- doi.org/10.1038/s41586-025-09548-0
[정지영 기자 jjy20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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