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가짐부터 식단까지 모두 바꿨다' 시련의 시간을 보낸 수원 홍원진이 다시 기회를 잡은 비결

반재민 2025. 9. 20.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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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여름 충북청주를 떠나 빅클럽인 수원 삼성으로 새로운 둥지를 틀었을 때까지만 하더라도 미드필더 홍원진의 미래는 장밋빛으로 가득할 것으로 보였다.

지난 시즌 마지막 순간까지 베스트일레븐의 한 자리는 홍원진이었고 그는 17경기를 소화하며 수원에 완벽하게 적응했다. 하지만, 올 시즌 그에게 시련이 찾아왔다. 본격적인 주전경쟁이 시작된 것이었다.

베테랑 미드필더 최영준과 이규성의 합류는 그의 입지를 좁아지게 만들었고 실제로 홍원진은 초반 교체로 경기를 소화하다 이규성이 합류한 이후에는 명단에서 제외되는 날이 많아졌을 정도로 그는 힘겨운 싸움을 펼치고 있었다.

홍원진은 당시를 회상하며 "이런 시즌이 처음이었고, 스스로도 방황하던 시기가 있었다. 명단에 아예 들지 못했을 때에는 정말 힘들었다."라고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봐야만 했던 지난 날들을 떠올렸다. 하지만, 그는 좌절하지 않았다. 자신부터 바꾸기 위해 노력했다.

그는 마음가짐부터 고쳤다. "
선수 생활을 하면서 이런 시간이 또 있을 것이기 때문에 포기하지 않고 한번 스스로 잘 준비해 보자."라는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기 위해 노력했다. 마음가짐을 고치니 행동에도 변화가 생겼다. 식단 조절과 운동량도 늘어났고, 점점 훈련장에서 보여주는 퍼포먼스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변성환 감독도 그의 변화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홍원진은 "
보이지 않는 곳에서 노력을 많이했다. 식단 관리도 많이 하고 운동량도 많이 늘려봤다. 경기를 뛰지 못할 때 몸을 좀 더 혹사시키면서 컨디션을 잘 유지하려 노력했다."라고 주전을 잡기 위한 노력을 이야기했다.

물론 동료와 선배의 도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선의의 경쟁자이자 선배인 최영준은 그를 위해 많은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홍원진은 "뛰지 못하던 시기에 영준이 형이 다가와서
 선수라면 무조건 이런 시기가 있을 것이다. 너는 잘하기 때문에 묵묵히 하다 보면 또 다시 기회가 올 것이고 그 기회가 왔을 때 잡으면 되는 거라고 이야기를 해주셨고 그 외에도 좋은 말을 많이 해주셨다."라고 감사함을 표했다.

이외에도 그는 이규성, 최영준 등 베테랑 선수들에게 많은 것들을 배우고 있다. 그는 "나와는
 확실히 다른 스타일의 선수들이기 때문에 같이 운동할 때 기술적인 부분을 보면서 많이 배우기도 하고 마인드도 많이 배운다. 확실히 형들은 경험이나 연륜이 있다 보니 여유도 많이 있고 내가 경기를 못 뛸 때나 명단에 제외됐을 때도 형들이 먼저 다가와 잘 챙겨주셨기 때문에 올 시즌은 힘들었지만 엄청 많이 배운 시즌이라고도 생각한다."라고 미소지어 보였다.

변화한 마음가짐과 선배들과 동료들의 격려로 변성환 감독이 건넨 기회의 끈을 잡은 홍원진, 공교롭게도 팀이 연속 퇴장으로 힘들었을 시기에 그는 빛났다. 센터백이 퇴장당했을 때엔 센터백으로 포지션을 변경해 뛰기도 했고 지난 성남과의 경기에서는 패색이 짙은 후반 추가시간 극장 동점골을 만들어내는 등 맹활약했다. 

그는 "청주에서도 센터백을 봤던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잘 적응할 수 있었던 것
 있었던 것 같다. 두 경기 연속 퇴장은 쉽지 않은 경험이고 팀도 많이 힘든 시기에 악재까지 겹쳤지만, 이것이 선수들끼리 더 하나로 똘똘 뭉치는 계기가 됐던 것 같고, 나 또한 스스로 좀 많이 성장했던 그런 경기였던 것 같다."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리고 마침내 지난 서울 이랜드와의 경기에서 홍원진은 변성환 감독의 백스리 전술을 뒷받침하는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했고 팀의 1대0 승리를 이끌며 자신의 존재감을 한껏 뽐냈다. 특히 충북청주 시절 보여준 번뜩이는 모습들이 이날 경기에서 많이 나와 많은 팬들의 호응을 이끌어낸 것은 덤이었다.

홍원진은 "수원에서는 생소한 포메이션이지만 전 팀에서 백쓰리를 자주 사용했기 때문에 큰 어려움은 없었던 것 같다. 백포든 백쓰리든 주어진 환경 속에 좋은 기회가 왔을 때 내가 할 수 있는 좋은 모습들을 최대한 많이 보여주고자 많이 노력을 하고 있다. 이번 이랜드전에서도 좀 다행스럽게 좀 잘 나온 것 같아서 좋게 생각한다."라고 웃어보였다.

어려운 시간 끝에 기회를 잡은 만큼 홍원진은 더욱 간절하다. 그는 "쉽지 오지 않는 기회인 만큼 한 경기 한 경기가 진짜 소중하다 느끼고 있다. 모든 경기가 다 결승전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준비해서 마지막에는 승격으로 함께 팬들과 웃으면서 시즌을 마무리하고 싶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팬들이 붙여준 감자라는 별명에 대해 "팬들이 붙여준 별명이라면 좋다."라는 수줍은 웃음을 지어보인 홍원진, 거친 바람과 비를 맞으며 자라나는 감자처럼 그는 시련을 먹으며 더욱 성장한 선수가 되었다.

2위라는 순위가 좋은 순위이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지만 저희는 우승을 바라보고 있는 팀이기 때문에 거기에 걸맞게 시즌을 마무리를 해야 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K리그1으로 올라갈 수 있는 시즌으로 마무리할테니 홈이든 원정이든 항상 많이 와서 응원해 주시고, 그 응원에 감사한 마음으로 더 열심히 뛰어서 승리로 보답드릴 수 있는 남은 시즌을 보내도록 하겠습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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