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왜]이멜다·그레이스·엘레나 그리고 김건희...역사로 본 영부인의 사치와 탐욕

이한주 기자 2025. 9. 2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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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씨에 대한 특검수사가 전방위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핵심은 전 영부인인 김 씨가 윤 전 대통령을 넘는 실세로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특검은 김 여사가 권력을 휘두르며 뇌물을 받아온 것으로 의심하고 있습니다.

실제 과거 남편을 넘어 실세 역할을 했던 영부인들을 보면 하나같이 김 씨처럼 뇌물을 받으며 '사치'와 '탐욕'을 좇아 왔던 공통점이 있습니다.


#부패한 최고 권력자와 젊은 영부인, 그리고 사치



역사상 부패한 많은 권력자는 자신을 돋보이게 하는 '트로피 와이프'를 옆에 둬왔습니다.

성공과 권력을 뽐내기 위해 트로피처럼 젊은 아내를 대중 앞에 과시해 왔던 겁니다.

그런데 이런 '트로피 와이프'들 가운데 몇몇은 권력자이던 남편을 넘어 실권자가 된 경우도 있습니다.

자신의 외모와 매력, 그리고 무엇보다 권력자 남편과의 관계를 활용해 영향력을 행사하다 결국에는 권력의 이동까지 성취해 낸 겁니다.

그리고 이렇게 부패한 남성 권력자로부터 '실권'을 쟁취해 낸 트로피 와이프들은 한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사치'입니다.


#인류 역사상 가장 사치스러운 영부인



현대 역사상 가장 성공한(?) 트로피 와이프이자 영부인은 '사치의 여왕'으로 유명한 필리핀의 이멜다 마르코스입니다.

이멜다는 필리핀의 독재자로 20여년 동안 철권통치를 하며 민주주의를 탄압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와 결혼했습니다.

12살 차이가 나는 두 사람은 이후 1986년 에드사 혁명으로 쫓겨나기 전까지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렀습니다.

남편의 집권 동안 이멜다는 마닐라 주지사와 여러 장관을 역임하며 세금을 빼돌려 역사에 길이 남을 사치를 부렸습니다.

이멜다가 8년 동안 매일 구두를 갈아 신었지만, 하루도 같은 구두를 신은 적이 없다는 것은 잘 알려진 일화입니다.

대통령궁에는 세계 유명 디자이너들이 만든 최고급 의상과 핸드백, 장신구 수천 개가 발견됐고 욕실에는 순금의 세면대가, 침실에는 황금으로 도금한 자신의 동상까지 세워놨습니다.

이멜다가 남편과 함께 집권했던 20년 동안 부정 축재한 돈은 확인된 것만 100억 달러, 우리 돈 13조 8천억 원에 달합니다.

이멜다의 사치와 횡령은 필리핀 경제를 무너뜨릴 정도였지만 겉으로는 남편에게 순종하는 영부인으로 포장했습니다.

[이멜다 마르코스/필리핀 전 영부인]
"(영부인과 대통령의 관계는 동반자로 여겨지던데 어떻게 보십니까?) 음 동반자로까지는 보지는 않습니다. 왜냐면 대통령께서 늘 이끌어주시고 영부인은 대통령이 필요로 할 때 돕고 지지하는 역할이니까요. 대통령이 집을 만든다면 저는 꾸미는 역할을 할 뿐입니다."

이멜다는 부패혐의로 77년형을 선고받았지만 남편에 이어 아들인 봉봉 마르코스 주니어가 필리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여전히 권력의 핵심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짐바브웨의 마녀 '구찌 영부인'



아프리카에도 이멜다 못지않은 사치의 여왕이 있습니다.

최고 권력자의 정부로 시작해 영부인을 거쳐 나중에는 권력독점까지 시도한 '짐바브웨의 마녀' 그레이스 무가베입니다.

명품 쇼핑을 좋아해 '구찌 영부인'로 더 잘 알려진 그레이스는 그 어떤 불륜드라마 여주인공도 따로 오지 못할 탐욕의 여왕이었습니다.

아프리카 최악의 독재자로 자리매김한 로버트 무가베와 41살 차이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10년 가까이 부적절한 관계를 이어갔고 마침내 영부인 자리까지 차지했습니다.

영부인이 된 뒤에는 2019년 무가베가 죽기 직전까지 정부 요직을 두루 맡았고 부통령까지 해임하며 남편에 이어 권력의 정점을 노렸습니다.

집권 내내 매년 수천~수억%의 초인플레이션으로 국민이 고통받았지만 세금으로 궁전 같은 집을 짓고 명품 수집에 집착했습니다.

해마다 수십억 원을 들여 초호화 생일 파티를 즐기는 것은 물론, 욕실 25개가 딸린 3백억짜리 저택의 소유자로도 유명합니다.

돈이 모자라면 야생동물원에서 코끼리와 사자, 기린을 빼내 중국에 팔았습니다.

그사이 짐바브웨는 경제가 파탄 나면서 세계 최빈국으로 전락했고, 실업률이 90%에 달할 정도로 국민들의 삶이 무너졌습니다.


#"국민은 벌레" 외친 영부인



루마니아의 독재자 니콜라에 차우셰스쿠의 부인 엘레나는 영부인을 넘어 남편을 조종한 실세였습니다.

그녀는 남편보다 연상이었지만 서류를 조작해 생일을 3년 늦춰 스스로 트로피 와이프로 자리매김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남편을 공산당 지도자로 만드는 막후 역할을 했고 남편이 권력을 차지하자 본색을 드러내며 스스로 권력 서열 3위인 부총리직을 맡았습니다.

이후에도 정치적으로 남편을 좌지우지하며 "인민들은 마치 벌레와 같다. 아무리 먹여도 만족할 줄 모른다."는 역사에 길이 남을 망언을 남겼습니다.

사치를 금지해 일반 국민은 금반지만 끼어도 체포했지만, 본인은 호화주택에 머물며 디올과 에르메스 핸드백, 모피 코트 수백 벌, 다이아몬드 구두 등 사치품으로 방을 채웠습니다.

초등학교 중퇴의 학력 콤플렉스를 채우기 위해 다른 학자의 성과를 훔쳐 최고 과학자로 행세하며 노벨상을 받으려 로비까지 한 것도 유명한 일화입니다.

결국 온갖 악행에 엘레나는 남편과 함께 총살됐지만 생전은 물론이고 사후에도 남편보다 더한 손가락질을 받고 있습니다.

[엘레나 차우세쿠스/루마니아 전 영부인]
"수치야 수치,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나는 너희들을 어머니로서 대해왔다. 그만둬 팔이 부러질 것 같다고. 빨리 풀어줘"


#'아무것도 아닌 사람?' '아무도 못 오를 자리의 영부인?'



우리나라도 사치품에 대한 애정으로 이름을 알린 영부인이 있습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씨 입니다.

김 씨는 자신을 스스로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라고 했습니다.

[김건희/전 영부인]
"국민 여러분께 저같이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심려를 끼쳐서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수사 잘 받고 나오겠습니다."

하지만 김 씨가 받은 사치품 의혹 리스트에는 명품백은 물론 다이아몬드 목걸이에 이어 금거북이와 유명 화가의 그림이 추가됐습니다.

모두 김 씨가 윤석열 전 대통령을 넘어선 비선실세 역할을 했을 거라는 의혹을 가리키는 물증입니다.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아닌 '아무도 못 오를 자리에 오른 사람'에게 쏟아진 청탁과 뇌물일 겁니다.

앞서 살펴본 인물들 모두 김 씨처럼 남편의 트로피 와이프 역할에만 충실하겠다는 마음으로 영부인 자리에 올랐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그 자리에 올라 탐욕과 사치를 위해 휘두른 전횡은 각각의 나라를 망국으로 이끌었습니다.

권력자인 아내가 스스로 권력자가 되려 한 뒤 필리핀과 짐바브웨, 그리고 루마니아 국민이 흘린 피눈물을 잊어선 안 됩니다.

재물을 탐한 김 씨의 말로가 다른 영부인과 어떤 차이가 있을지 우리 국민이 눈을 부릅뜨고 지켜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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