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의도 없이 ‘지리산 케이블카’ 설치하려던 경남도, 발목잡혔다

김정훈 기자 2025. 9. 20. 08:0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환경부, “지리산은 영호남 공유하는 곳…영·호남 협의 없이는 안돼” 방침 전달
지리산케이블카반대산청주민대책위원회 등 경남환경단체가 8월 9일 지리산 오도재에서 케이블카 중단 촉구 봉화행동을 벌이고 있다. 녹색전환연대 제공

윤석열 정부에서 경남도가 추진한 경남권 지리산케이블카 설치 사업에 환경부가 ‘영호남 노선 협의가 필요하다’는 기본 방침을 내놓으면서 제동이 걸렸다.

20일 경남도에 따르면 산청군은 지난 5월 29일 ‘지리산케이블카 설치를 위한 국립공원 계획 변경 신청서’를 환경부에 제출했다.

이번 신청은 2023년 6월 산청군이 환경부에 제출한 기존 신청서가 미흡하다는 판단에 따라 산청군이 예산 5억 4000만원을 들여 경제성 분석 등 용역 결과를 보강해 다시 신청한 것이다.

산청군은 지리산 케이블카 설치를 위해 2011년부터 최근까지 5차례 신청했다.

이 사업은 중산리 주차장에 하부정류장을 두고, 유암폭포 인근에 상부정류장을 두고, 중간지주 9개를 설치하는 사업이다. 총길이 4.2km로 예상사업비는 1220억원이다.

2023년 2월 ‘설악산 국립공원 오색 케이블카 설치 사업’이 환경부의 ‘조건부 승인’을 받으면서 전국적으로 케이블카 설치 바람이 불었다.

경남도는 당시 산청군과 함양군이 각각 추진하던 지리산케이블카 설치 사업을 단일 노선으로 확정한 뒤 환경부에 심의를 요청했다.

또 경남도와 산청군 관계자가 지난 6월 환경부를 방문해 해당사업을 설명했으나 환경부는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공원 내 케이블카 난립을 방지하기 위해 영호남의 자율적인 노선 협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리산 산청 케이블카 조감도. 경향신문 자료사진

지리산케이블카 설치는 현재 경남 산청군, 전남 구례군, 전북 남원시 등 3개 지자체가 각각 추진하고 있다. 환경부는 ‘1개 국립공원에 다수의 사업계획 신청 땐 지자체들의 자율조정을 유도한다’는 국립공원위원회의 ‘국립공원 삭도(케이블카) 설치 기본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경남이 신청한 케이블카 사업은 국립공원 삭도 설치 기본 방침에 충족되지 않는다 ”며 “지리산 3개 지자체간 노선 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환경단체의 반발도 이어지고 있다. ‘지리산케이블카반대산청주민대책위원회’는 용역 예산을 들여 케이블카를 재신청한 이승화 산청군수를 지방재정법과 국가재정법 위반 혐의로 산청경찰서에 지난 7월 고발했다.

대책위 관계자는 “산청 노선의 절반과 상부정류장은 대한민국 전체 국토의 1%에 불과한 자연공원보존지구에 위치하는데도 사업을 계속하려 한다”며 “산청군이 거액의 용역비를 들여 다시 사업을 신청한 것은 예산을 낭비한 중복 행정으로 관련 법 위반 행위에 해당한다”라고 말했다.

경남도와 산청군 관계자는 “환경부가 신청 내용을 심의 안건으로 상정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케이블카 설치를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정훈 기자 jhkim@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