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한구도 빈손 귀국…“한국과 일본 다르다 최대한 설득”
미국과 관세 협상이 좀처럼 교착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협상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한국의 대미(對美) 수출 기업의 어려움도 커지고 있다.
15일부터 나흘간 방미 일정을 마치고 19일 돌아온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기자들과 만나 “(미국 측에) 일본과 한국은 다르다는 부분을 최대한 설명했다”고 밝혔다.
한·미 양국은 상호관세와 자동차 품목 관세를 기존 25%에서 15%로 각각 내리고, 한국이 3500억 달러(약 486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를 하는 내용으로 지난 7월 말 무역 협상을 타결했다. 하지만 투자 구조에 대한 이견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은 한국에 일본과 비슷한 방식의 지분 투자를 요구하고 있는데, 보증 방식을 활용해 부담을 줄이려는 한국과 좀처럼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지난 12일에는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이 한국에 “협정을 수용하거나 관세를 내야 한다”고 말하면서 압박 수위를 높였다. 이재명 대통령도 최근 공개된 미 타임지와 인터뷰에서 3500억 달러 규모 대미 투자펀드와 관련해 “미국의 요구가 너무 엄격했다”며 “만약 내가 거기에 동의했다면 탄핵당했을 것”이라고 말하는 등 강하게 맞서고 있다.
정부는 미국이 요구하는 3500억 달러의 대부분을 현금으로 투자하면 외환시장에 어려움이 닥칠 수 있다는 우려를 미국 측에 전달하고 있다. 이를 완화할 무제한 통화스와프 체결 등에 대한 논의도 함께 진행 중이다. 이날 여한구 본부장은 “일본과 한국은 다르다는 부분을 여러 가지 객관적 자료와 분석을 제시하고 최대한 설득하고 있다”고 말했다.

철강은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첫 관세 부과 품목이다. 지난 3월 미국은 수입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25%의 품목 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6월부터는 관세율을 두 배인 50%로 인상해 장벽을 크게 높였다. 이에 올해 8월까지 대미 철강 수출은 25억2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8% 감소하는 등 철강업계는 직격탄을 맞았다.
◆“일본 투자금 미 제조업 재건에 쓸 듯”=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본과의 무역 협상을 통해 확보한 5500억 달러(약 767조 9100억 원) 규모의 투자 기금을 활용해 미국 제조업 부문을 재건하는 대규모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8일 보도했다. WSJ은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가 일본의 대미 투자금을 반도체, 의약품, 핵심 광물, 에너지, 조선, 양자컴퓨팅 등 전략 산업의 공장 및 인프라 건설에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투자 우선순위를 정하고, 연방정부 소유 토지와 수역을 기업에 장기 임대로 제공해 공장 건설을 촉진할 예정이다.
세종=김원 기자, 한지혜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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