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출마로 떠난 방송사 사장, 경선 탈락 후 자회사 컴백?

윤유경 기자 2025. 9. 19.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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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인구 전 G1강원방송 사장, G1플러스 고문 위촉에 내부 비판
2023년 사장 사임 직후 국민의힘 입당, 총선 출마 선언
허인구 "보탬되려한 것"…취재 시작되자 계약 철회

[미디어오늘 윤유경 기자]

▲ 2023년 8월 허인구 전 G1방송 사장이 강원 춘천시 국민의힘 강원도당에서 입당 기자회견을 열고 출마의 변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사장직 사임 직후 국민의힘에 입당해 총선에 출마했던 허인구 전 G1강원방송 대표이사 사장이 G1방송 자회사 고문 계약을 체결했다가 돌연 철회했다.

미디어오늘 취재를 종합하면, 허인구 전 사장은 지난 11일 G1방송 자회사 G1플러스 고문으로 위촉됐다. 그러나 18일 미디어오늘 취재가 시작된 직후 계약을 철회했다.

허 전 사장은 지난 2023년 8월 사장직 사직서를 제출하고 3일 뒤 국민의힘 강원도당에 입당해 이듬해 있을 총선 출마를 선언해 비판을 불렀다. 허 전 사장은 당시 국민의힘 가짜뉴스·괴담 방지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았고 지난해 총선에서 춘천·철원·화천·양구을 출마를 선언했지만 국민의힘 경선에서 탈락했다. 현재는 국민의힘에서 탈당한 상태다.

당시 G1방송 내부에선 허 전 사장의 행보가 G1방송 총선 보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지역민방의 대표 자리가 정계 진출을 위한 수단이 돼선 안된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이번 자회사 고문 위촉에 대해서도 정치적 행보를 위해 회사를 떠났던 인물이 다시 언론사 운영에 관여하는 것은 방송 독립성에 대한 위협이라는 내부 비판이 나왔다.

전국언론노동조합 G1방송지부는 지난 16일 성명을 내고 “허인구 전 사장은 2023년 8월 퇴임 직후 정당에 가입하며 언론사 사장으로서 중립성과 직업윤리에 심각한 의문을 남겼다. 재임 시절 본인의 정치적 행보를 우선시한 결과, G1방송은 2023년과 2024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고 현재까지도 어려운 경영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며 “적자 해소를 명목으로 단체협약 원칙을 무시한 두 차례의 '희망퇴직'을 강행해 다수의 인력이 회사를 떠나야 했다. 경영 실패에 책임을 져야 할 인물을 다시 불러들이는 것은 조직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G1방송지부에 따르면, 사측은 이번 위촉이 사내 핵심 사업을 보조하고 정부광고 유치를 지원하기 위함이라며 월 200만 원 규모의 소액 계약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G1방송지부는 “현재 회사가 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할 일은 장기적 성장 전략 제시와 결원 보충을 통한 조직 역량 강화이지 과거 경영 실패의 책임자를 다시 불러들이는 것이 아니다”라며 “희망퇴직으로 약화된 조직역량을 2년짜리 단기 고문 계약으로 보완하겠다는 발상은 근본적으로 잘못된 판단”이라고 지적했다.

허 전 사장이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다시 언론사를 활용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G1방송지부는 “지방선거를 앞둔 정치적 민감성 또한 간과할 수 없다”며 “정치적 입신양명을 위해 임기 도중 회사를 버리고 정치권에 뛰어든 인물을 다시 G1방송 자회사의 고문으로 위촉하는 행위는 회사를 지키고 있는 임직원들에 대한 모독”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번 고문 채용 결정은 어떠한 공개적 검증 과정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됐다”며 즉각적 계약 철회를 요구했다.

허 전 사장은 18일 오후 통화에서 “요즘 미디어 환경이 어렵고 지역민방은 더 열악하다. 강원도는 경제적 여건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G1플러스는) 방송 관련 경영적인 사업을 위한 자회사다. 제가 내부 사정도 잘 알고, 강원도와 서울에 연고도 있어 도움을 주려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내년 지방선거를 염두에 둔 행보라는 우려에 대해 허 전 사장은 “(경영적) 사업회사이니까 영향을 줄 상황도 아니고 그럴 생각도 없다”며 “지방선거 출마 생각이 있다면 (당에) 남아 선거 (준비를) 하고있을 텐데 그런 생각이 있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오랫동안 인연이 있었던 곳에 보탬이 되려고 한 것이지 누가 될 생각은 없다”며 “보도의 공정성에 대해선 전혀 문제가 없을 거라 생각했고, 그렇게 해야 하고 자신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허 전 사장은 미디어오늘과의 통화 직후 G1방송 측에 계약 철회를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G1방송 경영지원본부장은 미디어오늘에 “(허 전 사장이) 계약 해지 요청을 한다며 철회해달라고 연락이 왔다”며 계약 철회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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