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리뷰]'어쩔수가없다', 이거 남의 얘기가 아니네[30th BIFF]

[스포티비뉴스, 부산=강효진 기자] '어쩔수가없다'가 모든 직장인들의 불안과 애환을 담은 블랙 코미디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나선다.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지난 17일 국내에서 첫 공개된 '어쩔수가없다'는 박찬욱 감독의 신작이자 배우 이병헌, 손예진, 박희순, 이성민, 염혜란, 차승원까지 쟁쟁한 캐스팅으로도 관심을 모았다. 특히 박찬욱 감독이 오랜 시간 영화화를 꿈꾸던 도널드 웨스트레이크 소설 '액스'를 원작으로 한다.
이번 작품은 ‘다 이루었다’고 느낄 만큼 삶이 만족스러웠던 회사원 ‘만수’(이병헌)가 덜컥 해고된 후, 아내 미리(손예진)와 두 자식을 지키기 위해, 어렵게 장만한 집을 지켜내기 위해, 재취업을 향한 자신만의 전쟁을 준비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자신만의 면접에 나선 만수는 탐나는 이직처 '문 제지'를 겨냥, 해당 포지션의 근무자 선출(박희순)와 유력한 경쟁자 둘을 제거하기로 결심한다. 지킬 것이 많은 가장 만수는 "어쩔수가없다"고 살인에 나서는 자신을 합리화 한다.
영화의 전반적인 톤은 블랙 코미디로, 소소한 웃음이 나오는 장면들이 꾸준히 이어진다. 이병헌의 원맨쇼급 활약과 함께 상황적인 아이러니가 주는 웃음, 슬랩스틱 코미디, 유머러스한 대사 등 다양한 코믹 요소들을 배치했다. 종이 회사에 다니지만 식물을 사랑하고, 분재를 취미로 하는 만수의 아이러니와 분재를 꺾어 묶던 실력을 시신 뒤처리에 활용한 기괴한 장면에도 묘한 웃음이 난다.
박찬욱 감독 특유의 미장센도 구석구석 돋보인다. 특히 '헤어질 결심'에 이어 또 다시 등장한 위스키 러버 캐릭터가 눈길을 끈다. 선출의 확실한 마니아 취향을 보여주는 위스키 바틀 선정으로 카발란에 이어 개봉 후 스프링뱅크 품귀 현상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헤어질 결심'의 '안개'를 잇는 선곡으로는 조용필의 '고추잠자리'가 있다. 난투극 신의 호불호와 별개로 비중있게, 쩌렁쩌렁하게 삽입해 각별한 애정을 담았다는 점이 느껴진다.
'차례대로 경쟁자를 제거하고, 취직 자리를 차지한다'는 목표를 향해 달려나가는 만큼 이야기는 어렵지 않다. 구멍 없는 캐스팅만큼 배우들의 열연도 감탄을 자아낸다. 이병헌은 미묘한 코믹 텐션을 디테일한 연기로 살렸고, 손예진은 심각한 상황에서도 심플하고 긍정적인 사고방식으로 상황을 받아들이고, 가정을 지키려는 미리 캐릭터의 복잡미묘한 감정을 보여주며 인상적인 존재감을 발휘한다. 박희순, 이성민, 염혜란은 강렬한 에너지로 캐릭터 플레이를 보여주고, 차승원은 최근 악역 활약과 대비되는 선역으로 깜짝 등장한다.

다만 이 작품이 동시기 개봉작보다는 박찬욱 감독의 전작 '헤어질 결심'과 비교될 여지가 있다. 전작이 명작인 터라 영화 팬들의 기대치가 상당하다는 점이 뜻밖의 약점이다. '헤어질 결심' 특유의 감성, 숨막히는 서스펜스, 디테일한 매력과는 다소 다른 결을 가진 작품이기에 전작의 매력 포인트를 기대한 팬들의 아쉬움을 자아낼 수 있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만수라는 인물의 살인 동기에 대해서도 다소 공감대 형성이 어려울 수 있다. 관객이 캐릭터에 충분히 연민을 갖거나 이입하지 못한 채 흘러가기에 응원할 수 없는 만수의 여정을 지켜보는 감정도 정리되지 않는다. 어느 정도는 심정적으로 공감이 가고 '나에게도 닥칠 수 있는 일'이라는 위기감이 충분히 느껴지지만, 누구나 실직 위기에 "어쩔수가없다"며 사람을 죽이는 선택을 하진 않기에 느껴지는 괴리감이다.
반면 가장 큰 장점은 강렬한 주제 의식이다. 엔딩 이후 씁쓸하게 남는 여운은 직장인이라면 더욱 복잡한 심경에 휩싸이게 한다. 종이 사용이 줄어드는 현실에 어려움을 겪는 제지 업계가 배경으로 묘사되지만 여러 다른 업계에도 빗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주연 배우들이 공감한 영화 업계도 마찬가지고, 이 작품을 보게 될 관객들에게도 AI의 발전 이후 대부분 와닿을 현실이다. 작품 공개 후 사회에 여러 논점을 제시하는 화두가 될 작품이다.
오는 24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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