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국빈방한 추진 … 李 실용외교 시험대
習 11년 만에 방한 가능성
서울서 한중정상회담할 듯
李대통령 22~26일 방미
유엔서 트럼프 안만날듯
한미관세협상 교착 지속

한중 양국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국빈 방한을 추진 중이다. 다음달 말 시 주석의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참석이 사실상 확정된 상황에서 시 주석 방한의 격을 높여 한중 관계를 강화하는 계기로 삼겠다는 포석이다. 이에 따라 APEC 기간에 한미 정상회담에 이어 한중 정상회담까지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정부는 한미 동맹을 핵심으로 하면서도 중국과의 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가는 것을 외교정책의 기본 방침이라고 밝혀왔지만, 출범 후 100여 일 동안 미국과의 관계 설정에 주력하면서 대중 외교 관련 움직임은 제한적이었다. 이에 따라 이번 APEC을 계기로 시 주석의 국빈방문이 성사되면 이 대통령의 실용외교가 본궤도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19일 브리핑에서 "(경주 APEC 정상회의에) 시 주석이 방한할 가능성이 열려 있고, 방한한다면 (이 대통령과) 양자회담도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APEC은 여러 국가의 정상이 모이는 다자 협의체인데, 정부가 이에 그치지 않고 중국과 별도로 양자 정상회담을 추진하고 있다는 의미다. 외교부 관계자는 "전례에 비춰볼 때 시 주석의 방한 형식은 국빈방문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시 주석의 이번 방한은 박근혜 정부 때인 2014년 이후 11년 만이다. 당시에도 국빈방문이었다. 이후 문재인 전 대통령이 2017년과 2019년 두 차례 방중했지만, 사드(THAD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로 한중 관계가 악화되면서 시 주석은 답방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대통령실과 정부는 이 대통령과 시 주석 간 양자 정상회담 및 친교 일정과 장소를 고민 중이다. 국빈방문의 격을 갖추기 위해선 외교 관련 인프라스트럭처가 갖춰진 서울이 보다 적절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APEC 종료 후 이 대통령과 시 주석이 서울로 이동해 양 정상 간 외교 일정을 소화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시 주석의 국빈방문이 성사된다면 지난 윤석열 정부 때 악화된 한중 관계가 복원되는 의미가 있다. 윤석열 정부는 가치 외교를 앞세워 미국과의 동맹 강화를 중심에 뒀고, 미·중 전략 경쟁 국면에서 때때로 중국을 자극하는 모습을 보였다. 윤 전 대통령이 중국인 간첩 사건을 직접 언급하거나, 중국산 태양광 시설을 비판하자 중국 정부가 즉각 반발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한중 관계가 추가로 악화되는 것을 막고 상황 관리가 절실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주재우 경희대 교수는 "한중 관계는 최근 몇 년 사이에 굉장히 경직돼 있었다"며 "이번 회담은 양국 관계를 개선하는 물꼬를 틀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황재호 한국외대 교수도 "한중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이 합의한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재확인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양 정상의 합의가 있어야 한중 간 관련 논의들이 재가동되고 속도가 붙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일단 양국 외교당국은 시 주석의 국빈방문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지난 17일 베이징에서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과 회담하면서 이재명 정부의 한반도 비핵화 목표를 소개하고 북한의 대화 복귀를 위한 중국의 동참을 요청했다. 왕 부장은 중국이 한반도 평화를 위해 건설적 역할을 지속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지만 명시적인 한반도 비핵화는 언급하지 않았다. 두 정상이 만나면 과거 6자 회담 같은 형태의 대화체가 필요하다는 논의가 오갈 수 있다.
다만 주 교수는 "한반도 비핵화 문제는 중국이 사실상 포기한 상황이고, 중국이 이번 회담에서 '미국과 거리를 두라'는 취지로 이야기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회담 난도가 높은 편이기 때문에 윈윈(win-win) 할 수 있는 의제를 던지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통령실이 오는 22~26일로 예정된 이 대통령의 유엔총회 참석 기간 중에는 한미 정상회담 일정을 별도로 잡지 않았다고 밝혀 한미 관세협상 교착 상황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위 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유엔총회 기간 중 한미 정상회담 일정을 잡지 않은 데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는 근래에 회담한 바 있다. 10월에도 (한미 정상의) 회담 가능성이 열려 있다"며 "이번에는 일정이나 여건이 복잡해 (회담을) 계획하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풀어사이드'라고 불리는 약식회담 등이 성사될 전망에 대해서는 "현장에서 있을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지금은 뭐라고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이번 유엔총회 기간 중 한미 관세협상팀 간 만남도 없다고 했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회담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이번 뉴욕 순방에서는 만날 계획이 없다. 그 대신 한일 간 셔틀외교가 복원됐으니 정상 간 교류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오수현 기자 / 김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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