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날 국회로 간 경찰 기동대장 “군인들 보고 ‘내란이다’ 생각…체포하고 싶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내란 혐의 재판에 10회 연속 불출석했다. 윤 전 대통령 없이 열린 재판에는 국회에 투입됐던 경찰 간부가 증인으로 나와 “(계엄날 국회 상황을 보고) 내란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안귀령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에게 총부리를 잡혔던 계엄군은 시민과 대치 상황이 계속되자 혼란스러웠다고 증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은 19일 내란 우두머리 혐의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재판을 열었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도 출석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교도소 측에서 인치가 불가능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며 궐석 재판을 진행했다.
이날 법정에는 계엄 당일 ‘빨리 국회로 가라’는 지시를 받고 출동한 백현석 서울 강남경찰서장(당시 서울경찰청 제4기동대장)이 증인으로 나왔다. 백 서장은 당시 국회 담벼락 부근에만 머물렀고, 내부에서 계엄군과 시민이 대치하는 상황은 휴대전화로 봤다고 한다.
그는 ‘국회 내부의 상황을 보고 어떤 생각이 들었냐’는 검사의 질문에 “들었던 생각은…내란이다”라고 답했다. 이후 답변을 망설이던 백 서장은 “뻔하지 않습니까? 군인들이 왜 거길(국회) 가겠습니까? 계엄 해제를 못하게 갔을 거고, 내란이라는 생각이 들었을 때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이 들었습니다”라고 했다.
이어 검사 측이 ‘증인이 머릿속에 떠올린 대책이 있었냐’고 묻자 “거기 있던 군인들을 체포하고 싶었다”면서 “저 혼자 체포한다고 될 리도 없고, 이후 상황은 영등포서와 협조도 돼야 해서 속으로만 생각했다”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 측 송진호 변호사는 “증인 의견을 물어보는 건 신문이 아니다”라고 반발했다.

이날 재판에서는 국회 유리창을 깨고 경내로 진입한 특수전사령부 707특수임무단 이모 상사에 대한 비공개 증인신문도 진행됐다. 이 상사는 국회에서 안 대변인에게 총구를 잡혀 실랑이를 벌였는데 이 모습이 SNS에 확산하면서 화제가 됐다.
그는 국회로 출동할 당시 “국회의사당이 종북세력에 의해 점거됐다”는 생각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국회 직원과 시민들을 마주하자 어떤 기준으로 ‘적대세력’을 구분해야 할지 몰라 혼란스러웠다고 말했다. 이 상사는 “욕이라든가, 위협적으로 하는 분들이 많아서 (국회 안을) 삥삥 돌았다”면서 “혼란이 많이 왔다. 이 사람들은 도대체 누구길래 소리치고, 욕하고, 물병 던지는 행동을 할까. 이 상황이 도대체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가. 이게 저희가 가진 생각이었다”고 했다.
이 상사는 김현태 707특임단장으로부터 ‘유리창을 깨고 국회로 들어가라’는 지시를 받았고, 이후엔 ‘차단기를 찾아서 내리라’는 말도 들었다고 증언했다. 그는 “유리창을 깨기 전에 ‘진짜로 깨냐’고 김 단장에게 두 번 더 물었다”며 “깨라”는 지시를 받아 총으로 유리창을 부쉈다고 했다.
증언에 따르면 국회 내부를 떠돌던 이 상사는 지난해 12월4일 새벽 1시쯤 김 단장으로부터 “차단기를 찾아봐라. 차단기를 내릴 수 없겠냐”는 지시를 받았다. 이때도 이 상사는 “진짜 내리냐”고 재차 물었지만, 김 단장이 ‘내리라’고 답해 국회 내부의 전기를 차단하기 위해 지하에 있는 분전함의 차단기를 직접 내렸다고 증언했다.
최혜린 기자 cher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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