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줄이고 기업대출 늘린다…정부, 은행 자본 규제 대폭 손질
![이억원 금융위원장(오른쪽 둘째)이 19일 생산적 금융 대전환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9/20/joongangsunday/20250920014640609qnjt.jpg)
은행은 국제결제은행(BIS)이 정한 자기자본비율을 준수해야 한다. 자기자본비율은 은행의 위험가중자산 대비 자기자본비율로 산출한다. 이때 위험가중자산은 은행이 가진 대출·채권·주식·펀드 등 자산을 위험도에 따라 가중치를 둬서 재산정한 것이다. 예를 들어 위험도가 높은 주식은 반영 비중을 높이고 안전한 담보 대출 등은 비율을 낮게 잡는 방식이다. BIS 비율을 준수해야 하는 은행은 이런 자본 규제 때문에 안전한 주담대를 더 취급하고, 위험한 기업대출을 꺼릴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은행권 자본이 부동산 시장에만 과도하게 흘러간다는 지적이 있었다.
금융당국은 은행이 기업대출 같은 생산적 분야에 좀 더 자본을 쓸 수 있게 위험가중자산의 평가 방식을 개선하기로 했다. 우선 주담대 위험가중치 하한을 현행 15%에서 20%(해당 자산의 20%에 해당하는 금액을 위험가중자산으로 계산)로 높인다. 다만 금융사의 급격한 부담을 막기 위해 신규 대출 분부터 바뀐 규정을 적용한다. 반면 주식의 위험가중치는 현행 400%에서 250%로 크게 낮춘다. BIS 기준에서 주식의 위험가중치는 원래 250%가 원칙이었다. 하지만 국내 규정은 이보다 보수적 기준을 적용했었는데, 이번에 BIS 기준에 맞춰 낮추기로 했다. 대신 단기매매 목적으로 3년 이내 매도하는 비상장주식이나 가격 변동성이 큰 벤처 주식은 기존처럼 위험가중치를 400%로 적용한다.
주식을 기초 자산으로 한 펀드에도 이런 주식의 위험가중치 변화(400→250%)를 그대로 적용한다. 더 나아가 ‘위험가중치 100% 특례’를 받는 펀드 요건을 명확히 하기 위한 가이드라인도 만들기로 했다. 현재 정부 지원을 받는 정책 펀드는 위험가중치를 100%로 낮추는 특례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해당 특례를 적용받으려면 펀드별로 사전 심사를 거쳐야 했다. 앞으로는 미리 정해진 가이드라인에 맞으면 특례를 바로 적용한다. 금융당국은 이런 자본 규제 개선을 위해 내년 1분기 중으로 관련 시행세칙을 개정하기로 했다.
금융위 자체 계산에 따르면 자본 규제 개선으로 국내은행의 BIS 총자본비율은 약 0.24%포인트 상승한다. 현재는 15.95%(올 6월 말 기준)다. 이번 대책으로 BIS 비율이 올라가면 은행이 추가로 쓸 수 있는 자본이 약 31조6000억원 더 생긴다. 기업대출 위험가중치가 평균 43%임을 고려하면, 늘어난 자본 여력을 모두 기업대출으로 돌리면 약 73조5000억원까지 관련 대출이 늘어날 수 있다.
보험업권 자본 규제 개선도 추진한다. 보수적인 위험 측정 방식을 수정하고, 자산·부채 현금흐름 매칭을 조정해 국채 대비 수익률이 높은 자산에 투자를 늘리는 방식이다. 다만 구체적인 방안은 10월 중 나온다.
김남준 기자 kim.namju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SUN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