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건희 여사 취향 알아봐줘”·“폰 바꿔라”…김상민 구속 결정적 증거는

현직 검사 시절 김건희 여사 측에 이우환 화백 그림을 선물한 혐의를 받는 김상민 전 부장검사가 오늘(18일) 새벽 구속됐습니다.
어제 열린 김 전 검사의 구속 영장 심사에서는 김 전 검사가 구매한 그림이 김 여사의 오빠, 진우 씨의 부탁을 받고 구매한 그림인지 여부를 두고 김 전 검사와 특검팀 사이 치열한 공방을 벌였습니다. 재판부는 특검팀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특검팀이 확보한 김 전 검사와 김 전 검사의 부탁을 받고 그림을 산 사업가 강 모 씨 사이의 문자메시지 내용이 결정적 증거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여사 그림 취향은 무엇?"…특검팀 "그림 구매 목적은 김건희 여사 전달용"
김건희 특검팀은 지난 7월 김진우 씨의 장모 집을 압수수색 하면서 발견된 이우환 화백의 그림 '점으로부터' 800298번을 발견한 후, 그림 전달자 추적에 나섰습니다.
한 달여간의 추적 끝에 특검팀은 해당 그림이 2022년 6월 경매로 낙찰된 뒤 세 사람을 거쳐 김 전 검사에게 전달된 것을 포착해, 이들을 집중 조사했습니다.
KBS 취재 결과, 특검팀은 김 전 검사와 김 전 검사의 부탁을 받고, 그림을 구매해 전달한 사업가 강 씨가 주고 받은 문자메시지에서 다수의 핵심 증거를 발견했습니다. 김 전 검사가 강 씨에게 "여사 그림 취향이 무엇인지 알아봐 달라"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보내자, 강 씨가 김 여사와 친분이 있는 사람에게서 '김 여사가 이우환 화백의 그림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아 온 겁니다.
이에 강 씨는 김 전 검사에게 "여사 취향은 이우환 화백 그림"이라는 취지의 말을 전달한 것으로 특검팀은 보고 있습니다.
여사의 그림 취향을 파악한 김 전 검사는 강 씨에게 "00아, 이우환 선생 작품으로 부탁한다. 1.4b(억) 현금으로"라는 취지의 문자를 보냈고, 2023년 1월 강 씨는 김 전 검사에게 현금을
받고 그림을 구매해 전달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특검팀은 이러한 구체적 증거를 기반으로, 김 전 검사가 김 여사의 취향을 알아봐달라고 요청하고 해당 그림을 구매한 만큼 그림의 최종 전달자가 김 여사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 김 여사의 그림 취향을 아는 지인이 '김 여사는 이우환 화백 그림을 좋아한다'고 말한 만큼, 앞서 김 여사의 진술 신빙성도 낮다고 보고 있습니다. 김 여사는 구속 전 특검 조사 당시 그림의 실소유주를 묻는 특검팀의 질문에 "나라면 구입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대답했습니다.
■ 김진우 계좌 '현금 인출' 내역 없어...그림 구매 자금은?
김 전 검사 측은 영장실질심사에서 김 전 검사가 김진우 씨의 부탁을 받아 대리 구매를 한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김 전 검사가 김 여사의 취향을 언급한 배경에 대해 김 전 검사 측은 "그림을 잘못 사면 미술 전문가인 동생(김건희 여사)에게 질책을 받을 것을 우려한 김진우 씨의 요청을 반영한 것"이라고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실제로 김 전 검사 측은 김 전 검사가 강 씨에게 김 여사 취향을 물어본 뒤, 이우환 화백의 그림으로 요청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KBS의 질문에 "영장실질심사에서 강 씨가 김 전 검사에게 '김 여사 취향은 이우환 화백 그림'이라는 내용을 보지 못했고, 이우환 화백 그림을 말한 것은 김진우 씨가 해당 작품을 말한 것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특검팀은 그림 구매 전후 시기 김 전 검사와 김진우 씨의 계좌에서 거액의 현금이 인출된 내역이 없다는 사실을 파악했습니다.
또한 당시 김진우 씨는 1억 원이 넘는 고가 그림을 투자 목적으로 구매할 정도의 경제적 상황이 좋지 않았던 만큼, 김 씨가 구매하려 한 것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휴대전화 바꿔라"…특검팀 증거인멸 정황 포착
특검팀은 김 전 검사가 강 씨에게 증거인멸을 지시한 정황도 포착했습니다.
김 전 검사에 대한 수사가 진행될 당시, 김 전 검사가 강 씨에게 "휴대전화를 교체하라"는 지시한 정황을 확인한 겁니다.
이에 특검팀은 재판부에 김 전 검사의 증거인멸 지시 정황을 토대로 구속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결국 특검팀이 제출한 증거들을 살펴본 재판부는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김 전 검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습니다.

■ "김상민, 국정원 기조실장 내정"…특검, 윤석열 전 대통령 관여도 수사
김 전 검사에 대한 신병을 확보한 특검팀은 그림을 매개로 김 전 검사가 총선 공천을 부탁하는 등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와 김 전 검사 간 부당거래 의혹에 대한 수사를 진행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특히 특검팀은 지난 8일 김 전 검사로부터 "윤 전 대통령 동의로 국정원 기조실장에 가기로 하고 인사 검증 절차도 다 마쳤는데, 김주현 민정수석의 반대로 무산됐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습니다.
또한 김 전 검사는 "조태용 당시 국정원장이 김 전 검사를 국정원 법률특보에 임명해, 국정원 업무를 익히고 향후 기조실장으로 임명하자고 윤 전 대통령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는 취지로 진술했습니다.
김 전 검사는 김 여사가 자신의 총선 공천에 힘을 썼단 의혹에 대해 "윤 전 대통령에게 검찰 동향 등을 보고하면서 관계를 쌓아 신임을 받은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특검팀은 김 여사에게 전달된 그림이 큰 영향을 줬다고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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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훈 기자 (huni@kbs.co.kr)
배지현 기자 (vetera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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