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들 “한가위만 같아라? 올해는 이 말이 두려워요”

22일부터 국민 90%에게 2차 민생회복 소비 쿠폰(10만원)이 지급되면서, 소비 쿠폰 사용처에서 제외된 대형 마트가 또다시 비상이 걸렸다. 1차 소비 쿠폰을 받은 소비자들이 동네 마트와 편의점으로 발길을 돌리면서 이미 타격을 입었는데, 2차 쿠폰 지급 시기가 하필 대형 마트의 최대 대목인 추석 선물 시즌과 맞물린 탓이다. 반면 소비 쿠폰 덕에 매출 상승 효과를 톡톡히 본 편의점 업계는 대형 마트와 백화점이 주도하던 추석 선물 시장을 겨냥한 대대적인 할인·특가 행사를 벌이고 있다.

◇소비 쿠폰에 직격탄 맞은 대형 마트
지난달 국내 주요 대형 마트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10%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월 22일부터 지급된 1차 소비 쿠폰의 여파로 풀이된다. 앞서 7월에도 23개 주요 유통 업체의 전체 매출이 1년 전보다 9.1% 증가한 가운데, 유독 대형 마트만 매출이 2.4%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구매 건수(-2.2%)와 구매 단가(-0.2%)가 모두 줄었다. 소비 쿠폰을 받자마자 대형 마트가 아닌 곳에서 사용한 소비자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1차 소비 쿠폰이 지급된 첫 주에 편의점 CU의 매출은 전년 대비 9% 증가했다고 한다. 대형 마트들은 소비 쿠폰 지급에 따른 매출 감소를 예상하고, 다양한 할인 행사를 벌이며 방어에 나섰지만 실적 악화를 막을 수 없었다.
실제 행정안전부가 1차 소비 쿠폰 사용처(14일 기준)를 분석한 결과 동네 마트, 식료품 가게에서 전체 사용액의 15.9%가 쓰였다. 편의점에서도 5039억원(9.5%)어치 소비 쿠폰이 사용됐다. GS25의 경우, 1차 소비 쿠폰이 지급된 7월 22일부터 한 달 동안 수산·축산 상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으로 늘었다고 했다. 편의점의 주력 상품이라고 보기 어려운 계란과 국산 과일도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50% 넘게 증가했다.
추석 선물 구입 시기에 2차 소비 쿠폰이 지급되면서 대형 마트 업계는 1차 소비 쿠폰 때보다 매출 타격이 더 커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대형 마트들로선 추석 대목은 하반기 실적을 좌우할 만큼 중요한 시즌이다. 매출을 최대한 끌어올려야 하지만 소비자들이 소비 쿠폰 사용처에서 빠진 대형 마트를 외면할 경우 지난 추석에 비해 매출이 부진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뜨거워진 추석 선물 시장 경쟁
소비 쿠폰 사용처에 포함된 편의점 업계는 2차 소비 쿠폰 지급을 계기로 추석 대목 수요를 집중 공략할 준비를 하고 있다. 대형 마트로선 부담이다. 편의점 업계는 올해 1,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0.4%, 0.5% 감소했다. 국내 편의점 역사상 첫 역성장이었다. 성장세에 제동이 걸린 편의점 업계로선 소비 쿠폰 효과가 더욱 절실한 상황인 셈이다.
대형 마트와 편의점 간 공방전 덕분에 올 추석 선물 시장 경쟁은 유례없이 치열하다. 대형 마트 3사는 지난달 중순부터 추석 선물 세트 사전 예약에 돌입했고, 대규모 할인 행사 등으로 방어에 나설 계획이다. 이마트는 암소 한우, 옥돔, 은갈치 등을 산지에서 바로 배송하는 ‘산지 직송 선물 세트’를 예년 추석보다 2배로 늘렸다. 롯데마트는 800여 종의 선물 세트 가운데 40% 이상을 5만원 미만 실속 세트로 구성했다. 한 대형 마트 관계자는 “2차 소비 쿠폰이 지급되는 시점에 맞춰 역대 최대 규모의 할인 행사를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편의점들도 물량전을 시작했다. GS25는 추석 선물 세트 650여 종을 내놓고 ‘추석 선물도 편의점에서’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2차 소비 쿠폰이 10만원이라는 점을 고려해 3만~10만원대 선물 세트가 중심이다. 대형 마트처럼 정육, 주류 세트도 선보였다. CU는 몽탄, 우텐더 같은 전국 맛집과 손잡고 우대갈비 세트, 한우 세트 등을 내놨다. 저렴한 제품을 넘어 차별화된 상품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전략이다.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도 각각 550여 종, 238종의 선물 세트를 선보이며 추석 선물 수요를 공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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