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인텔에 50억 달러 지분투자…트럼프 이어 젠슨황도 ‘인텔 살리기’

실리콘밸리/강다은 특파원 2025. 9. 19.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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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운드리 계약은 포함 안 돼
립부 탄 인텔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5월 대만 타이베이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엔비디아가 18일(현지 시각) 인텔에 50억 달러(약 6조9320억원)를 투자하고 PC·데이터센터용 칩 공동 개발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다만 이번 협력에는 인텔이 엔비디아의 칩 생산을 맡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계약은 포함되지 않았다.

◇엔비디아 인텔과 칩 공동 개발

로이터와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인텔 보통주를 주당 23.28달러에 매입하기로 했다. 이는 전날 종가(24.90달러)보다 낮지만 지난달 미국 정부가 인텔 지분 10%를 취득하며 지급한 주당 20.47달러보다는 높은 금액이다. 이번 투자를 통해 엔비디아는 인텔 지분 4% 이상을 보유하며 주요 주주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인텔은 차세대 PC칩에 엔비디아의 그래픽 기술을 탑재해 AMD와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데이터센터 부문에서는 엔비디아의 AI 가속기에 자사 프로세서를 제공할 예정이다. 엔비디아는 AI 칩을 대규모 클러스터로 묶어 제공하는 방식을 확대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일반 연산을 담당할 중앙처리장치(CPU)가 필요하다.

세계 반도체 시장을 장악했던 인텔은 수십 년간 ‘반도체 제국’으로 군림했다. 회사 역사가 반도체 역사다. 하지만 기술 경쟁력 약화와 실적 부진으로 반도체 제국은 인수·합병(M&A) 먹잇감 신세로 전락했다. 파운드리 부문에선 대만의 TSMC와 삼성전자에 밀리고, AI(인공지능) 칩 시장에서도 엔비디아에 밀려 존재감이 거의 없는 상황이다. 지난 3월 반도체 전문가 립부 탄 CEO가 구원투수로 나서 반전을 꾀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이에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는 직접 인텔 지분을 인수하며 '인텔 살리기'에 나선 바 있다. 국가 안보와 직결된 전략 자산인 반도체 공급망을 자국 중심으로 재편하려는 ‘미국 우선주의’ 일환이다.

같은 맥락에서 AI칩 최강자인 엔비디아가 인텔이 전략적으로 협력하면서 미국 회사들끼리 협력을 더 강화하는 모양세다.다만 이번 엔비디아의 투자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관여하지 않았다고 백악관 관계자가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역사적인 협력은 엔비디아의 AI와 가속 컴퓨팅 기술을 인텔의 CPU와 방대한 x86 생태계에 긴밀하게 결합하는 것으로, 두 세계적인 플랫폼이 하나로 융합되는 것”이라며 “우리는 함께 생태계를 확장하고 다음 시대 컴퓨팅의 토대를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립부 탄 인텔 CEO는 “젠슨 황과 엔비디아 팀이 인텔에 보여준 신뢰에 감사하며, 앞으로 고객을 위한 혁신에 함께 나설 것을 기대한다”며 “인텔의 x86 아키텍처는 수십 년간 현대 컴퓨팅의 토대였으며, 앞으로도 미래의 워크로드를 지원하기 위해 혁신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두 회사의 협력 소식이 알려지며 미 동부시간 이날 낮 12시 33분(서부 오전 9시 33분) 엔비디아 주가는 전날보다 3.55% 올랐고, 인텔 주가는 28% 급등하며 32달러에 육박했다.

◇파운드리 계약까지 포함되면 삼성·TSMC타격불가피

다만 ‘인텔 부활’의 핵심이라고 평가받는 파운드리 계약은 이번 협상에선 포함되지 않았다. AI칩 개발은 늦고, 파운드리 부분에선 삼성전자, TSMC 등과 달리 대형 고객을 확보하지 못해 이중고를 겪고 있는 인텔은 다시 부활하기 위해선 엔비디아 애플과 같은 대형 고객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자사 칩 생산을 인텔에 위탁할지를 검토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구체적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추후에라도 파운드리 계약을 하게되면 파운드리 경쟁이 더 격화되고, TSMC나 국내기업들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의 핵심 생산 파트너인 대만 TSMC가 인텔을 고객에게 빼앗길 가능성이 커진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도 파운드리 점유율 확대 기회가 줄어든다. 지금도 TSMC와 경쟁을 하고 있는데, 인텔이 제3의 대형 경쟁자로 부상하면 고객 확보 전쟁이 더 치열해질 수 있는 것이다.

PC 칩 시장에서 인텔과 경쟁해온 AMD 역시 엔비디아의 지원에 힘입은 인텔의 부상으로 입지 약화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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