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로 관객과 공명하는 순간, 무대는 빛났다
“수준 높은 공연, 예술 감성 일깨워”

공연은 안재진 쿼텟의 'Children's Song(어린이들의 노래)'으로 첫 문을 열었다. 안재진 쿼텟은 지난해에 출사표와 같은 앨범 <통제불능>을 내서 자신만의 음악이 무엇인지 보여줬다. 첫 곡은 앨범의 다섯 번째 수록곡이었다. 밝고 유쾌하지만 빠르지 않아서 관객들에게 쉽게 수용됐다. 안재진 쿼텟은 전자음을 내는 신시사이저와 악기의 울림통으로 고유한 소리를 내는 콘트라베이스의 이색 조합이 성공적이었음을 들려줬다. 재즈 공연에서 연주자별 개인 연주 부분은 주요한 즐거움 중 하나다. 안재진 쿼텟은 그 즐거움을 크게 선사했다.

다음 연주자는 보컬 도승은과 김은영 피아노 연주자가 만든 듀오 팀이었다. 이번 공연만을 위해 특별히 결성했다. 김은영은 실험적이고 진취적인 음악성을 펼쳐내는 음악가다. 이번 무대에서 도승은의 목소리와 결합해 익숙하진 않아도 호기심이 느껴지는 재즈를 관객에게 들려줬다.
특히 이번 공연을 앞두고 곡 '8월'을 작업했다. 김 연출은 이 곡을 낯설지만, 누군가는 그 안에서 매력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무대에선 'Fear, Piece of Light(두려움, 빛의 조각)'와 '8월', '불안' 세 곡을 아주 짧은 틈만 가진 채로 한 번에 흘러갔다. 김 연출은 하나의 드라마로 관객에게 선사하고 싶었고 또 숨죽이고 듣고 있을 관객의 집중력을 깨트리고 싶지 않아서 무대의 흐름에 맡겼다고 했다.

마지막 무대는 송하철 쿼텟이 책임졌다. 색소폰 연주자 송하철은 올해 4월 3집 앨범 〈Resonance(공명)〉을 발표했다. 송하철은 사물과 인물에 영감을 받아 곡을 썼다. 송하철은 "듣는 이에게 울림이 되길 바란다"면서 첫 곡으로 'S.M.S.W.'을 들려줬다. 위스키를 마시고 기분 좋았던 경험을 담아 쓴 곡이다. 싱글 몰트(single malt), 스카치 위스키(Scotch Whisky)에서 앞 글자를 따 제목을 지었다.
이후 이번 콘서트 주제와 일맥상통하는 'Resonance(공명)'을 들려줬다. 송하철의 자유로운 색소폰 연주가 관객과 무대 사이의 공명을 다채롭게 해주었다. 피아노와 드럼 개인 연주 구간에서 활개를 치는 연주자들의 실력에 관객들은 박수와 환호성을 마구 내질렀다. 마무리는 송하철의 완벽한 색소폰 음색으로 지어졌다.
송하철 쿼텟이 마지막 곡 'Hopper Hopper'를 마치고 들어가자 관객들이 재청(앙코르)을 외치며 박수를 보냈다. 안재진 기타 연주자가 먼저 무대에 올랐다. 도승은 보컬이 마이크 앞에 서서 나훈아가 1990년에 발표한 '영영'을 시작하자 관객들이 환호했다. 송하철의 색소폰이 도승은의 노랫말을 읊조리듯 따라갔다. 이를 받쳐주는 송인섭의 콘트라베이스 음색이 낭만적인 분위기를 만들었다.


이날 관객들은 수준 높은 공연에 즐거움과 함께 감동을 느꼈다고 밝혔다.
해마다 창원삼색재즈콘서트를 찾는 임혜진(창원·35) 씨는 "신선했던 공연이고 평소에 듣지 못했던 장르였다"면서 "도승은·김은영 듀오의 노래 '불안'은 직관적으로 다가왔고, 한국어 가사라서 더 전달이 잘 됐다"라고 말했다. 또 송하철 쿼텟의 연주를 듣고 색소폰과 재즈의 조화에 감탄했다고 전했다.
창원에 사는 60대 강상임 씨는 건강이 안 좋아 한동안 창원 삼색재즈콘서트를 찾지 못했다가 오랜만에 공연장에 와 설렘이 컸다. 강 씨는 "삼색재즈콘서트가 수준 높은 공연으로 음악적, 예술적 감정을 일깨워줬다"라면서 "싱잉, 보사노바, 발라드 등 다양한 분야를 즐길 수 있어서 즐거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창의적인 재즈도 좋고, 친근감있고 같이 즐길 재즈도 들을 수 있다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창원 삼색재즈콘서트는 경남도민일보가 주최했고 BNK경남은행, 무학좋은데이, 신성델타테크, 창원상공회의소, 농협중앙회 경남본부, LG전자, SNT다이내믹스, 두산에너빌리티, 범한산업, 경남스틸, 경남에너지㈜, 신화철강㈜, 하이트진로가 협찬했다.
/주성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