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라가사·너구리 북상…제주 비껴가도 가을 태풍 ‘방심 금물’

17호 태풍 미탁이 열대저압부로 소멸하고 18호 태풍 라가사, 19호 태풍 너구리가 잇따라 발생했지만 제주에는 당분간 큰 영향은 없을 전망이다. 그러나 가을철 특성상 언제든 태풍의 북상 길이 열릴 수 있어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20일 기상청에 따르면 미탁은 20일 홍콩 북북동쪽 해상에서 열대저압부로 세력이 약화됐다.
라가사는 필리핀 동쪽 해상에서 강한 세력으로 발달하고 있으나, 현재로선 제주로 향할 가능성이 낮다. 일본 동쪽 먼 바다를 따라 북상 중인 너구리도 당분간 제주와 거리가 멀어 직접적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예보됐다.
제주지역은 태풍의 간접 영향으로 흐린 날씨가 이어지고, 21일까지 일부 지역에서 소나기나 약한 비가 내릴 수 있다.
해안가에서는 순간 돌풍이 불 가능성이 있으며, 아침 최저기온은 25도 안팎, 낮 최고기온은 28도 안팎으로 평년보다 다소 높아 습한 날씨가 계속되겠다.
21~22일에는 비가 차차 줄겠지만, 아침 시간대 약한 비가 내릴 수 있다. 23~25일에는 대체로 맑거나 구름 많은 날씨가 예상된다.
기상청은 "비가 내리는 곳에서는 도로가 미끄럽고 가시거리가 급격히 짧아지는 곳이 있겠고, 특히 낮은 구름이 유입되는 산간지역을 중심으로 가시거리 500m 미만의 안개가 끼는 곳이 있겠으니, 교통안전에 각별히 유의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기상청은 올해 가을철(9~11월)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태풍이 평균 0.9개 수준으로 평년과 비슷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금까지 태풍의 큰 영향은 없었지만, 경계를 늦출 수는 없다.
한반도 주변 해수면온도가 여전히 높아 북상하는 태풍이 쉽게 약화되지 않고, 북태평양고기압이 수축하거나 동쪽으로 밀려나면 태풍이 한반도로 향하는 길이 열리기 때문이다. 여기에 북쪽의 차고 건조한 공기와 만나면 강한 비구름대가 발달할 수 있다.
실제 제주에는 가을 태풍이 큰 피해를 남긴 사례가 적지 않다. 2022년 9월 태풍 힌남노는 제주를 강타했고, 2016년 10월 태풍 차바는 1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으며 196억3300만원의 재산피해를 냈다.
2007년 태풍 나리는 제주지점 관측 이래 최대 일강수량인 420㎜를 기록하며, 13명이 사망하고 1307억4600만원의 피해를 입혔다. 2003년 태풍 매미는 최대순간풍속 초속 60m를 기록하며 2명이 숨지고 481억4900만원의 피해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