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알퍼의 런던 Eye] [6] 영국의 독서를 배우자

1200년대 초반 고려의 수도 개경에 파견된 몽골 사신단은 진귀한 공물인 종이 10만 장을 가지고 돌아갔다. 그 당시 한반도는 문해(文解)의 허브나 다름없었다. 그 증거는 한국의 중요 문화유산, 해인사(海印寺)에 보관되어 있는 팔만대장경이다. 이렇게 한국인들은 독일의 구텐베르크보다 200여 년 앞서 책을 인쇄하고 있었다. 한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인물 중 하나인 세종대왕 또한 문해를 중시해 백성들에게 한글이라는 귀한 선물을 주었다. 시대를 초월한 고전 ‘구운몽’, 역사적인 가치가 풍부한 ‘삼국사기’, 놀라운 의학 사전인 ‘동의보감’ 등 많은 걸작으로 한국은 전 세계를 놀라게 만들기도 했다.
그러나 얼마 전부터 한국은 이런 풍부한 문화유산을 잃어가고 있는 듯하다. 작년 문체부 발표에 따르면 2023년 한국 성인의 독서율이 43%로 해당 조사가 실시된 1994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것은 나에게 뉴스거리가 아니다. 내가 한국에 거주하기 시작한 2007년 이후 매년 공공장소에서 책을 읽는 사람들의 모습이 눈에 띄게 줄었다.
이렇듯 한국인들이 책과 가깝지 않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당시 내가 살던 아파트의 분리배출 날 수많은 책이 재활용 쓰레기로 쌓여 있는 장면은 여전히 큰 충격이었다.

영국에서는 원하는 사람들이 가져갈 수 있게 박스에 담긴 책을 문 앞에 놓은 집이 꽤 많이 보인다. 기증한 책들로 선반이 가득한 채러티숍(자선 단체가 운영하는 가게)도 한 동네에 몇 곳씩 있다. 최근에는 더는 사용되지 않는 공중전화 박스를 지역 주민들이 책을 나눌 수 있는 지역 도서관으로 꾸준히 바꾸고 있다.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경제와 무너지는 사회적 가치 때문에 고전하는 영국에서 배울 만한 점을 제시할 수 있는 경우는 드물다. 그럼에도 책에 관한 애정만큼은 언급하고 싶다. 한국과 같이 문학적 유산이 풍부한 나라에서 책들이 택배 상자와 함께 버려지는 것은 너무나 안타까운 광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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