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서 튼 ‘조희대·한덕수 회동설’ 음성 파일, 변조했을 가능성

김경필 기자 2025. 9. 19.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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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 회동설 근거 놓고 논란
조희대 대법원장이 18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대법정에서 대법원장 자리에 앉아 눈을 감고 있다. 민주당은 유튜브 주장을 근거로 조 대법원장이 한덕수 전 총리 등과 만나 이재명 대통령 선거법 사건 처리 방향을 논의했다고 주장했지만, 조 대법원장은 전날 “그런 만남도, 논의도 없었다”고 했다./뉴스1

조희대 대법원장과 한덕수 전 총리 등의 비밀 회동설을 처음으로 제기한 친여 유튜브 ‘열린공감TV’ 측이 18일 “녹취 속 제보 내용은 전언(傳言)이고, (사실 여부가) 확인된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 유튜브 주장을 근거로 조 대법원장의 사퇴와 탄핵을 주장해 온 민주당에서도 “의원 개인의 의견일 뿐, 정확한 정보는 아니다”라고 했다. 비밀 회동의 참석자로 지목된 조 대법원장 등이 “사실무근”이라고 하자 발을 뺀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조 대법원장 사퇴는 계속 주장했다.

유튜버 정천수씨는 지난 5월 10일 열린공감TV 방송에서 ‘취재 첩보원’의 제보라며 음성을 공개했다. 음성 속 인물은 “이야기를 들었는데, 4월 4일 윤석열 탄핵 선고가 끝나고 조희대, 정상명(전 검찰총장), 김충식(김건희 여사 모친의 측근), 한덕수(전 국무총리) 4명이 만나서 점심을 먹었다. 그 자리에서 조희대가 ‘이재명 사건 대법원에 올라오면 알아서 처리한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했다. 그래서 이 대통령의 선거법 위반 사건이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됐다는 주장이다.

그래픽=양인성

나흘 뒤 민주당 서영교 의원은 국회에서 이 녹취를 틀었다. 민주당이 밀어붙인 법제사법위원회의 ‘조희대 정치 개입 의혹 진상 규명 청문회’ 자리였다. 이 자리에 나온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은 “대법원장님은 하늘이 두 쪽 나도 그럴 분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후 한동안 이 회동설은 잠잠했다. 그러다 최근 민주당은 조 대법원장 사퇴를 압박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를 다시 꺼냈다. 부승찬 의원이 지난 16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제보를 접했다”며 조 대법원장 수사를 촉구했다. 하지만 조 대법원장 등은 “그런 만남도, 논의도 없었다”고 부인했다.

이에 대해 정씨는 18일 본지 통화에서 “그 제보자의 (4인 회동설) 이야기는 자기가 누군가에게 들었다고 하는 전언이고, 직접 목격한 것이 아니니까 확인이 안 된다”고 했다. 전날 유튜브에 나와서도 “확인할 수 없는, 확인되지 않는 사안이고 설(소문)일 수밖에 없다”며 “영화나 드라마도 허구란 점을 미리 밝히지 않느냐”고 했다. 실제 해당 영상 앞부분에는 “해당 음성은 AI로 제작된 것으로, 특정인들이 실제 녹음한 것이 아님을 알려드린다”는 자막도 나온다. 다만 정씨는 18일 저녁 유튜브에서 “제보자의 해당 녹취는 AI가 아니다”라고 했다. 이와 관련, 친여 유튜브 뉴탐사TV의 박대용씨는 인터넷 매체에 “이 제보자 음성은 음성 변조를 두 번 해서 모르게 했을 뿐 정천수씨 음성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박씨는 한때 정씨와 열린공감TV에서 함께 일했다가 지금은 결별한 상태다.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에게 질의하고 있다./뉴시스

민주당에서 가장 먼저 회동설을 주장한 서영교 의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회동 여부가 정확하지는 않지만, 충분히 믿을 만한 제보”라고 했다. 김어준씨 유튜브에 나와선 조 대법원장과 관련한 주장을 계속했다. 첫 제보는 어떤 의원이 ‘조희대가 윤석열에게 이재명은 대선 후보 되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하고 대법원장이 된 것’이라고 전해줬다고 했다. 서 의원은 전날 MBC에 나와서는 ‘보수 정권 쪽 민정에서 일한 인사’가 제보자라고 했다. 부승찬 의원은 이날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국민의힘은 이날 “민주당이 아무런 증거도 없는 유튜버의 음모론에 놀아났다”며 서·부 의원을 고발키로 했다. 그러면서 “청담동 술자리 공작 때와 같은 방식인데, 그때는 장소라도 특정했지 이번 건은 어떤 팩트도 없다”고 했다.

하지만 이 회동설을 근거로 조 대법원장 사퇴를 주장한 정청래 대표는 이날도 당 회의에서 “억울하시면 특검에 당당하게 출석해서 수사받고 본인이 결백하다는 것을 밝혀주면 될 일”이라고 했다. 이 회동설의 사실 여부는 언급하지 않았다. 국회 법사위원장인 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페이스북에 “조 대법원장은 모호한 화법 뒤에 숨지 말고 수사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은 당 차원에선 이 문제가 더 확산되길 원치 않는 분위기다. 전현희 최고위원은 “조희대 의혹은 당이 대응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했다. 김현정 원내대변인도 “특검 수사나 국정조사, 탄핵 등은 이를 주장하는 의원들의 방법론적인 (의견인) 것이지, 당론으로 결정돼 추진하는 단계는 아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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