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일의 산림치유 일지] AI 시대, 새로운 밥상머리 교육

김상진 기자 2025. 9. 2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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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도 밥상머리교육이 있는 것 같다.

미국 전설의 가치투자자 워런 버핏과 함께, 버크셔 헤서웨이를 이끈 찰리 멍거는 자신의 투자 철학이 부모와 지역공동체의 밥상머리교육에서 비롯되었다고 말한다.

AI 시대에도 밥상머리교육은 당연히 있어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AI 시대에 우리가 지켜야 할 진정한 밥상머리교육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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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소음·잡음 걷어내고
새·물·바람소리 곁들인 한끼
서로의 진심 알 수 있게 된다
김태일 Story 산림치유연구소 소장 / 산림치유지도사

미국에서도 밥상머리교육이 있는 것 같다. 미국 전설의 가치투자자 워런 버핏과 함께, 버크셔 헤서웨이를 이끈 찰리 멍거는 자신의 투자 철학이 부모와 지역공동체의 밥상머리교육에서 비롯되었다고 말한다. 그는 자서전 『가난한 찰리의 연감』에서 자신의 할아버지를 통해, 동업자 워런 버핏의 할아버지 식료품가게에서의 아르바이트 경험에서 엄격한 원칙과 삶의 철학을 배웠다고 한다. 아버지는 삶에서 올바른 '교훈담'과 잘못된 '추락담'을 이야기를 통해 체화하도록 했으며, 독서를 하도록 가르쳤다고 고백했다.

밥상머리교육의 뿌리는 누가 뭐래도 우리나라다. 적어도 필자 세대까지는 모두가 밥상머리교육을 철저하게 받으며 자랐다. 그 가르침을 제대로 지키지 않을 때는 '버릇없는 놈'으로 따끔한 소리를 듣거나 회초리를 맞아야 했다. 그만큼 밥상머리에서 오가는 가르침은 훈육의 중요한 부분이었다.

최근 모임에서는 가장 기억나는 밥상머리교육을 하나씩 얘기했다. 모두가 쓴 미소를 지으며 지난날을 회상했다. "어른이 수저를 들기 전에 들지 마라", "밥상 앞에서 말하지 마라", "흘리지 마라, 흘린 건 주워 먹어라", "소리 내지 마라, 다리 떨지 마라" 등이 등장했다. 우리 윗세대의 밥상머리교육을 폄훼하는 건 아니지만, 그 내용은 너무나 아쉬움이 많다. 대부분은 '**하지 마라'와 같은 일방적인 지시와 가르침이었다. 부모 자식이나 할아버지와 손자가 서로 생각을 나누고 소통하며 공감하는 삶을 나누는 얘기는 거의 없었다. 물론 우리의 밥상머리교육에는 '사이좋게 지내라', '어른께 인사해라'와 같이 효의 실천이나 이웃과 함께 살아가면서 지녀야 할 예절 같은 긍정적인 요소도 있었다.

올해 추석은 어느 해보다 긴 연휴가 기다리고 있다. 며칠 전 아이들과 숲을 산책하면서 추석 이야기를 했다. 아이들도 명절증후군을 앓고 있다고 뜻밖의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그 이유를 친가와 외가에서 각각 하나씩 꼽았다. 가족 모두 여행을 가서 추석을 보내는 친가는 숙소에 그들 만의 쉴 공간이 없는 것을, 외가는 서울에서 내려오는 어린 사촌과 해마다 똑같은 놀이를 반복하고 있어 너무 지겹다고 하소연했다. 물론 아이들의 명절에 관한 속마음을 듣기 위해 그들의 마음을 풀어헤치는 이야기를 나눈 덕분이다. 큰아이에게는 좋아하는 아이돌그룹 '스트레이 키즈'가 미국에서 앨범 100만 장을 판매한 것을 축하하는 덕담을 건넸고, 작은아이에게는 절친의 안부와 근황을 묻는 등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고서 얻었다.

AI 시대에도 밥상머리교육은 당연히 있어야 한다. 다만 일방적인 훈육이 되어서는 안 된다. 그것은 소통이고 공감이어야 한다. 윗세대가 아랫세대를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아랫세대를 통해 새로운 사고와 흐름을 배우면서 먼저 그들의 언어와 트렌드를 읽으려는 자세도 필요하다. 동시에 윗세대는 살아온 경험과 삶의 이야기를 들려줘야 한다. "해라", "하지 마라"가 아니라 아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전해야 한다. 가능하다면 그들의 언어로 들려줘야 한다.

이 새로운 밥상머리교육의 장은 숲에서 찾을 수 있다. 숲속에서 새소리, 물소리, 바람소리를 들으며 나누는 대화는 도시의 소음과 잡음을 걷어내고 서로를 진심으로 이해하게 한다. 밥상머리교육이 전통에서 비롯되었다면, 오늘날의 밥상머리교육은 숲과 같은 열린 공간에서 세대 간의 소통과 공감을 이어가는 새로운 방식으로 자리잡아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AI 시대에 우리가 지켜야 할 진정한 밥상머리교육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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