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탈·세금징수·마약 유통까지…전세계를 마음대로 주무르던 무소불위의 기업은? [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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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은 해적의 나라였다.
영국도서관의 문서고와 뉴델리 국립문서고 등을 뒤져 다시 쓴 19세기의 드라마는 국가 규모의 기업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를 때 얼마나 많은 비극적 사건이 일어날 수 있는지 알려준다.
창립 420년이 지난 동인도회사 이야기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고 결론을 내리면서 저자는 "서구 제국주의와 기업 자본주의는 같은 시기에 탄생했고, 둘 다 어느 정도는 근대 세계를 낳은 분쟁의 씨앗"이라고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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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통째로 먹었던 기업
영국 동인도회사의 흥망

16세기 말 역사에서 가장 막강한 기업이 탄생했다. 세계 무역의 거의 절반을 지배한 동인도회사를 에드먼드 버크는 ‘상인의 겉모습을 한 국가’라고 표현했을 정도다. 동인도회사는 창립 칙허장에 따라 전쟁을 수행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았고, 1602년 최초 항해에서 포르투갈 선박을 나포했을 때부터 폭력을 사용했다.
1630년대 인도 정착지 주변의 지역을 지배했으며, 1765년 이들은 비단과 향신료를 취급하는 무역회사의 성격을 벗어났다. 250명의 직원은 현지에서 모집한 인도 병사 2만명이라는 군사를 등에 업고 젊은 무굴 황제를 제압한 뒤 자신들이 운영하는 정부를 세웠다. 그리고 사병을 동원해 세금을 징수했다. 공격적인 식민 권력으로 변모한 국제 기업이 된 것이다. 이후 1857년 세포이 항쟁이 일어나기까지 약 100년에 걸쳐 인도 아대륙의 대부분을 시티 오브 런던의 창문 5개 너비 이사회 회의실에서 통치했다.
역사 저술가인 윌리엄 달림플은 방대한 사료를 바탕으로 제국이 된 기업의 흥망성쇠를 파헤친다. 세계 무역과 제조업을 지배하고 동시대 오스만제국의 4배가 넘는 인구를 가졌던 무굴제국이 어떻게 붕괴됐는지를 생생하게 들려준다. 이 회사는 대부분 인도를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주주에게만 책임을 졌고, 그 주주의 이익이 인도 통치의 제1의 기준이었다.

동인도회사는 중국으로 아편을 실어 날라 아편전쟁을 벌였고, 중국산 차를 보스턴 항구로 보냈다. 미국 독립전쟁을 부른 배경에는 아메리카 애국파들이 인도처럼 자신도 동인도회사에 약탈당할까 두려워한 이유가 컸다. 승승장구하던 기업은 벵골의 약탈과 기근으로 세입이 줄어들면서 파산하게 된다. 이들의 체납 청구서가 알려지자 유럽 전역에서 30개 은행이 연쇄 파산했고 무역이 중단됐다.
1773년 세계 최초의 침략적인 다국적 기업은 역사상 최초의 구제금융을 받게 된다. 겨우 버티던 이 회사는 1874년 “지역 철도가 파산할 때보다 덜 요란하게” 조용히 문을 닫았다. 이제 이 상표명은 고급 조미료를 파는 영국의 형제가 소유하고 있다.
영국도서관의 문서고와 뉴델리 국립문서고 등을 뒤져 다시 쓴 19세기의 드라마는 국가 규모의 기업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를 때 얼마나 많은 비극적 사건이 일어날 수 있는지 알려준다. 창립 420년이 지난 동인도회사 이야기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고 결론을 내리면서 저자는 “서구 제국주의와 기업 자본주의는 같은 시기에 탄생했고, 둘 다 어느 정도는 근대 세계를 낳은 분쟁의 씨앗”이라고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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