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밖에 몰랐던 투수, 낭만을 던지고 떠난다
“올 시즌 끝나고 은퇴하겠다”
“이런 기회를 얻은 사람은 많지 않아요. 그 자체로도 충분히 감사합니다.”

클레이튼 커쇼(37·미국)가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다. 18년간 한 팀만을 위해 던진 메이저리그(MLB) 대표 좌완 투수 커쇼는 19일(한국 시각) 미국 LA 다저스타디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즌 초부터 올해가 마지막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굳이 말을 꺼내지 않았었다”며 “건강하게 시즌을 마치는 올해가 은퇴할 적기”라고 했다. 그의 목소리는 먹먹했고, 몇 차례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커쇼는 2006년 신인 드래프트 전체 7순위로 다저스의 지명을 받았다. 2008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이후 한 번도 다저스를 떠나지 않은 ‘원 클럽맨’이다. 사이영상 3회(2011·2013·2014), 내셔널리그 MVP(2014)를 차지했고, 11차례 올스타에 선정됐다. 2020·2024년에는 월드시리즈 우승의 기쁨도 누렸다. 18시즌 452경기에서 2844와 3분의 1이닝을 던져 222승(96패), 평균자책점 2.54, 탈삼진 3039개를 기록 중이다. 마크 월터 다저스 구단주는 “커쇼의 커리어는 전설로 남을 것이고 명예의 전당 입성은 기정사실”이라고 했다.

그는 2021년 팔꿈치 부상, 2023년 어깨 수술, 지난 시즌엔 발가락과 무릎 수술 등으로 경기 출전이 뜸했다. 자연스럽게 은퇴 전망이 나왔지만, 커쇼는 “부상에 굴복해 야구장을 떠나는 모습은 보여주고 싶지 않다”며 마운드로 돌아왔다. 팀과 1년 계약(연봉 750만달러)을 맺은 그는 올 시즌 10승(2패)을 거두며 에이스 야마모토 요시노부(11승 8패)에 이어 팀 내 다승 2위다.
커쇼는 팀을 위한 헌신 때문에 더욱 사랑받는 선수였다. 미 스포츠 매체 디애슬레틱은 “자신이 선발 등판한 모든 경기를 끝내기를 바랐고, 포스트 시즌 땐 휴식 기간이 짧아도 등판을 기대했던 투수”라며 “이런 투수는 커쇼가 마지막일 것”이라고 전했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책임감이 남다른 커쇼 덕분에 내가 더 나은 감독이 될 수 있었다”고 했고, 다저스 동료였던 알렉스 우드는 “포스트 시즌 때 팀을 위해 누구보다 많은 부담을 떠안은 선수”라고 했다.
그는 MLB 선수에게 주는 선행상(로베르토 클레멘테상·브랜치 리키상 등)을 두 차례 받았다. 고교 시절 만난 부인 앨런과 2010년 신혼여행 대신 잠비아로 봉사 활동을 떠나 고아원을 세우고 매년 찾아갔다. 곧 다섯째 아이를 얻는 커쇼는 “육아 때문에 은퇴해도 심심할 틈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커쇼는 20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정규 시즌 마지막 투구를 펼친다. 포스트 시즌에 추가 등판할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 포스트 시즌에선 13승 13패 평균자책점 4.49로 고전했던 그가 ‘라스트 댄스’를 선보일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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