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양각색 과자·아이스크림, 고구마로 원팀…달콤한 가을 왔다[New & Good]
지난해 부여 이은 지역 상생 프로젝트
고창 알리고 고객에겐 새로운 맛 제시

롯데웰푸드가 8월 28일부터 가을 한정판 제품으로 출시한 '고창 고구마 시리즈'의 포장 박스는 남다르다. 카스타드, 찰떡파이, 마가렛트, 빈츠, 빵빠레 등 롯데웰푸드의 열두 가지 과자, 아이스크림은 모두 보라색으로 포장재 색깔을 맞췄다. 제품 특징을 살려 각각의 색깔, 홍보 문구 등을 담는 평소와 달리 원팀을 이뤘다.
박스 뒷면엔 전라북도 고창군이 품은 고인돌, 갯벌, 판소리 등 일곱 가지 유산을 알리는 지도가 들어 있다. 롯데웰푸드가 행정안전부, 고창군과 지역 상생 차원에서 협업한 '맛있는 대한민국 상생 로드'의 제품이다.
롯데웰푸드는 그동안 자체적으로 내놓은 지역 상생 제품이 계기가 돼 행안부와 손을 잡았다. 이 회사는 '우리 농산물 상생 프로젝트'를 통해 2020년 경기 이천시와 함께 '우리쌀 빼빼로'를 선보였다. 이후 2021년 제주 감귤, 2022년 전남 해남군 녹차, 2023년 경남 남해군 유자를 활용한 빼빼로 한정판 제품을 매년 내놓고 있다.
인구 소멸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대책을 고민하던 행안부는 롯데웰푸드의 이 사업을 눈여겨봤다. 지역 농산물로 만든 제품은 농가에 도움을 주고 사람을 끌어모으는 관광 콘텐츠로도 활용할 수 있어서다. 행안부에서 협업 제안을 받은 롯데웰푸드는 취지에 공감하는 건 물론 사업적으로도 성공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김동현 롯데웰푸드 초코마케팅 팀장은 "최근 지역과 기업이 힘을 합치는 로코노미(지역을 뜻하는 로컬과 경제를 가리키는 이코노미의 합성어)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며 "전사적으로 지역 상생 프로젝트를 하면 좋겠다고 생각하던 중에 행안부와 연결이 됐다"고 말했다.
지역 살리고 매출 높이는 '고창 꿀맛이구마'

롯데웰푸드가 맛있는 대한민국 상생 로드 사업을 통해 처음 활용한 농산물은 충남 부여군의 특산물 알밤이었다. 부여 알밤 시리즈 10종을 2024년 9월 가을 한정판으로 내놓자 출시 한 달 만에 모두 팔렸다. 롯데웰푸드는 같은 해 12월 다양한 지역 상생 활동으로 지역 경제 활성화, 농특산물 홍보에 이바지한 공로로 '지역투자 활력 유공 대통령 표창'을 받기도 했다.
부여 알밤 시리즈에 대한 뜨거운 반응을 확인한 롯데웰푸드는 같은 해 말 두 번째 상생 로드 제품기획에 들어갔다. 롯데웰푸드는 행안부가 건넨 100여 개 지역 농산물 명단에서 제품과 궁합이 잘 맞을지, 소비자에게 익숙한 농산물일지, 출시 예정일인 가을에 물량을 확보하기 쉬울지 등을 따져본 후 고창 고구마로 결정했다.
미네랄이 풍부한 황토에서 자라 달콤하고 깊은 맛을 내는 게 높은 평가를 얻었다. 김민지 초코마케팅팀 책임은 "꿀고구마로 불릴 정도로 달콤한 고창 고구마를 제품화하면 단맛이 중요한 과자 맛을 더욱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롯데웰푸드는 고구마와 잘 어울리는 브랜드를 추린 후 신제품 연구를 전담하는 롯데중앙연구소와 3월부터 제품 개발에 들어갔다. 한꺼번에 10개 넘는 제품을 만드는 건 사실상 전 부서가 달라붙는 대형 프로젝트였다.
롯데웰푸드는 고창군에서 올라온 고구마를 분말, 으깬 형태인 페이스트로 기존 제품에 섞었다. 특히 단맛을 조절하는 데 가장 집중했다. ABC초코쿠키를 예로 들면 주재료인 초코 본연의 단맛과 뻑뻑한 식감이 고구마와 합쳐졌을 때 지나치지 않도록 배합 비율을 찾았다.
출시 2주 만에 완판

제품이 소비자에게 인상을 남기도록 브랜드 이름 등 마케팅에도 신경 썼다. 노을이 지는 가을 들판을 표현하기 위해 보라색을 상징색으로 정하고 12종 제품을 포괄하는 브랜드 이름은 '고참, 꿀맛이구마'가 낙점됐다. 고창군을 떠오르게 하면서도 꿀맛 고구마를 표현한 재치 있는 문구다. 과자 상자에 넣은 고창군 문화유산 지도는 상생 효과를 극대화할 방안을 고민하다가 나온 아이디어였다.
롯데웰푸드와 고창군은 고창 고구마 시리즈 제품과 지역을 알리기 위해 서울 용산역, 합정역, 잠실역에서 차례로 팝업스토어를 열었다.고창군에서도 고창 읍성, 유명 카페에서 방문객 대상 제품 증정 행사를 진행했다.
고창 고구마 시리즈 12종 가운데 10종은 출시 2주 만에 다 팔릴 정도로 소비자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부여 알밤과 비교하면 생산 물량을 70% 늘렸음에도 판매 속도는 두 배 빨랐다. 롯데웰푸드는 고창 고구마 시리즈를 두고 '진한 고구마 향이 달콤한 과자와 잘 어울린다', '보라색과 노란색 내용물이 진짜 고구마를 연상하게 한다' 등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김 팀장은 "고창 고구마 시리즈를 만들 때 매출도 중요하지만 사회적 가치를 담으려고 노력했다"며 "소비자들이 이 제품을 계기로 고창에 대해 더 알고 여행까지 가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심덕섭 고창군수는 "이번 협업은 지역 농가와 기업이 함께 상생하고 지역을 살리는 우수 사례"라며 "앞으로도 지역 농특산물의 경쟁력을 높여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경담 기자 wal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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