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보험금, 일시금 대신 분할지급 확산

류현주 기자 2025. 9. 19.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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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령사회 진입과 함께 상속·재산 관리의 풍경도 바뀌고 있다.

사망보험금을 일시금으로 지급받던 방식에서 벗어나 계약자가 생전에 정한 조건에 맞춰 유족에게 장기간 분할 지급하는 '보험금청구권 신탁'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생명보험협회 관계자는 "사망보험금 청구권 신탁은 가족의 상태, 경제력, 나이, 건강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지급 조건을 세밀하게 설계할 수 있는 것이 큰 강점"이라며 "초고령사회에 꼭 필요한 상속 설계 수단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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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탁회사에 보험금청구권 위탁
유족 생활 안정성↑ 분쟁 위험↓
종신보험 시장 규모만 900조
“초고령사회 상속 설계수단 성장”

초고령사회 진입과 함께 상속·재산 관리의 풍경도 바뀌고 있다. 사망보험금을 일시금으로 지급받던 방식에서 벗어나 계약자가 생전에 정한 조건에 맞춰 유족에게 장기간 분할 지급하는 ‘보험금청구권 신탁’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목돈을 갑자기 받으면 생길 수 있는 분쟁 위험을 줄이고 유족의 생활 안정성을 높이는 장치로 주목받고 있다.

가족 맞춤 설계 가능한 신탁=보험금청구권 신탁은 계약자가 자신이 가입한 종신보험의 보험금청구권을 신탁회사에 위탁하는 구조다. 피보험자가 사망하면 신탁회사가 보험금을 대신 받아 계약자가 생전에 정한 일정이나 조건에 따라 수익자(유족)에게 지급한다. 예를 들어 사망보험금 1억원을 매년 1000만원씩 10년간 나눠주거나 미성년 자녀가 성인이 될 때까지 매월 생활비로 지급할 수도 있다.

실제 활용 사례도 늘고 있다. 암 진단을 받은 40대 A씨는 두 자녀를 위해 6억원을 신탁해 자녀가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매월 300만원을 지급하고 대학 입학 시 1억원씩, 졸업 시 잔액을 일괄 지급하도록 조건을 설정했다. 70대 B씨는 고령의 아내가 자신의 사후에도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3억원의 보험금을 신탁해 배우자에게 매월 250만원씩 지급되도록 했다. 배우자가 사망하면 남은 금액은 자녀들에게 일괄 지급되도록 규정했다.

빅3 생보사 경쟁 치열=보험금청구권 신탁은 지난해 11월 제도 시행 이후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이 시장을 선도해왔다. 올 6월말 기준 누적가입액은 각각 2570억원과 800억원에 달한다. 최근 한화생명도 가세하면서 생명보험사 ‘빅3’가 모두 상품을 출시해 경쟁이 본격화됐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 사망보험금 규모만 905조원에 달한다. 생보업계는 900조원 규모의 종신보험 시장을 기반으로 보험금 신탁 수요가 급격히 늘 것으로 전망한다.

법·제도 개선 과제=다만 현재 제도는 제약도 적지 않다. 주계약 사망보험금이 3000만원 이상인 일반 사망보험만 보험금청구권 신탁이 가능하고, 계약자·피보험자·위탁자가 동일해야 한다. 수익자도 직계존비속과 배우자로 한정된다. 또한 보험계약 대출이 발생하면 신탁계약 자체가 무효가 되는 점도 소비자의 불편 요인으로 꼽힌다.

일본은 이미 1970년대 고령화사회에 진입하면서 대응방안 중 하나로 종합자산관리상품으로서의 신탁을 적극 육성했다. 신탁 가능한 재산의 범위를 넓히고 관련 법제를 전면 개정해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한국 역시 초고령사회에 접어든 만큼 제도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광운 국립군산대학교 법학과 교수는 보험연구원 ‘보험금청구신탁 활성화를 위한 관련 법제 개선방안’ 보고서에서 ▲신탁 대상을 질병·상해 보험금까지 확대 ▲법령상 최소 수탁 기준(3000만원) 완화 ▲수익자 범위 확대(사실혼 배우자, 동거인, 사회복지단체 등) 등을 개선 방향으로 제시했다. 또한 보험계약대출이 발생하면 신탁계약을 무효화하는 현행 규정은 보험계약자의 약관대출 권리를 과도하게 침해하고, 상환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는 불합리한 규제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보험금청구권 신탁이 단순한 금융상품을 넘어 맞춤형 상속 관리의 수단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전망한다. 생명보험협회 관계자는 “사망보험금 청구권 신탁은 가족의 상태, 경제력, 나이, 건강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지급 조건을 세밀하게 설계할 수 있는 것이 큰 강점”이라며 “초고령사회에 꼭 필요한 상속 설계 수단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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