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학교 교장된 김지운 감독 “내가 길에서 배운 것 청년 감독들에 전수해”

이민경 기자 2025. 9. 19.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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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 '악마를 보았다'(2010) 등을 연출한 김지운 감독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아시아 청년 감독들을 멘토링해 그 결과물로 단편영화 8선을 선보이는 영화학교의 교장이 됐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영화를 만들 것이라고 밝힌 김 감독은 그 원동력으로 "초 내향인이 가진 찌질하고 비루한 마음의 복수심"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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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아시아영화학교(BAFA) 교장으로 부임
꿈과 희망 안고 도착한 후배들 보며 열정 얻어
부산국제영화제의 부산아시아영화학교(BAFA) 교장을 맡은 김지운 감독을 19일 오후 영화의전당 인근 동서대학교의 한 강의실에서 만났다. 이민경 기자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 ‘악마를 보았다’(2010) 등을 연출한 김지운 감독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아시아 청년 감독들을 멘토링해 그 결과물로 단편영화 8선을 선보이는 영화학교의 교장이 됐다. 총 24명, 8팀으로 이뤄진 학생들은 지난 18일까지 총 나흘간 촬영을 진행, 19일부터 후편집 과정에 들어갔다. 결과물은 오는 25일 상영될 예정이다.

19일 오후 부산 영화의전당 인근 동서대학교 강의실에서 부산아시아영화학교(BAFA) 교장(Dean)으로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는 김지운 감독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김 감독은 선글라스를 안경으로 바꿔 쓰며 “건방지게 보일 수 있으니 선글라스를 벗겠다. 낮은 자세로 인터뷰에 임하겠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아울러 처음 BAFA 교장을 맡은 김 감독은 제안을 받았을 때의 가벼운 마음과 달리 일정이 시작하고 나서는 무거운 책임감을 갖게 됐다고 털어놨다. 김 감독은 “1차적으로 학생들을 맡고 있는 두 멘토가 있어서 저는 그저 전반적인 흐름만 보면 될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현장에 와보니 꿈을 가지고 첫발을 내딛는 청년들에 에너지에 저절로 진지하게 변하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화학교 출신도, 유학파 출신도, 현장 출신도 아닌, 그저 길거리에서 영화를 배운 저의 초년병 시절이 생각났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지운 감독이 “낮은 자세로 언론 앞에 임하겠다”며 쓰고 온 선글라스를 벗고 안경을 꺼내어 썼다. 이민경 기자

학생들을 직접 멘토링하면서 새삼 영화감독이 가져야 하는 두가지 덕목의 밸런스를 돌아봤다고도 밝혔다.

“어떤 학생은 한 샷만 봐도, ‘아 이 친구는 영화의 화면을 담을 줄 아는군’ 싶어요. 하지만 다른 사람과 협력하면서 소통하는데는 재주가 없다는 아쉬운 점도 눈에 띄고요. 반면 어떤 학생은 아직 화면의 밀도는 부족한데, 배우와 스탭들을 아우르면서 같이 만들려고 하는 점이 보이고요. 다들 재능과 결핍된 요소가 제각각이에요. 학생들에게 둘 다 중요하다고 얘기해주고 있습니다.”

김 감독은 스스로를 엘리트 코스를 밟지 않은 감독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무수히 많은 영화를 보면서 독학을 했고, 또 영화를 만들면서도 영화를 배웠다”며 “내가 통과해온 나만의 길이 있으니, 학생들이 다른 선생님에게서는 얻지 못하는 걸 접할 수 있을거라고 봤다”고 말했다.

한국영화계에 눈길이 가는 신진 감독이 보이지 않는다는 문제의식에 대해서는 “전반적인 분위기와 시스템의 문제이지, 단지 능력있는 개인이 없다고 간단히 말할 문제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여느 실험적인 작품들, 개성있는 작품에 투자할 환경이 조성되어야 이런데서 천재, 거장이 나올 수 있는건데 지금은 기획도 투자도 모든게 보수적으로 변했어요. 실험을 할 수가 없는 토양이죠. 사실 한국영화가 가장 부흥했던 시기인 김대중 정부 때는 문화영역에 지원이 아주 풍부했었습니다. 제반 여건이 좀 다함께 이뤄져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당장 김 감독부터 한국영화보다는 미국 또는 유럽의 프로덕션과의 일거리가 훨씬 더 많이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제작사의 제작 편수가 정말 없다”며 “베트남, 인도네시아는 나라도 그렇고 영화계도 굉장히 젊고 역동적이더라. 영화 신진국가들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 보면서 해답을 얻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작업중인 김 감독의 두번째 글로벌 프로젝트 ‘더 홀’에 대해선 “미국 영화인데 한국 배우가 많이 나오고, 대사의 80%가 영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사실 미국이 이렇게 한국과 협업하는데는 다 속사정이 있더라. 파업 이후로 인건비가 많이 올라서 해외와 합작하는게 그들에게도 유리해졌다”고 전했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영화를 만들 것이라고 밝힌 김 감독은 그 원동력으로 “초 내향인이 가진 찌질하고 비루한 마음의 복수심”을 소개했다.

“이게 또 무기가 돼요. 세상 살다보면 억울한 일이 많잖아요. 이걸 집에 가져가서 어떻게 통쾌하게 복수할까, 고민하는 거예요. 이게 좋은 스토리 텔링으로 거듭날 때가 많습니다.(웃음)”

이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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