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기능 분산 역행” 국회내 우려에도…與, 정부조직법 속도전 [이런정치]
“기후에너지환경부, 자원산업과 연계 필요”
與. 25일 본회의서 발의 열흘 만에 처리 방침
국힘 “다수당 폭거 자행한 졸속 심사”

[헤럴드경제=김진·주소현 기자] 기획재정부 개편과 검찰청 폐지 등이 담긴 정부·여당의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빠른 속도로 국회 본회의 상정 절차를 밟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25일 본회의에서 개정안을 처리한다는 방침으로, 국민의힘과 정면 충돌이 예상된다. 개정안을 심사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기재부 기능 분산에 역행한다” 등 이례적인 우려 의견을 제시했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행안위는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15일 대표발의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대한 검토보고서에서 기재부를 국무총리 소속 ‘기획예산처’와 ‘재정경제부’로 분리하는 방안과 관련해 “기획예산처 및 재정경제부 체제에서는 예산권이 뒷받침되지 않은 재정경제부의 정책조정기능이 제한될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는 우려 의견을 명시했다. 해당 개정안은 정부가 앞서 발표한 정부조직 개편방안을 담은 것으로, 민주당 의원 166명 전원이 이름을 올린 정부·여당안이다.
정부·여당안에는 지난 2008년 출범한 현 기재부 체제를 18년 만에 다시 기획예산처와 재정경제부, 금감위 체제로 분리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행안위는 금감위와 관련해 “기존 금융위가 수행해 온 국내 금융 기능을 재정경제부로 이관해 거시건전성 위험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도록 하는 것”이라면서도 “기재부 기능의 분산에 역행하며, 2008년 이전의 재정경제부·금감위 체제로 돌아가는 것이란 비판이 있다”고 했다.
환경부 명칭을 기후에너지환경부로 바꾸고, 산업통상자원부의 에너지 사무를 이관하는 것과 관련해서도 “안정적·효율적 에너지 전환을 위해서는 에너지와 석유·가스·석탄 등 자원산업과의 연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다”는 우려 의견이 담겼다. 이에 더해 “기후에너지부 통합 및 탈석탄에 성공한 영국과 달리 독일의 경우 기후와 에너지를 합하는 부처(연방경제기후보호부) 신설에 대한 비판이 제기돼 통합 전 부처로 회귀한 사례도 있다”고 했다.
검찰청 폐지와 공소청 및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신설 등 검찰개혁에 대해서는 찬반 의견을 동시에 비중있게 다뤘다. 검찰청 폐지와 관련해 행안위는 ▷민주적 견제 기능 강화 ▷표적·정치 수사 등 불공정 수사 예방 ▷국민 신뢰 확보 및 형사사법시스템 정당성 제고 등을 찬성 근거로 언급했다. 반대 근거로는 ▷헌법에 규정된 검찰청 폐지의 위헌성 ▷수사 효율 및 형사사법기능 약화 등을 제시했다.
중수청을 행정안전부 아래 두기로 한 결정에 대해서도 ▷법무부장관 권한 집중 우려 해소 ▷경찰청과 원활한 협조 및 경쟁을 통한 수사 효율성 도모를 긍정적인 견해로 제시했다. 반대로 ▷행안부의 수사권력 집중 ▷3개 기관의 수사 기능 중복 우려 ▷기존 검찰 역략 보존을 위한 효율적 인력 배치 필요성 등 우려도 명시했다.
정부·여당안은 현재 19부 3처 20청 6위원회의 중앙행정기관(48개)을 19부 6처 19청 6위원회의 중앙행정기관(50개)으로 개편하는 내용이다. 법안은 전날 열린 행안위 법안심사1소위에서 심사가 시작된 지 약 2시간30분 만에 민주당 주도로 가결 처리됐다. 민주당은 오는 22일 국회 행안위 전체회의, 23~24일 중 법제사법위원회의 체계·자구 심사를 거쳐 25일 본회의에서 법안을 처리하겠다는 시간표를 세웠다. 이대로면 개정안이 발의된 지 열흘 만에 본회의를 통과하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다수당의 폭거를 자행한 졸속 심사 처리”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야당 간사인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과 1소위 위원인 이성권·고동진·박수민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개정안은 민주당에서 제출한 지 하루 만에 의사일정을 일방 통보했고, 이틀 만에 상정했으며, 사흘째 소위도 통과시켰다”며 “지난 5월 ‘이재명 살리기’ 공직선거법을 제출한 지 휴일 4일을 포함해 5일 만에 상정, 통과시킨 행태가 재연된 것”이라고 했다. 국회법상 숙려기간(15일)이 지켜지지 않았고, 민주당 주도로 모든 법안 상정·심사가 이뤄졌다는 지적이다. 김도읍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해양수산부 복수차관제 도입’을 담아 발의한 정부조직법 개정안 등이 병합 심사되지 않은 점도 문제 삼았다.
국민의힘은 정부조직 개편 시 국회 상임위 개편에 따른 국회법 개정이 불가피한 만큼 관련 상임위원 간 연석회의를 개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상 상임위는 국회 행안위, 법제사법위, 기획재정위, 정무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 환경노동위,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 등이다.
행안위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조직개편으로 국회에서 제·개정돼야 하는 관련 법안은 정부조직법 등 총 643개다. 국민의힘은 자당 소속 의원이 위원장을 맡은 정무위, 기재위를 통해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정무위는 금감위 설치법 등 9개, 기재위는 공공기관 운영법 등 2개 법안이 소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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