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서 미·중 정상 회담 성사…천년 고도, 세계 외교 무대 중심 선다

곽성일 기자 2025. 9. 20.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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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시진핑, APEC 계기 첫 대면…우크라 전쟁·공급망·틱톡 매각 등 현안 논의
신라 외교 중심지 경주, 21세기 전략 교차점으로…한국 외교력 시험대 주목
▲ 2025 APEC 정상회의 주 회의장으로 사용될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 전경.

천년 고도 경주가 다시 한 번 세계 외교의 중심에 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다음 달 말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 중 양자 회담을 갖기로 하면서, 경주는 '신라 천년의 외교'를 현대적 의미로 되살리는 외교의 무대가 되고 있다.

세계 최대 강대국의 정상이 이 땅에서 직접 마주 앉는 장면은 상징성과 실질을 동시에 담는다.

이번 회담은 트럼프 대통령의 2기 출범 이후 첫 미중 정상 대면이며, 2019년 오사카 G20 정상회의 이후 6년 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자신의 SNS에 "시 주석과 APEC 정상회의에서 만나기로 했다"고 밝히며 회담 성사 사실을 직접 공개했다.

이로써 오는 10월 31일부터 이틀간 경주에서 열리는 APEC 회의는 경제 협력뿐 아니라 세계 전략 구도의 변곡점을 결정할 역사적 외교 무대로 떠올랐다.

천년 전에도, 지금도 경주는 세계를 잇는 다리다. 신라가 문화와 외교의 중심이었다면, 21세기의 경주는 첨예한 전략과 이해가 교차하는 현대 외교의 시험장이 됐다.

미중 정상이 이 고도에서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전 세계의 시선이 경주에 머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 약 2시간에 걸친 통화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문제 △무역과 공급망 △펜타닐 확산 △틱톡 매각 문제 등 광범위한 현안을 논의했으며, "많은 진전을 이뤘다"고 밝혔다.

특히 틱톡 매각과 관련해선 오라클을 중심으로 한 미국 기업 컨소시엄의 지분 인수가 유력해졌고,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강한 지배력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며 협상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APEC 개최지인 경주는 1천 년 전 신라의 수도이자, 고대 동아시아 외교의 중심지였다.

당시 신라는 당·왜·유구·말갈 등 주변 국가와의 복합적 외교 관계를 조율하며 문물과 사상을 교류했다.

이번 APEC을 계기로 경주가 다시 국제 외교의 교차점이 된 셈이다.

미중 양국 정상이 같은 공간에서 회동하는 것만으로도, 경주의 역사성과 상징성은 새로운 의미를 부여받는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번 미중 정상의 경주 회담은 신라 천년의 외교 유산을 계승하는 자리이자, 대한민국의 외교적 역량을 세계에 각인시키는 기회"라며 "회담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회담은 공식 다자 회의의 일환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으며, 정식 정상회담 형식을 띠게 될지 여부는 아직 조율 중이다.

일각에서는 회담 장소가 경주가 아닌 서울로 변경될 가능성도 제기됐으나, 현재까지는 APEC 정상회의 주 개최지인 경주가 양자 회담의 기본 무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서울은 필요시 보조 일정 장소로 활용될 수 있으나, "미중 정상의 대좌는 경주에서 이뤄지는 방향으로 양측 실무진이 협의 중"이라는 외교 소식도 확인됐다.

이번 회담은 단순한 외교 이벤트를 넘어, 미중 간 긴장 완화와 전략적 조율의 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성이 크다.

회담에서 실질적 성과가 도출될 경우, 무역과 기술 분쟁, 지역 안보 문제 등에서 글로벌 리스크를 완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동시에 한국은 주요 현안의 중재자이자 지역 질서의 균형추 역할을 할 수 있는 외교적 지렛대를 다시 확보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