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북 리포트]“하고 싶은 얘기를 책으로 만듭니다”…작은 목소리가 전하는 진심
여름의 끝자락이라고 느껴지는 9월의 어느날, 기자는 보문동에 위치한 웜그레이앤블루 출판사에 방문했다. 2016년도부터 책을 만들기 시작해 햇수로 10년 째 출판일을 하고 있다는 김현경 대표를 만나기 위해서였다.
기자가 본 김 대표에 대한 첫인상은 ‘의외’였다. 책을 만드는 사람에 대한 남모를 편견이 있었던 것인지, 서정적인 느낌보다는 ‘힙’함에 가까운 대표의 모습에 반전 매력을 느꼈다.
그 힙함 속에 묘한 수줍음과 따뜻함을 가진 김 대표는 10년간 어떤 책을 만들어 왔을까? 그녀가 만들어온 웜그레이앤블루에 대해 들어봤다.

김현경 대표는 독립출판계에 몸담은 지난 10년 동안 그녀는 묵묵히 자신이 하고 싶은 얘기들을 책으로 펴냈다. 앞으로도 하고 싶은 얘기가 있는 한 계속해서 책을 펴낼 것이라는 김 대표의 진심은 독립출판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기게 한다.
“어쩌다 보니 출판사 대표가 되어 있었다”는 김 대표의 말처럼, 그의 출판사는 우연에서 비롯됐다. 2016년 펴낸 첫 책 『아무것도 할 수 있는』을 통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담아 세상에 내놓은 결과 예상치 못한 큰 반응을 얻었다. 그 한 권의 책은 그녀를 출판사 대표의 길로 이끌었고, 그렇게 시작된 여정은 어느덧 10년을 넘어섰다.

갑작스럽게 시작했지만, 김 대표가 꾸준히 책을 만들 수 있었던 이유는 명확했다. 하고 싶은 이야기를 세상에 전하고 싶다는 열망이었다. 첫 책은 ‘개인의 우울과 경험’을 담아내며 자신의 목소리를 세상에 전하는 방식이었다. 이후 그는 출판사의 정체성을 ‘작은 목소리를 위한 책’으로 정립했고, 묵묵히 글과 책을 통해 세상과 소통해왔다.
지금의 출판사는 사회가 쉽게 다루지 않는 소수자와 약자의 이야기에 집중한다. 김 대표는 주목받지 못한 다양한 경험과 목소리들을 찾아내며, 그 이야기를 책으로 엮어왔다. 김 대표가 걸어온 길은 ‘크지 않지만 의미 있는 목소리’를 세상의 중심으로 끌어내는 과정이었다. 그렇게 탄생한 책들은, 출판사의 정체성과 방향성을 분명히 보여주는 증거가 됐다.
독립출판의 핵심은 각 출판사만의 고유한 색깔을 유지하는 것이다. 김 대표는 이 원칙을 지키기 위해 작가 선정에 꽤 많은 공을 들인다고 말했다. 그는 투고를 받기보다는 직접 작가를 찾아나서는 방식을 주로 택해왔다. 관심사가 비슷한 작가에게 먼저 제안을 하고, 출판사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책을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다.

최근에는 오픈콜 방식도 도입했다. 오는 10월 두 번째 단행본 오픈콜이 예정되어 있으며, '타인이라는 감각'이라는 주제로 진행된다. 이는 김 대표가 현재 가장 관심을 두고 있는 화두다. 그녀는 이 방식에 대해 꽤 자부심을 보였는데, 지난 결과를 보면 꽤 만족스러운 결과물이 나왔다고 자평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책 출간 외에도 의미를 전할 수 있다면 다양한 방식으로 세상에 목소리를 전하려 하고 있다. 굿즈 제작이 일례다. 책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더라도 의미 있는 메시지를 담은 물건들을 만든다. 출판 일을 시작한 지 10년이 지났지만, 그녀는 그녀의 목표를 위해 여전히 새로운 도전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고 있다.

김 대표는 독립출판을 하면서 올라운드 플레이어가 되어야 했다고 말했다. 혼자서 마케팅부터 세무 계산까지 모든 업무를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프리랜서에 대한 동경이 많지만, 생각보다 쉬운 일은 아니다"라고 말하는 김 대표는 "많은 일정과 잡무를 혼자 감당하면서 출판사 운영이 쉽지 않다"고 어려움을 털어놓았다.
그럼에도 1인 출판을 고수하는 이유는 분명했다. 아직 세상에 하고 싶은 이야기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혼자이기에 외부 간섭 없이 자신만의 색깔로 원하는 이야기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했다.
또한 작가와 함께 작품을 만들어 누군가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물할 수 있다는 점도 큰 자부심이라고 밝혔다. "누구든, 책을 한 권이라도 내는 경험 그 자체가 소중하다"고 말하는 김 대표의 눈빛에서 진심이 느껴졌다.
독립출판계의 미래는 어떨까? 지난 10년을 지켜본 김 대표는 앞으로의 가능성에 대해서도 기대감을 나타냈다. "최근 일본에서도 1인 출판사들이 기성 출판사보다 더 크고 강력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한 김 대표는 우리나라 독립출판사들도 "10년 전보다 훨씬 다양한 형식과 내용이 나오고 있고, 시장의 경계도 점차 흐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금의 흐름이 이어진다면 독립출판계의 더 큰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김 대표가 꿈꾸는 웜그레이앤블루의 미래는 다가오는 단행본 오픈콜에 대한 기대감으로 갈음했다. 올해 그녀의 가장 큰 숙제이자 목표인 만큼, 그 결실이 기대된다.
[최희지 기자/whitepaper.choi@mb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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