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리 커크 발언’ 지미 키멀 토크쇼 중단, 美 방송·연예계 충격

손봉석 기자 2025. 9. 19. 0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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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연합



미국 지상파 ABC방송이 토크쇼 ‘지미 키멀 라이브!’ 진행자 키멀의 찰리 커크 암살사건 관련 발언을 문제 삼아 이 프로그램 방송을 무기한 중단하기로 하자 미국 내 언론계와 시민사회에서 비판과 우려가 잇따르고 있다.

키멀은 최근 방송에서 “마가(MAGA) 세력이 찰리 커크를 살해한 이 녀석을 자기네 중 한 명이 아닌 다른 존재로 규정하려고 필사적으로 노력하고 그것으로부터 정치적 이득을 얻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고 있다”고 말한 후 극우 세력과 집권 세력인공화당 측의 압박에 시달렸다.

브렌던 카 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장은 키멀 발언을 문제 삼아 지역 방송사들에 이 프로그램 방송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또 이와 관련 FCC가 조사를 개시할 수 있으며, 왜곡된 발언이 반복될 경우 방송사들에 벌금을 부과하거나 허가를 취소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후 미국의 최대 지역 방송사 그룹인 넥스타미디어그룹은 자사 모든 ABC 계열 네트워크에서 ‘지미 키멀 라이브!’를 방송하지 않겠다고 발표했고, 그 후 ABC방송은 이 프로그램의 무기한 방송 중단을 선언했다.

하지만 방송사를 압박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굴복한 방송사 측을 비판하는 의견과 함께 유명 방송인들이 정치적인 압력으로 하차하는 사례가 속출하면서 미국에서 ‘표현의 자유가’ 위축될 것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코미디언 겸 배우 완다 사이크스는 18일(현지시간) SNS에 올린 영상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공약을 꼬집으면서 “그는 취임 첫 주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거나 가자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했지만, 취임 첫해에 언론의 자유를 끝장냈다”고 지적했다. 사이크스는 이번 주 키멀 쇼에 출연할 예정이었다면서 “기도하는 분들, 지금이 바로 기도할 때입니다. 사랑해요, 지미”라는 메시지도 전했다.

에미상 시상식에서 최근 7번째 여우주연상을 받은 배우 진 스마트는 SNS에 “나는 지미 키멀 라이브 중단 소식에 소름 끼친다”며 “지미의 발언은 혐오 발언이 아닌 자유로운 발언이었다. 사람들은 자신들의 어젠다에 맞을 때만 표현의 자유를 보호하려는 것 같다”고 입장을 나타냈다.

영화 ‘반지의 제왕’에 출연한 배우 도미닉 모너핸은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에서 “키멀은 스태프와 모든 게스트에게 친절하고 배려심 깊은 사람”이라며 “그의 프로그램이 취소된 것에 경악한다”고 했다.

그는 이어 “스티븐 콜베어에 이어 이제 지미까지, 미디어와 그 내용을 통제해 국민을 통제하려는 것”이라며 “충격적이다”라고 했다.

MSNBC 방송의 정치평론가 크리스 헤이스는 엑스(X·옛 트위터)에 키멀 쇼 중단 소식을 공유하면서 “내 생애 이제까지 본 적 없는 국가 기관의 가장 노골적인 표현 자유 공격”이라고 규정했다.

코미디언 마이크 버비글리아는 SNS에 “나는 공개적으로나 사적으로나 내가 동의하지 않는 코미디언들을 변호하는 데 많은 시간을 보냈다”며 “만약 당신이 코미디언이면서 키멀을 방송에서 내쫓는 미친 짓을 지적하지 않는다면, 더 이상 표현의 자유에 대해 떠들지 말라”고 주장했다.

코미디언 출신 할리우드 스타 벤 스틸러는 엑스에 키멀 관련 뉴스를 올리고 “이것은 옳지 않다”고 입장을 드러냈다. 코미디언이자 토크쇼 진행자인 마이클 코스타는 “이것은 미국 역사상 중대한 순간”이라며 “TV 방송사들은 반드시 맞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표현의 자유 옹호 단체인 ‘개인의 권리와 표현을 위한 재단’(The Foundation for Individual Rights and Expression, FIRE)은 성명을 통해 ABC의 방송 중단 결정이 브렌던 카 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장의 관련 발언 직후 나온 점을 지적하면서 “이것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또 하나의 미디어가 정부의 압력에 굴복했다”며 “우리는 심야 토크쇼 진행자가 대통령의 뜻에 따라 좌지우지되는 나라가 될 수 없지만, 기관들이 정부의 압력에 저항하는 법을 배우기 전까지는 그것이 바로 우리의 현실”이라고 비판했다.

극단주의 폭로를 목표로 하는 비영리단체 ‘진실이 승리한다’(Truth Wins Out, TWO)는 우파 진영이 “분노를 무기화해 반대 의견을 침묵시키고 언론사를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워크(WOKE, 과도한 정치적 올바름과 진보주의를 비판하는 용어)의 경계를 상상하지 못한 차원으로 확장한 새로운 매카시즘”이라며 “그것은 자유로운 언론을 위축시키고 진실을 말하는 이들을 벌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극 언론은 넥스타미디어그룹이 다른 미디어 기업 테그나 인수를 추진 중인 가운데, FCC 승인을 받아야 하는 탓에 FCC 위원장 요구에 화답해 키멀 방송의 중단을 결정한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미국 수정 헌법 제1조(The First Amendment)는 특정 종교를 국교로 정하거나(국교금지조항), 언론의 자유를 막거나, 출판의 자유를 침해하는 어떠한 법 제정도 금지하고 있다.

손봉석 기자 paulsoh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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