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귀한 라면 한끼 연장자에 양보… 어려울수록 뭉친 ‘구금 한국인’

권순정 2025. 9. 18. 20:21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美 조지아 노동자들 미담 증언
코골이 짜증·항의 한명도 없어
공개 화장실, 질서지키며 사용


미국 조지아주에 구금됐던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 공장의 한국인 노동자들이 열악한 구금상태에서도 약자를 배려하는 마음을 보여줬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잔잔한 감동을 전해주고 있다.

배터리 공장에서 배관공으로 일하던 A(32)씨는 체포 당시 소총으로 무장한 군인들과 케이블타이에 손이 묶여 끌려가는 동료들, 저공비행하는 헬기 등 전쟁터를 방불케 한 당시 상황을 묘사했다.

배터리 공장에서 붙잡혀 구금시설로 옮겨진 A씨는 17시간이나 지난 뒤에나 2인1실을 겨우 배정받았다. 그러나 음용수로 제공한 수돗물에선 비릿한 냄새가 났고 통조림과 빵으로 때우는 식사, 개방형 화장실 등 인권침해 요소가 많았지만 관리자의 대응도 느려 이러한 문제가 해소되지 않았다.

힘든 구금 상황 속에서도 한국인 노동자들은 서로 양보하면서 격려했다. A씨는 “우리 방엔 한인만 있었는데, 테이블에 놓인 의자가 턱없이 부족했지만 서로 자리 양보도 했다”고 말했다.


특히 충분히 음식이 공급되지 않은 상황 속에서 수감될 때 한인회가 지원해 준 라면은 탈진한 한국인 수감자들에게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생필품이었다. A씨는 “한 사람당 2개씩 개수가 정해져 있었는데 체력이 약한 나이드신 분들은 매 끼니를 라면으로 때웠다”며 “누군가 그분들한테 양보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80명이 한 번에 들어간 때 코골이 때문에 되도록 잠을 안자려고 애를 썼지만, 너무 피곤해 결국 잠이 들었다”며 “내 코골이에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한 사람이 있었지만 짜증을 내거나 항의하는 사람은 단 한명도 없었다”고 전했다.

공개된 화장실도 양보로 해결할 수 있었다. A씨는 “2인 1실을 쓸 때 구금시설 규칙에 따라 일정한 시간에 문을 열어준다”며 “배변을 참고 있다가 문을 열어 줄 때 자리를 피해달라고 부탁해 돌아가면서 용변을 봤다”고 귀띔했다.

A씨는 지난 12일 오후 귀국한 이후 자택에서 아직 받지 못한 임금과 보상 문제가 빠르게 해결되길 기다리고 있다.

구리/권순정 기자 sj@kyeongin.com

Copyright © 경인일보 All rights reserved.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