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연한 ‘도박 사이트 홍보’, 대책은? [도박 중독 넘어, ‘회복’으로·(下)]
온라인·대포통장… 꼼수 ‘원천 차단’ 해야
꽁머니·홍보 학생 ‘미끼’ 되어
청소년 접근… 회원 증가 목적
명의 대여 등 강력 단속·처벌
통합 재활시스템 구축도 요청

이수호(가명·20)씨는 최근 온라인 불법 도박으로 한 달 만에 2천만원을 잃은 뒤 가족의 손에 이끌려 인천도박문제예방치유센터를 찾았다.
이씨가 처음 온라인 도박을 접한 것은 고등학교 1학년 때라고 한다. “재밌는 것을 알아왔다”는 친구를 통해 바카라를 처음 접했다. 도박이 아닌 그저 카드 게임 정도로 여겼던 그는 70여만원을 잃게 되자 후회하고 손을 뗐다.
성인이 된 이씨는 급하게 돈이 필요해지자 바카라를 떠올렸다. 그가 접속한 사이트에선 ‘꽁머니’(도박에 참여하도록 지급하는 돈)까지 지급했다. 밑져야 본전이라고 생각해 다시 시작한 도박을 멈출 수 없었다. 급기야 아르바이트하는 곳의 사장 등 주변 사람에게 거짓말을 해 돈을 빌렸고, 수천만원의 빚이 생겼다.
■ 청소년 노리는 불법 도박 사이트
불법 도박 사이트에 이용된 계좌를 추적해 고발하는 시민단체 ‘도박없는학교’ 조호연 교장은 “신생 불법 도박 사이트는 일단 회원수를 늘리는 것이 목적”이라고 했다. 이어 “사이트 운영진은 학생들이 모여 있는 단체 채팅방이나 개인 SNS 계정에 접근해 도박 사이트를 홍보할 학생을 구한다”며 “학생들에게 도박 사이트에서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로 일당을 주면 아이들이 도박에 그 포인트를 쓰기 때문에 운영진 입장에선 손해 보는 장사가 아니다”라고 했다.
조 교장은 불법 도박 사이트 운영에 쓰이는 대포통장에 대한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명의를 빌려주는 사람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통장 명의를 빌려준 사람에 대한 처벌이 벌금 100만원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며 “벌금뿐만 아니라 일정 기간 통장 개설을 제한하는 등 불이익을 준다면 통장 명의를 빌려주는 사람이 크게 줄 것”이라고 했다.
■ 전문가들이 조언하는 청소년 도박 중독 대책
한국중독정신의학회 소속인 이해국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청소년은 도박이라는 행위를 통해 자신이 어떤 손해를 보게 될지에 대한 현실감이 성인들보다 현저히 적다”며 “온라인 환경에선 흔히 불법 도박 광고를 접할 수 있는데, 이를 단속하고 처벌하는 시스템은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불법 도박 광고를 내리고 사이트를 폐쇄하는 역할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소관 업무인데, 심의를 진행하고 이를 처리하기까지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린다”며 “경찰이 온라인 범죄 예방 차원에서 불법 도박 광고를 강력하게 단속·처벌해 청소년이 광고에 노출되는 기회를 원천 차단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현섭 총신대 중독상담학과 교수는 “청소년은 도박을 놀이의 일종으로 인지하고, 또래관계 유지를 위해 중독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이어 “단순히 상담만으로 중독을 해결하기는 어렵다”며 “중독질환자의 사고방식, 돈을 버는 방법, 생활 패턴 등 모든 걸 변화시킬 수 있는 ‘통합적인 재활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고 했다.

/백효은·송윤지 기자 100@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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