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인 당원 11만명' 고심 깊어진 국민의힘
김건희 특검 ‘통일교인 당원’ 명부 확보
![장동혁 대표(가운데)를 비롯한 국민의힘 의원들이 19일 국회 의원총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정치 공작 중단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9/20/joongangsunday/20250920023040356otzk.jpg)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의 국민의힘 당원 명부 압수수색 파장의 불똥이 이리저리 튀고 있다. 국민의힘 당원 500만 명 명부와 통일교 교인 120만 명을 비교해 이름과 생년월일이 일치하는 약 11만 명을 추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앞서 특검은 18일 서울 여의도의 국민의힘 당원 데이터베이스(DB) 관리 업체를 압수수색했다. 특검 측은 이들이 2023년 3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개입하려 했다고 보고 있다.
당원 명부 강제 수사나 특정 종교의 조직적 정치 개입 의혹 모두 초유의 사태인 만큼 여야는 극명하게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국민의힘은 ‘위법 수색’이라고 성토하며 대여 장외 투쟁의 고삐를 당겼다. 장동혁 대표는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특검 압수수색은 위법하다고 확신한다. 특검을 고발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정당 해산’까지 거론하며 국민의힘을 향해 공세를 폈다. 정청래 대표는 같은 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이 통일교와 연루됐다는 게 밝혀지면 10번, 100번 정당 해산을 피하지 못할 것”이라며 “명백히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되는 행위이기 때문”이라고 공격했다.
정치권에선 “말로만 듣던 특정 종교의 정치 개입이 사실로 드러난 것이냐”며 당혹스러워하는 가운데, 추가 파장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종교 단체나 특정 집단이 정치에 결탁하는 순간 의회민주주의, 정당민주주의가 무너진다”며 “거래를 통해 교인들을 가입시킨 거라면 정교를 분리한 헌법에도 위배되고 종교 간 대립이 본격화되는 만큼 국민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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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혁 “위법수색 특검 고발” 정청래 “100번 정당 해산감”
특검 측은 2023년 3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통일교 교인들이 국민의힘 당원으로 집단 가입해 친윤계 핵심 권성동 의원을 대표로 만들려 했다고 보고 있다. 다만 권 의원은 당시 전당대회에 출마하지 않았고, 김기현 의원이 대표로 선출됐다.

국민의힘 측은 설령 통일교의 집단 가입이 사실이더라도 전당대회 개입은 비약이라는 입장이다. 당 관계자는 “이들 중 표를 행사할 수 있는 책임당원(일정 기간 당비를 낸 당원) 수가 얼마나 되는지, 전당대회에 실제로 표를 행사한 이들이 얼마인지 확실치 않은 상황에서 통일교 개입을 주장하는 건 어불성설”이라며 “11만 명이라는 숫자도 단순 추출일 뿐 동일인이 맞는지 검증한 수치가 아니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하지만 내부적으론 당혹해했다. 한 중진 의원은 “수사 기관에 내 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는 공포가 퍼지면 향후 보수 지지층이 국민의힘 당원에 신규 가입하겠나”라고 토로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선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거 때 지지층 결집을 어렵게 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국민의힘 신뢰도 추락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다. 계엄·탄핵으로 타격받은 데다 이젠 통일교 문제까지 얽혔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청한 당 관계자는 “논란 있는 당원들이 있을 수 있다는 게 드러난 것”이라며 “자체적으로 정리해, 당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다만, 정치권에선 “종교를 포함, 특정 집단이 작정하고 당원이 되려 한다면 막을 도리는 없다”는 얘기도 나온다. 당원가입신청서를 내면 되는 방식이어서다. 전국 선거를 앞두고 한 해 수십만 명씩 늘기도 한다. 당내 선거에 투표권을 행사하는 권리당원(민주당)과 책임당원(국민의힘)도 3∼6개월 동안 월 1000원의 당비를 납부하면 주어져 서구에 비해 문턱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유성운·손국희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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