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기는 섬 떠나 집단 이주…“그래도 섬을 버릴 수 없다”
[앵커]
기후 변화로 해수면이 높아지고, 섬들이 가라앉고 있다는 얘기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대를 이어 파나마의 섬에 살아오던 주민들도 터전을 위협받고 있는데, 육지에 정착하는 일도 섬에 남는 일도 어렵다고 합니다.
현지에서 박일중 특파원이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섬 전체를 지붕이 덮을 정도로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가르디 수그두브.
길거리는 한산하고, 집 곳곳엔 자물쇠가 채워져 있습니다.
높아지는 해수면에 주민 1,300명 대부분이 약 1년 전 육지로 떠났기 때문입니다.
[아우구스토 월터/구나 족 : "(비가 많이 온) 어제 물이 저기까지 찼어요. 여기 올 때 물이 차서 이렇게 하고 와야 했어요."]
이곳은 수십 명의 학생들이 수업을 받던 학교입니다.
이젠 아이들이 모두 떠나면서 이렇게 버려져 있습니다.
육지의 삶은 섬보다 편해졌습니다.
수도와 전기도 쓸 수 있고, 생활공간도 넓어졌습니다.
[빅토리아 나바로/이스베랼라 주민 : "섬에서는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아요. (육지에 있는) 밭에 가서 씨를 뿌려야 했죠. 이제 여기서는 다양한 과일과 채소를 심을 수 있어요."]
침수 걱정도 덜었지만, 그렇다고 좋기만 한 건 아닙니다.
사방이 막힌 집이 답답해 섬에서처럼 기둥을 세워 지붕을 올렸고, 침대 대신 해먹에서 지냅니다.
생계는 더 걱정입니다.
섬에서 생활해 온 만큼 어업이 주 생계 수단이기 때문입니다.
[헤랄도 알발라도/어부 : "여기에서는 바다에 낚시하러 가면 많이 잡는데 거기(이스베랼라)에서는 못 잡아요. 여기에선 200마리 정도 잡아서 가족들이 풍족하게 먹을 수 있어요."]
그래서 아직 이 일대 마흔 개 섬에는 섬을 떠나지 못하는 주민들이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해발 1미터도 되지 않는 이 섬들은 수십 년 안에 물에 잠기게 될 거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입니다.
파나마 가르디 수그두브에서 KBS 뉴스 박일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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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중 기자 (baikal@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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