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간 동안 0명…43억 마포순환버스 ‘빛좋은 개살구’

전세원 기자 2025. 9. 19. 12:0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지난 17일 오후 4시 정각.

서울 마포구 공덕역 9번 출구 근처의 한 정류소로 16인승 전기버스인 '마포순환열차버스'가 들어섰다.

홍대·연남·망원시장 등 마포구 내 핫플레이스들을 거쳐 반환점인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찍고 공덕역 9번 출구로 되돌아올 때까지 이 버스는 17개 정류소를 거치며 2시간을 달렸지만, 기자를 제외한 승객은 '0명'이었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마포순환열차버스 타보니
現마포구청장 선거 공약사업
17개 정류소 12회 오가지만
8월 하루 평균 탑승 38명뿐
지하철과 노선과 비슷한데
금액 5500원으로 더 비싸
지난 17일 오후 ‘마포순환열차버스’가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있는 ‘박정희대통령기념관’ 앞에서 승객을 태우지 못한 채 다음 정류소인 난지캠핑장을 향해 달리고 있다.

글·사진=전세원 기자

지난 17일 오후 4시 정각. 서울 마포구 공덕역 9번 출구 근처의 한 정류소로 16인승 전기버스인 ‘마포순환열차버스’가 들어섰다. 기자가 ‘마포상생앱’을 통해 미리 결제한 티켓을 QR코드로 인식한 뒤 탑승해 보니, 버스 안에는 기사와 안내원 등 2명만 타고 있었다. 홍대·연남·망원시장 등 마포구 내 핫플레이스들을 거쳐 반환점인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찍고 공덕역 9번 출구로 되돌아올 때까지 이 버스는 17개 정류소를 거치며 2시간을 달렸지만, 기자를 제외한 승객은 ‘0명’이었다.

놀이동산에서 다닐 법한 마포순환열차버스의 화려한 외관을 신기해하는 시민과 관광객들은 창밖 너머로 종종 보였지만, 정작 버스에 탑승하는 사람은 없었다. 정류소에 도착할 때마다 일대 명소를 설명하는 영어와 일본어 등 다국적 안내 멘트만이 적막한 버스 내부를 채웠다.

오후 5시 25분쯤 드디어 ‘마포반려동물캠핑장’ 정류장에서 20대로 보이는 남성 승객 2명이 버스에 탑승하려 했지만, ‘기후동행카드(서울시의 정액형 대중교통카드)로는 결제할 수 없다’는 안내원의 설명을 듣고 발걸음을 돌렸다.

지역 관광명소를 알리고 골목상권을 활성화하겠다는 취지로 마포구가 야심 차게 도입한 마포순환열차버스가 매달 초라한 운행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5월 1일 정식운행을 시작한 이 버스는 월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 60분 간격으로 하루 12회 운행되고 있다.

그러나 버스 노선이 지하철 등 대중교통구간과 상당 부분 겹치는 데다가, 요금(성인 기준 1일 종일권 5500원)은 오히려 더 비싸기 때문에 승객 수는 저조한 실정이다. 19일 마포구에 따르면 이 버스의 7월 일평균 탑승객은 약 30명이었고, 지난달 일평균 탑승객은 38명에 그쳤다. 지난 7월 10일과 지난달 13일에는 하루 탑승객이 단 5명에 불과했다.

승객 실적은 변변찮은데 마포구가 버스 도입과 운행을 위해 최근 3년간 약 43억 원 규모의 예산을 편성해 지출하고 있는 탓에 구민과 서울시민들로부터 빈축을 사고 있다. 연도별로 보면 지난 2023년엔 22억5001만 원, 지난해는 9억9904만 원의 예산이 쓰였다. 올해 예산은 10억1591만 원인데, 이 중 7억141만 원은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통해 끌어왔다. 이 마포순환열차버스는 박강수 현 마포구청장의 선거 공약사업이었다.

마포구 관계자는 “그동안 정류소 건설 등의 초기 투자 비용이 많이 들어간 만큼 앞으로는 당연히 운영비가 줄어들게 되는 구조”라면서 “내년도 관련 예산은 7억 원 미만으로 편성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전세원 기자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