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문화에 젖어드는 것"…'케데헌' 메기 강, 밥집 간판·소주 불빛까지 의도했다 [30th BIFF](종합)

강다윤 기자 2025. 9. 20.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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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크리에이티브 아시아' 메기 강 감독/넷플릭스

[마이데일리 = 부산 강다윤 기자] '케이팝 데몬 헌터스' 메기 강 감독이 작품의 개발부터 제작까지, 한국 문화유산과 K팝에 대한 깊은 애정이 어떻게 이 영화를 탄생시켰는지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20일 부산 동서대학교 센텀캠퍼스 컨벤션홀에서 넷플릭스 '크리에이티브 아시아'(Creative Asia)가 개최됐다. 크리에이티브 아시아는 세계적인 업계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마스터 클래스와 특별 대담 세션이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케이팝 슈퍼스타인 '루미', '미라', '조이'가 화려한 무대 뒤 세상을 지키는 숨은 영웅으로 활약하는 이야기. 한국계 캐나다인 메기 강 감독은 미국 출신 크리스 아펠한스 감독과 공동 연출을 맡았다.

이날 메기 강 감독은 "우리가 무언가를 숨기면 사랑하는 사람들로부터 멀어지게 된다. 이건 참 보편적인 테마다. 그렇기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이 영화가 사랑받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이런 메시지들을 시청자들이 마음에 담고, 그렇기 때문에 또 재시청을 한다"며 말했다.

이어 "넷플릭스에서 시청하기를 누를 때마다 단순히 영화를 보는 게 아니고 한국의 문화에 젖어드는 거다. 너무너무 대단한 일이라고 느낀다"며 "우리가 스토리를 통해 시청자들과 연결되는 것이 우리가 원하는 모든 것"이라고 강조했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 포스터/넷플릭스

한국을 배경으로 하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는 북촌한옥마을, 명동거리, 경복궁, 낙산공원, 서울올림픽 주 경기장 등 다양한 한국적 장소들이 등장한다. 강 감독은 "고증을 잘하고 싶었다. 디테일을 생각했고, 너무 많은 것을 설명하진 못하진 '한국은 이렇다' 보여주고 싶었다"며 "다른 도시를 여행하고 경험하며 느끼는 게 있고, 관광 가이드가 있으면 더 쉽지 않나. 우리 캐릭터가 한국 문화 가이드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강 감독은 "한국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려면 한국을 잘 알아야 했다. 2022년 나와 우리 리더십 팀이 다 같이 한국으로 여행을 왔다. 다양한 로케이션을 했다. 실제 남산타워, 올림픽공원, 명동, 민속촌 등을 모두 돌아다녀봤다. 이를 레퍼런스 삼아서 아트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고 귀띔했다.

아울러 "누가 봐도 '저곳은 서울이구나'하고 알 수 있어야 했다. 현대적이라는 점에서 비슷할 수 있지만 모든 도시가 특색과 고유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케데헌'에서) 보시는 건물 하나하나가 모델링을 거쳐서 의도적으로 배치됐다. 놀라운 수준"이라며 "애니메이션은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 소품부터 풀 한 포기, 바늘 한 땀까지 모두 의도를 가지고 만들어한다. 화면에서 보이는 것들이 의도적이고, 창의적 선택의 결과"라고 강조했다.

넷플릭스 '크리에이티브 아시아' 메기 강 감독/넷플릭스

그렇게 고심한 한국적인 요소와 디테일한 부분은 '케데헌'에 고스란히 담겼다. 이를 두고 강 감독 "음식도 잘 먹는 주인공을 보고 싶었다. 진정한 한국인답게 밥 한 끼를 먹으며 서로 연대하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며 "루미를 위로할 때 아늑한 밥집에 들어가지 않나. 그런 공간을 디자인할 때도 벽에 쓰여있는 글씨라던지, 소주가 들어있는 냉장고의 빛처럼 세세한 디테일까지 진정한 한국을 나타내길 원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운이 좋게도 진정성에 집착하는 게 나뿐만이 아니었다. 다양한 한국계 아티스트들, 한국계 프로덕션 직원들이 함께 해줬다. 수저를 내려놓을 때 냅킨 위에 올려두지 않나. 내가 추구한 게 아니라 다른 아티스트가 제안한 디테일이었다"며 "그런 세세한 점이 한국인 관객들과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지점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이 얼마나 진짜 진정성이 있는지 큰 차이를 가져온다고 생각한다"고 뿌듯함을 드러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이야기할 때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OST다. '골든'(Golden)은 미국 빌보드 메인차트인 '핫 100'에서 통산 5주째 1위를 기록 중이다. 여기에 '유어 아이돌'(Your Idol), '소다 팝'(Soda Pop), '하우 잇츠 던'(How It's Done), '왓 잇 사운즈 라이크'(What It Sounds Like), '테이크다운'(Takedown), '프리'(Free), '테이크다운' (정연·지효·채영 ver)까지 '핫 100' 10주 연속 진입 기록도 세웠다.

강 감독은 "'케데헌'에는 7개의 오리지널 송이 있다. 이런 히트 앨범을 만들기 위해 진짜 K팝 히트메이커를 찾아갔다. 프로듀서, 작곡가를 찾아가며 정말 그 DNA가 녹아있기를 바랐다. 함께 이야기를 만들고 노래 안에서도 이야기를 만들었다"며 "사실 그렇게 해본 적이 없어서 꽤 어려웠다. 기존 작업과는 반대로 간 것 같다. 보통 노래를 만들고 애니메이션을 만드는데, 우리는 스토리가 가장 중요해서 거꾸로 갔다"고 털어놨다.

넷플릭스 '크리에이티브 아시아' 메기 강 감독/넷플릭스

'케데헌'은 지난 14일 넷플릭스 역사상 최초로 누적 시청수 3억뷰를 돌파했다. 지금까지 공개된 넷플릭스의 모든 영화와 쇼를 통틀어 가장 높은 수치다. 올해 6월 공개 이후 13주 연속 영어 영화 주간 순위 10위 안에서 최정상을 유지하고 있으며 주간 시청 수도 2천 만 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큰 사랑에 강 감독은 "우리 중 누구도 이런 반응을 예상하지 못했다. 작품을 만들 때, 그냥 만드는데 집중하고 사람들이 공감했으면 좋겠다, 팬들이 조금 생겼으면 했다. 이 정도의 반응은 예상 못했다. 다들 너무나 놀라고 너무 감사하게 생각하고 너무 기쁘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기쁨을 전했다.

이와 함께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는 시퀄에 이야기도 살짝 남겼다. 강 감독은 "매일 20번 정도 시퀄에 대한 질문을 듣는데 아직 오피셜 하게 밝힐 수 있는 건 없다. 그런데 우리가 분명히 더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거다. 크리에이터와 팬들을 위해서 나올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며 귀띔해 기대를 모았다.

한편 올해 30회를 맞이한 부산국제영화제는 9월 17일부터 26일까지 열흘간 영화의전당 일대에서 개최된다. 커뮤니티비프 상영작 87편, 동네방네비프 32편을 포함해 총 64개국, 328편의 영화가 관객들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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