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더하기] 조식은 조선 음식?…“문해력이 기가 막혀”
[KBS 대전]뉴스를 깊이 있게 들여다보는 뉴스더하기입니다.
이제 곧 세종대왕의 훈민정음 창제를 기념하는 한글날인데요,
최근 몇 년 전부터 어린이와 젊은 층 사이에서, 글을 읽을 줄은 알지만 그 뜻을 이해하지 못 하는 문해력 저하 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구체적 사례를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 시험 답안지인데요,
아침밥을 뜻하는 '조식'은 조선 음식, 점심밥을 뜻하는 '중식'은 중국 음식으로 적었습니다.
'이부자리'는 별자리나 이모부 자리로, 3일을 뜻하는 '사흘'을 4일로 오해하기도 합니다.
이 밖에도 진심으로 사과하는 '심심한 사과'의 뜻을 모르거나, 비가 올 경우를 말하는 '우천 시'를 지명으로 혼동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초등학생은 물론 중고등학생들도 문해력이 예전 같지 않다 보니 수업에도 차질이 생길 정도입니다.
[최승우/세종 새롬고 교사 : "어휘 풀이 때문에 수업 진도가 지연되는 경우도 많죠. 그런데 진짜 큰 문제는 문해력이라는 게 언어의 공백을 스스로 메꾸는 능력인데, 그게 없다 보니까 학생들이 아예 긴 호흡의 서술은 포기해 버리는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우리나라는 중학교까지 의무교육이 실시되고, 청년층의 고등교육 이수율도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정작 가장 기초적인 문해력은 후퇴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디지털 기기 과다 사용을 주요 원인으로 지적합니다.
짧고 자극적인 디지털 영상에 노출되면서 독서 시간이 줄어들고, 이로 인해 어휘의 폭이 좁아지며 긴 글을 읽고 이해하는 힘이 약해지고 있는 겁니다.
실제로 지난해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고등학교 2학년과 중학교 3학년 학생 10명 중 한 명은 국어 과목에서 기초학력 미달 등급을 받았습니다.
특히, 고등학교 2학년의 미달 비율은 2022년 8.0%에서 2023년 8.6%, 지난해에는 9.3%에 달하는 등 6년 연속 상승했습니다.
지난해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조사에서도 교원의 92%가 학생들의 문해력이 예전보다 떨어졌다고 응답했습니다.
[서 혁/이화여대 국어교육과 교수 : "문해력 저하는 학생들의 교과 학습에 큰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서는 직업 능력이나 인간관계 소통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그렇다면 이 문제는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요?
경기연구원은 2023년 보고서를 통해, 디지털 시대 문해력 복원을 위해서는 종이책 독서와 토론 등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이미 스웨덴에서는 학교 수업에서 디지털 기기 대신 종이책 수업과 손 글씨 수업, 책 읽기 등을 강조하고 있고, 핀란드에서는 최근 학교 내 스마트폰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이 통과되는 등 학교에서라도 디지털 기기 사용을 줄이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오재호/경기연구원 자치혁신연구실 연구위원 : "(문해력이 떨어지면) 이야기 구조를 이해하고, 다시 내 이야기를 만들어서 내보내는 거는 약하죠. 그걸 키우려면 짧은 글부터 해서 긴 글까지 읽는 연습을 게을리하면 안 된다."]
문해력은 단순히 글을 읽고 이해하는 것을 넘어, 세상을 이해하고 사람과 소통하는 능력입니다.
한글날을 앞둔 지금, 잠시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책장을 넘겨보는 습관이 꼭 필요한 때입니다.
지금까지 뉴스더하기였습니다.
황정환 기자 (bara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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