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스토리] 'K-신스틸러'를 만나다…30년 연기 내공, 무대와 스크린 이어온 정희태
[※ 편집자 주 = '신스틸러'(scene stealer)란 어떤 배우가 출연 분량과 관계없이 주연을 뛰어넘는 큰 개성과 매력을 선보여 작품에 집중하게 하는 인물 혹은 캐릭터를 이르는 말입니다. 단어 그대로 등장만으로도 시선을 강탈한다는 뜻입니다. 연합뉴스 K컬처팀은 연극으로 연기를 시작한 배우 중 드라마, 영화 등의 매체로 영역을 확대해 '신스틸러'로 활약하는 배우의 릴레이 인터뷰 콘텐츠를 연재합니다. 콘텐츠는 격주로 올라가며 한국의 연극출신 'K-신스틸러' 배우 아카이브로도 확장할 계획입니다.]
(서울=연합뉴스) 이세영 기자 = 드라마 '미생'의 정 과장, '재벌집 막내아들'의 비서실장, 그리고 최근 층간소음을 소재로 한 미스터리 코믹 영화 '백수아파트'까지. 관객에게 친숙한 얼굴이지만, 묵묵히 무대를 지켜온 내공 30년의 배우 정희태는 여전히 스스로를 "배우로 공부하는 중"이라고 말한다.
울산에서 자란 그는 중학교 시절 예고 진학의 꿈이 좌절됐지만, 결국 대학 연극 동아리 '또아리' 무대에 서면서 배우의 길에 들어섰다. 군 복무 이후 연극 '오구', '마누라는 어디 있을까' 등에서 두각을 드러냈고, 영화 '해안선', 독립영화 '십분', 드라마 '미생'을 거치며 이름을 알렸다. 연극과 영화, 드라마를 넘나드는 그의 행보는 단순한 '명품 조연'을 넘어, 끊임없이 변주하는 '삶의 연기' 그 자체였다.
그는 "연기는 살아 있는 순간을 담아내는 작업"이라며 자신이 걸어온 길, 연기에 대한 철학, 그리고 앞으로의 꿈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았다.
다음은 일문일답.
-- 연기를 언제, 어떻게 시작했나.
▲ 중앙대 신문방송학과 재학 중 연극부 '또아리'에서 무대를 처음 밟았다. 신입생 환영 무대의 짧은 배역이었는데, 그 경험이 인생을 연기로 물들이는 계기가 됐다.
-- 대중에게는 '미생'의 정 과장과 '재벌집 막내아들' 비서실장으로 기억이 크다. 두 시절을 어떻게 살았나.
▲ '미생' 때는 에너지가 넘치는 직장인의 결을 적극적으로 밀고 갔다. 독립영화 '십분'의 경험이 캐릭터 톤을 잡는 데 도움이 됐다. '재벌집 막내아들'에서는 쌓인 경륜과 절제를 바탕으로 최측근의 디테일을 만들려고 애썼다.
-- 두 작품 모두 배우 이성민과 호흡을 맞췄다. 관계 구도는 달랐는데 현장은 어땠나.
▲ '미생'에서는 대립 구도였고 '재벌집'에서는 최측근이었는데, 두 현장 모두에서 많이 배우고 토론했다. 옆에서 연기를 보며 연기 스펙트럼이 "넓다"는 생각을 자주 했다.
-- 예전에는 캐릭터에 깊게 몰입했다고 들었다. 요즘 연기 태도는 무엇이 달라졌나.
▲ 한때는 예민해질 정도로 캐릭터에 빠져 살았다. 예민했던 부분들을 무의식 속에 남겨두고 현재의 순간에 집중하는 방식을 선호하게 됐다. "살아 있는 듯한 순간의 표현"을 추구하게 됐다.
-- 캐릭터를 세우는 작업을 어떻게 보나.
▲ 대본 속에 없는 빈칸을 상상력으로 채우는 '공부'다. 목적과 장애를 촘촘히 찾아내 도화지에 색을 입히듯 쌓아가는 과정이 핵심이다. 장애가 선명할수록 감정의 전달력도 향상된다.
-- 독립영화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고 했다. 이유가 무엇인가.
▲ 독립영화는 함께 공부하는 학교이자 고향 같았다. 현장에서 감독과 충분히 토론하며 경험을 쌓을 수 있었고, 그래서 매년 연극 한 편·독립영화 한 편의 루틴을 유지하려 했다.
-- 연극 '테베랜드'를 최애작으로 꼽았다. 무엇이 배우를 성장시켰나.
▲ 지문 없이 대사만으로 2시간 45분을 이끌어야 했다. 세계관을 함께 구축하고, 방대한 분량을 감당하며 첫 공연의 막중한 압박을 통과했는데 그 시간이 자신감을 주고 한 단계 성숙하게 만들었다.
-- 필모그래피를 보면 악역과 선역, 장르의 폭이 넓다. 전환을 어떻게 소화하나.
▲ 악과 선을 먼저 의도하기보다 시나리오가 놓아준 길을 정확히 잡으려 했다. 길을 찾는 과정이 어렵지만, 놓인 대로 자신을 맡기면 자연스럽게 풀렸다.
-- 연기의 '고비'를 어떻게 넘겼나.
▲ 연기 아니면 다른 게 없었다. 게으름을 경계하며 테크닉 워크숍 등으로 부족함을 채우려 했고, 배움의 지평을 계속 넓히려 했다.
-- 최근 가장 기억에 남는 역할은 무엇인가.
▲ 연극 '테베랜드'의 '에스'(S), 영화 '백수아파트'의 경비, 드라마 '마지막 썸머'의 아버지 역. 어렵고 공을 들인 만큼 애정이 깊게 남았다.
-- 후배 배우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나.
▲ 배우의 연기가 시간이 지나면 '생활 연기'가 되는 게 아니라 "끊임없이 '배우는' 작업"이다. 인문학적 소양과 다양한 경험을 채워야 깊이가 생긴다.
*자세한 내용은 영상을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기획·제작총괄 : 김희선, 구성 : 민지애, 인터뷰 : 유세진, 촬영 : 박소라, 웹기획 : 박주하, 취재 협조 : 빅보스엔터테인먼트, 연출 : 김현주> s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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