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구속 취소' 지귀연 결정 재점화… 논란 매듭 '보통항고' 카드 주목
'보통항고로 상급심 판단' 제안
학계도 "강력한 선례 되는 사안"
내란특검은 "실익 없다" 난색

지귀연 부장판사의 윤석열 전 대통령 구속취소 결정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사법개혁 속도전'에 '조희대 의혹'까지 제기하는 여권의 공세가 사법부 내부 논의를 촉발시킨 신호탄이 된 것이다. 판사들은 "재판 독립 침해에 맞서야 한다"는 결기와 "지탄받는 상황을 견디기 어렵다"는 정서를 동시에 분출하고 있지만, '윤석열 구속취소'가 사법개혁 논의의 시발점이 됐다고 인식하고 있다. 구속취소 결정의 시비를 확실히 매듭지어야 사법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포문은 문형배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열었다. 문 전 권한대행은 18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윤 전 대통령 구속취소 결정은 법리상 의문점이 있다"며 "이제라도 보통항고를 해 상급심에서 시정 여부를 검토할 기회를 갖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제안했다. 그는 "담당 재판부가 국민 불신을 고려해 신뢰성 있는 조치를 취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며 "법원에 대한 애정이 있으므로 고언을 드리는 것"이라고 적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 지귀연)는 지난 3월 윤 전 대통령의 구속을 취소하면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대통령의 내란 혐의를 수사할 법적 근거가 약해 상급심에서 판단이 뒤집힐 수 있는 점 △구속기간을 '날(日)'이 아닌 '시간(時)' 단위로 계산해야 한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지 부장판사의 결정은 법원의 기존 관행과 달라 적잖은 의문이 나왔다.
검찰이 즉시항고를 포기하면서 윤 전 대통령은 한동안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았다. 즉시항고는 법원 결정에 대한 검사의 불복 절차로 집행정지 효력이 있다. 검찰은 그러나 위헌 소지를 우려해 즉시항고를 하지 않았다. 과거 헌법재판소에서 보석 및 구속집행정지에 대해 두 차례 위헌 결정한 사례를 근거로 들었다. 심우정 당시 검찰총장은 "즉시항고는 유신헌법 시절 비상 입법기구가 도입한 제도로 영장주의 원칙을 위반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은 지귀연 부장판사와 다른 견해를 냈다. 천 처장은 당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현안질의에서 구속기간 계산 방식에 대해 "재판 사항이므로 언급하기 어렵고 확립된 판례는 존재하지 않는다"면서도 "날(日)을 기준으로 계산하는 경우가 많고 주석서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천 처장은 그러면서 "상급심 판단을 통해 정리될 필요가 있다. 아직 기간이 남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해 즉시항고 필요성에 무게를 실었다. 검찰은 그러나 7일 내에 제기해야 하는 즉시항고를 포기했고, 기간 제한이 없는 보통항고도 제기하지 않았다.
구속취소 논란을 정리하자는 요구는 사법부 내부에서도 제기된다. 류영재 판사는 17일 SNS에 "법문과 어긋난 확장 해석을 통해 구속취소 결정을 내렸다면, 그 판사는 앞으로 모든 사건에서 동일한 기준을 적용할 것인가. 사법부가 이를 없는 일처럼 취급하면 시민은 결국 불신을 키워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학계에서도 상급심 판단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창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검사동일체 원칙 속에 특검이 보통항고를 제기해도 무방하다"며 "대법원 판단을 받아봐야 법리적인 논쟁이 말끔하게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지봉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당장 실익이 없어 보일지 몰라도 법리적으로 중요한 문제이자 강력한 선례가 되는 사안"이라며 "국민들이 충격을 받았고 학설이 대립하는 상황에선 상급심에서 정리해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재로선 수사기관이 보통항고를 제기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검찰은 현재 윤 전 대통령 공소유지를 맡은 특검팀에 보통항고 제기 권한이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12·3 불법계엄 사건을 수사하는 조은석 특별검사팀은 신중한 입장이다. 박지영 특검보는 "즉시항고 기간이 지났으면 보통항고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게 다수설이라고 안다. 대상이 돼도 실익이 있어야 하는데 윤 전 대통령은 이미 구속이 돼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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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영 기자 shine@hankookilbo.com
장수현 기자 jangsue@hankookilbo.com
김현우 기자 wit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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